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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영웅도 '배신자' 낙인...중국의 디지털 홍위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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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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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4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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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AFPBBNews=뉴스1
중국의 민족주의 물결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치적 야망과 코로나19 봉쇄 성공으로 커진 중국인들의 자부심이 결합해 이러한 어두운 민족주의가 탄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같이 보도하면서 "중국인들은 '애국'이라고 표현하지만, 이러한 열정이 과거 잔혹한 마오쩌둥 시대의 메아리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현재 중국의 상황이 디지털판 문화대혁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화대혁명(1966~1976)은 마오쩌둥 중국 전 국가주석이 일으킨 극좌 운동이다. 순수한 사회주의를 실천하겠다는 명분이었지만, 결국 수많은 학자들이 마오쩌둥을 숭배하는 홍위병들에게 반대파로 죽임을 당했다. 이렇게 희생된 이들만 100만명 이상이었다.

실제로 올해 초 코로나19로 후베이성 우한이 봉쇄됐을 때 현지 상황을 온라인에 게재하기 시작한 우한 출신의 왕팡은 배신자라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정부의 초기 대응에 의문을 품는 글을 올렸기 때문이었다.

우한의 한 버스정류장에는 "삭발하라"거나 "인민에게 지은 죄를 속죄하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어라" 같은 포스터가 붙어있기도 했다. 한 유명 태극권 고수는 동료들에게 "정의의 주먹"을 보여주자며 왕팡을 공격하자는 의견도 올렸다.

중국 정치 전문가들은 한 국가의 위상이 세계에서 올라가기 시작하면 민족주의가 부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한다.하지만 중국 정부가 이러한 감정을 부추기는 데 큰 역할을 하면서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상에서 특정 문제에 대한 독설이 올라오면 중국 정부와 관련된 SNS계정들이 이를 지지하고, 이것이 다시 온라인상에 거대한 분노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WSJ는 중국 정부는 24만개에 달하는 SNS 계정을 통해 국가와 공산당을 홍보하고 이러한 의견을 퍼나르는 일을 한다고 전했다. 최근 사례를 놓고는 후시진 환구시보 총편집인이 이같은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후시진 편집인 역시 왕팡이 바이러스 일기로 지탄을 받을 때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불만을 표출할 권리가 있다"고 지지 의견을 냈다.

최근 BTS의 6.25전쟁 발언 논란이 커진 것도 환구시보가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였다. 하지만 사태가 커지자 후시진 편집인은 이후 한국 언론에 책임전가 하기도 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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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올림픽 메달리스트조차 한순간에 영웅에서 배신자로 전락하기도 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딴 다이버 라오리스는 지난 5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우한의 간호사가 코로나19에 걸려 죽었다는 기사를 게재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하필 왕팡의 게시물을 통해 기사를 공유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은퇴 후 귀금속상점을 운영하던 라오리스에겐 "어떻게 올림픽 챔피온이 당 반대자가 될 수 있냐"는 비난이 쏟아졌고, 급기야 그녀가 가게에서 짝퉁을 판다는 루머까지 퍼지기 시작했다. 웨이보측은 라오리스가 규정을 어겼다며 1년간의 계정 비활성화 조치까지 취했다.

WSJ는 시 주석 집권 후 이러한 상황이 빈번해 지고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은 지난 수십년간의 중국 지도자 중 가장 강력하며 가장 민족주의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주석이 만들려는 중국은 새로운 형태의 강대국"이라면서 "독재 정부와 초민족주의를 통한 첨단기술의 사회적 통제를 결합해 이견을 잠재우려 한다"고 했다.

WSJ는 과거 중국에선 사회 문제를 두고 제한적인 토론이라도 가능했지만 시 주석 집권 8년간 이는 거의 불가능해 졌다면서, 중국의 자유성향 학자들은 마오쩌둥 시대의 문화대혁명의 재현이 될까 우려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오스트레일리아국립대 중국학자인 제레미 바르메 교수는 "현재 중국은 마오 시대의 독설, 히스테리, 폭력적 의도와 디지털 감시가 결합돼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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