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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1호기 '역대급 저항' 왜?…감사원 정책감사 17년 악순환[50雜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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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형 기자/미디어전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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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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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월성1호기 감사 결과가 남긴 것]
-정치공방 불복 지속, '정책감사' 악순환 연장선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 목적부터 오류
- 정책감사, 카드사태 당시 전윤철 도입...정권 불문 ‘문제의식’
-감사원, 권력 명예 보수 3박자. 1만5000개 기관 150만명 ‘목줄’...‘정책감사’ 없다지만
- 감사원은 누가 감사하나...민주적 견제장치 고민, '견제된 권한' 인식 필요

“이렇게 심한 감사저항은 처음 봤다”
‘월성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결과 발표에 앞서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15일 국정감사에서 이렇게 분개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직원이 자료까지 삭제하며 저항했다는 점도 사례로 들었다.

20일 감사결과가 발표된 뒤 감사를 받았던 고위공무원 A씨에게 감사결과에 대해 물어 봤다.
“이렇게 모욕적인 감사는 처음 받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자료삭제같은 행태는 분명히 잘못한 일이지만, 감사의 출발과 과정, 결과 모두 수긍할 수 없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감사를 겪고 지켜본 다른 공무원들도 ‘복지부동’의 생존수칙을 확실히 재다짐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A씨는 이번 감사 결과 '조치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월성1호기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 이후에도 정치공방이 이어지고 불복이 뒤따른다.
경제기자 생활하면서 감사원은 우리 사회에 마지막 남은 ‘성역 권력기관’이라고 느껴 왔다. 월성1호기 감사결과를 보면서 ‘정책감사’라는 말이 등장한 이후 20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정책감사의 악순환 고리를 이제는 우리 사회가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수치나 자료를 두고 하는 회계감사가 아니라, 정치적 출발점에서 시작된 정책감사는 하는 측도 받는 측도 힘들다. 목소리가 높아지고 감정이 상하고 비정상적인 일들이 벌어진다.

“공직이 뭔지 알만한 사람이 월성1호기를 폐쇄하면 돼...요? 대통령의 (탈원전) 국정과제가 말이 안된다는거 다 알잖아...요” 나이가 스무살은 어린 조사관이 뒷끝을 흐리며 현직 차관급 공무원에게 윽박지르는 걸 들으면서 공무원 생활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고 A씨는 돌이켰다. A씨는 ‘대공분실 같은 분위기’에서 15차례나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똑같은 질문을 80여차례 받았다고 했다. 조서는 미리 얼개가 작성돼 있고, 본인이 진술한 내용들이 진술조서에 빠져 있어 항의하면 은근한 위협이 뒤따라 나중에는 그냥 조서에 도장을 찍게 되더라고 말했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최 원장이 감사원 직권심리 당시 자신에게 “대선에서 41%의 지지밖에 받지 못한 정부의 국정과제가 국민의 합의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느냐”는 발언을 했다고 언론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최원장은 백 전장관과의 논쟁과정에서 나온 말이라고 의미를 절하했지만, 피감인들의 주장에 따르면 원장뿐 아니라 일선 감사관들도 이같은 인식을 공유하고 거세게 몰아 부쳤다는 것이다.

피감 기관이나 공무원들은 늘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은 감안해야 하지만, 정치권에서 제기되거나 정치색이 큰 이슈일수록 특히 강압감사 잡음이 많을 수 밖에 없다는게 공무원사회의 인식이다. 피의자를 반드시 구속기소해야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수사기관처럼, 감사에 착수하면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는 감사기관의 생리와 권위주의가 상승작용을 일으키게 된다는 것이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7.27/뉴스1 / 사진제공=뉴스1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최재형 감사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0.7.27/뉴스1 / 사진제공=뉴스1



1년 넘게 걸린 월성1호기 감사 결과 발표는 네 가지로 요약된다.
-즉시 가동 중단의 근거가 된 경제성평가는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됨.
-경제성 외에 안전성과 수용성은 평가하지 않았으며 이를 반영할 경우 경제성도 달라질 수 있어 조기폐쇄의 타당성에 대한 종합적 판단은 아님.
-24기 원전 중 10기가 향후 10년내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만큼, 경제성평가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높일 수 있는 지침 마련이 시급함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이나 조기폐쇄 결정 당부(當否)는 감사범위에 해당하지 않음

감사원은 백운규 전장관이 대통령의 의사를 반영, ‘즉시 가동 중단’이라는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경제성 평가를 하고 후속조치를 결정했기 때문에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이사진이 다른 대안을 검토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정책방향을 정해놓고 하는 경제성 평가‘였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은 이에 대해 즉시가동중단 결정은 경제성 외에 안전성이나 지역수용성을 감안해서 이뤄졌으며 안전성과 수용성을 수치로 반영하면 경제성은 더욱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감사원도 이에 대해서는 ‘입력변수에 따라 경제성 평가결과에 많은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고 인정했다. 애초에 안전성과 수용성을 반영해서 경제성을 측정했어야 하는데 이를 하지 않은 잘못은 명백히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의 잘못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의원도 22일 “감사원이 '본래 직무'에 충실한 감사를 하였다면, 한수원이 사고위험비용을 포함한 각종 사회적 비용을 분석에서 왜 누락했는지를 지적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감사원의 ‘본래 직무’, 다시 말해 감사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감사원 직무수칙 4조는 '정부의 중요 정책결정 및 정책 목적의 당부'는 감사대상이 아니라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다만, 정책결정의 기초가 된 사실판단, 자료ㆍ정보 등의 오류, 정책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의 적정 여부, 정책결정 과정에서의 적법성ㆍ절차준수 여부 등은 감찰대상으로 한다'고 이어진다.
2018년 이전까지 '정부의 중요 정책결정'이던 감사 제외 항목 표현에 '정책 목적의 당부'도 감사대상이 아니라는 문구를 추가함으로써 이른바 정책감사가 ‘정치감사’로 변질될 소지를 더 명확히 제한했다.

문재인 대통령 선거공약이자 이 정부 국정과제인 에너지전환(정책목적)을 위한 월성1호기 조기폐쇄(정책결정)의 당부는 애초에 감사원의 감사직무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다.

감사원도 감사결과 보도자료를 통해 직무수칙 4조를 인용해 ‘가동중단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종합적 판단으로 보는데는 한계가 있음’이라고 밝혔다. 만약 감사원이 에너지전환 정책이나 월성1호기 조기폐쇄 자체에 대해 타당성 판단을 내리고 책임을 물었다면 감사원은 스스로 존립기반을 위태롭게까지 하는 후폭풍에 휘말렸을 것이다.
단, 감사원이 ‘한계가 있다’는 표현으로 여지를 남기는 듯한 인상을 준 것이나, 일부 언론이 ‘타당성 판단 유보’라고 보도한 것은 적절치 않거나 의도적이거나 둘중의 하나다. "가동중단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종합적판단은 본래부터 감사원의 감사대상이 될 수 없다"는게 정확한 표현이다.

감사원의 결론은 ‘제자리’를 찾은 셈이지만 1년이 넘는 세월과, 감사원장의 행보에 따른 정치적 해석, 조사과정의 강압 논란 등으로 막대한 사회적비용을 낳았고 여진까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 목적부터 오류...민주당은 왜 동의?



20대 국회는 지난해 9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과 한수원 이사들의 배임 행위’에 대한 감사를 감사원에 요구했다.
앞서 한국수력원자력은 2018년 6월 이사회를 열고 경제성 부족 등을 이유로 월성 1호기의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 설계수명 30년을 다한뒤 개보수를 거쳐 2022년 11월까지로 운행기간이 연장돼 있었지만, 안전 위험 요인이 추가로 발견되는 등 논란이 가중됐다. 2019년에는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도 월성 1호기 영구정지를 최종 의결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전신인 당시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반대하며 감사청구안을 제출했고, 여야 합의로 해당 상임위원회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했다.
감사원법 직무규칙상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은 감사원 규칙상 감사대상이 될 수 없는데도 야당은 감사를 요청했고, 여당 역시 이에 동의해준 것이다. 홍의락 당시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비롯, 여당 의원들에 대해 피감 공무원들이 특히 어이없어 하는 대목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당시 정권이 교체된 상태여서 감사원 감사를 안이하게 생각했을 지 모르지만 황당한 일”이라고 말했다.
감사결과 발표 직후 “(감사원이)단순한 감사사건을 정치적으로 확대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단순한 감사사건’을 넘어서는 감사요청은 여당이 동의해서 뿌려놓았던 것이다.

국회의 정쟁을 떠안은 꼴이 된 감사원으로서는 여야 양측으로부터 공격받는 상황이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감사 결정과 개시 단계에서부터 국회에 감사의 범위를 명확히 통보하고 감사과정에서도 오해받을 언행을 자제했으면 잡음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월성 원자력본부 전경 / 사진제공=한수원
한국수력원자력 월성 원자력본부 전경 / 사진제공=한수원



정책감사, 카드사태 당시 전윤철 도입...정권 불문 ‘문제의식’


2003년 12월, 당시 금융감독위원회에는 ‘난데없이’ 감사원 직원들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무분별한 카드발급으로 인해 금융권 전반의 신용위기를 부른 이른바 ‘카드사태’와 관련된 자료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당시 금융위의 고위간부였던 금융권 인사는 “감사원이 왜 이걸 들여다보지 하고 생각했다. 정책감사라는 말을 그때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몇 달전까지 경제부총리를 지낸(그 때문에 책임에서 자유로울수 없는) 전윤철 당시 감사원장은 한 달 전 취임하자마자 "감사원 감사를 국정 전반에 걸쳐 확대하겠다"고 공언했었다. 그 첫 카드가 카드사태감사였고, 이것이 정책감사의 출발이었다.

당시 전원장은 대권에 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부총리를 떠나 감사원장이 되면서 국정 전반을 자신의 ‘관할권’으로 넓혔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감사원의 감사범위는 ‘모든 정책’을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됐다. 감사원 출신의 금융권 진출이 시작된 것도 정책감사 확대와 무관치 않다는게 금융권 인사들의 시각이다. 공무원들은 이후 기존의 정책의 변경이나 도입, 혹은 중요한 결정을 요구받으면 “감사원 가서 도장 받아와”라는 말을 예사롭게 내뱉게 됐다.

감사원의 정책감사의 문제점은 어느 정권에서건, 여야나 보수진보를 떠나 인식됐었다. 대통령들은 예외없이 규제완화를 이야기했고, 그럴때마다 공무원들이 적극적인 행정을 펴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언론과 공무원들은 감사원 감사에 대한 공포가 '복지부동'의 원인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명박 대통령은 공무원의 복지부동을 막기 위해 취임 첫해인 2008년 ‘적극 행정 면책 제도’를 도입했다. 고의나 중과실이 없이 소신을 갖고 행한 정책판단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 제도이다. 그 해 2008년 감사원은 정연주 전 한국방송공사(KBS) 사장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해임시켰다. 정사장이 회사의 세금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원의 조정권고를 받아들인 것을 배임혐의로 봄으로써 면책제도 취지를 무색케 하고 감사원 중립을 훼손한 것이다.
박근혜대통령은 취임 이후 야당보다 더 싫어 했던 이명박 대통령 당시의 4대강 사업과 해외자원개발에 대해 감사원을 동원해 대대적인 정책 감사를 벌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후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감사’ 필요성을 제기해 4번째 4대강 감사가 이뤄졌다. 환경평가와 부정부패 등에 감사를 집중한다고 했지만 ‘정책감사’라는 표현에서 보듯 4대강 사업 자체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했다.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행정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적극행정 면책제도의 인용율은 미미하다. 지난해의 경우 공무원이 적극행정 면책을 신청한 48(이월 포함)건중 인용된 것은 8건 17.7%에 그쳤다. 월성1호기의 경우도 관련 공무원들은 감사과정에서 적극행정 면책을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산자부는 고의나 중과실 비위가 없었음에도 적극행정 면책이 이뤄지지 않은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권력 명예 보수 3박자. 1만5000개 기관, 150만명 ‘목줄’...‘정책감사’ 없다지만


‘정책감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게 일관된 감사원의 공식입장이다. 실제로 감사원법상 감사원의 감사범위는 회계감사와 직무감찰 두가지로 크게 분류된다. 직무감찰은 다시 성과감사와 특정감사로 나뉜다. 정책감사는 공식 용어가 아니다. 언론이나 정치권 등에서 ‘정책감사’로 표현하는 감사 사례는 주로 특정감사로 분류되는 감사 사례가 많다.


회계감사와 달리 사회·경제적 현안의 문제점이나 원인 책임소재를 규명하는 ’특정감사‘는 감사대상의 제한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정책의 경제성·효율성·효과성을 진단하는 성과감사도 정책감사 성격을 띄는 경우가 없지 않다.

감사원 직원은 1080명. 감사하는 기관은 1500개에 소속인원 156만명에 달한다. 하부기관까지 합치면 실제 감사대상 기관은 1만5000개가 넘는다. 작년에는 2330건의 감사를 수행했다. 이 가운데 특정감사가 113건에 330개 기관, 성과감사가 16개 89개 기관이었다. 특정감사는 하나의 사안에 대해 여러개 기관을 동시에 감사하기 때문에 기관수가 많을 수 밖에 없다.

감사원 공무원의 주력은 7급 감사직 시험을 통해 채용된다. 인력 수급상황에 따라 1년에 10~20명 뽑는다. 호봉체계는 공무원이지만 출장비가 많아서 보수수준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해의 경우 예산 1337억원중 891억원이 인건비이고 이와 별개로 107억원의 여비가 지급됐다. 특활비도 23억원이 배정돼 있다. 공무원시험 준비생들 사이에 “권력 명예 보수를 다 갖춘 곳”이라며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뽑는 사람이 적고 타 공무원직역에 비해 시험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정평나 있다.
타 기관과 교류도 거의 없기 때문에 폐쇄적이고 순혈주의적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음해성 공격을 비롯, 피감기관으로서 당연히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한 금융기관 임원은 “가서 설명하거나 서류로 제출하겠다고 해도 출장을 나오겠다고 하더라. 밖으로 나와야 출장비를 받는다는 걸 나중에 들었다”고 말했다. 감사원의 과도한 여비는 과거 국회에서도 국정감사를 통해 지적되기도 했다.

가장 큰 불만은 감사의 대상과 내용에 대해 피감기관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불합리한 감사나 감사관련 비리 등이 걸러질 ‘견제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감사원에 대한 재심청구 건 25건 가운데 22건이 원안 처리됐고 3건만이 자구수정 등이 이러졌다.



감사원은 누가 감사하나...민주적 견제장치 고민, '견제된 권한' 인식 필요


감사원은 각 부처와 공무원의 직무에 대한 감찰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가 최고 감사기관이자 권력기관이다. 대통령 직속이지만 독립성이 생명이다. 과거 감사원 독립성은 늘 의심받아왔지만, 문재인 정부 초대감사원장인 최재영 원장 취임후 ‘독립성’에 있어서만큼은 어느때보다 진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검찰의 사례에서 보듯 ‘독립성’만이 권력기구 개혁의 유일한 조건은 아니다. 감찰과정의 인권침해나 구태적 행태, 법적권한을 벗어나는 행위까지 용납되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견제와 감시없는 권력은 오만해지고 부패하기 쉽다.

출범을 앞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대상에는 감사원의 3급 이상 공무원도 포함돼 있다. 반면, 감사원은 공수처 역시 행정부의 일원이기 때문에 감사원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공수처에 대해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감사원에 대해 유일하게 견제가 가능한 것은 국회의 국정감사다. 하지만 1년에 한번 국정감사, 그나마 정쟁으로 시간을 대부분 보내는 국감으로는 제대로 감시기능이 작동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 출범에 앞서 국정기획위원회에서 감사원 조직 개편방안을 개헌안에 포함시킨바 있다. 회계검사·직무감찰 기능을 분리해, 회계검사 기능을 국회로 두고, 대통령직속에서 독립기구화하는 방안이다. 취지는 ‘독립성’이다. 특히 미국처럼 회계검사 기능 이관에 무게가 실렸다. 일반 직무감찰기능까지를 국회 산하로 두는데까지는 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감사원 전체를 국회소속으로 두거나, 영국처럼 독립 기관으로 두더라도 의회에 정기적으로 보고를 하도록 해서 입법부가 행정부를 견제하도록 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한 일이다. 입법부의 사법부 견제라는 3권 분립원칙과, 선출된 대표의 민주적 견제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작동원리를 감안할 때 무리한 발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같은 제도적 개혁은 ‘개헌’ 없이 불가능하고, 개헌은 조기에 이뤄지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당장 중요한 것은 감사원에 주어진 권한과 역할의 ‘엄정한 수행’이다. 정치권이나 언론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자기 주장의 정당성을 편들어줄 ‘최후 심판자’로 감사원을 활용하려 들어서는 안된다. 감사원 역시 수장부터 일선 감사관에 이르기까지 ‘절제된 권한’의 행동규범을 대내 대외적으로 세워나가야 할 중대한 기점이다. ‘감사 권력’ 아닌 ‘감사 서비스’ 수행기관으로서의 체질과 이미지를 확립하는게 조직과 구성원의 지속가능한 생존수칙이라는 말이다.

월성1호기 '역대급 저항' 왜?…감사원 정책감사 17년 악순환[50雜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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