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사망자, 부검 결과 잇따라 '사인 미상'…"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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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백신 예방접종을 한 뒤 숨진 사망자들의 부검 결과가 연이어 '사인 미상'으로 나오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뚜렷한 사망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만큼 대책 마련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전국에서 독감백신 접종 후 숨진 4번째 사망자 A씨(69·남)에 대한 1차 부검을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실시한 결과 사인 미상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정밀 감식을 의뢰해 A씨의 사망과 독감백신과의 연관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결과는 한 달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지난 19일 오전 9시쯤 제주시의 개인 내과에서 독감백신을 맞은 뒤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다가 접종 39시간 만인 21일 새벽 0시10분쯤 숨을 거뒀다. 그는 평소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었다. A씨가 접종한 백신은 녹십자에서 제조한 '지씨플루코드리밸런트'(Q60220030)로 확인됐다.

독감백신 사망자들의 부검 소견이 사인 미상으로 나온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전날 국과수는 전북 고창에서 백신 접종 뒤 하루 만에 숨진 B씨(77·여)의 사망원인을 알 수 없다는 1차 소견을 전했다.


B씨는 19일 오전 고창군 한 민간 의료기관에서 독감백신을 맞은 뒤 이튿날 오전 7시 숨진 채 발견됐다. B씨가 접종한 백신은 보령바이오파마의 '보령플루Ⅷ테트라백신주'(A14720016)로 확인됐다. B씨도 평소 고혈압과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어 약을 복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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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고양시에서 백신 접종 이틀 만에 사망한 80대 남성의 사인도 불분명했다. 일산서부경찰서는 지난 22일 국과수로부터 전날 숨진 C씨(89·남)의 사망원인이 미상이라는 1차 소견을 통보받았다. C씨도 평소 당뇨, 고혈압, 심장동맥협착증, 녹내장 등 기저질환이 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C씨가 접종한 백신은 보령바이오파마의 '보령플루V테트라백신주'(A16820012)이며, 백신 운송 업체는 디엘팜으로 확인됐다.

인천에서 독감백신을 맞고 이틀 뒤 숨진 첫 번째 사망자 D군(17·남)의 1차 부검 결과도 사인 미상으로 나타났다. D군은 알레르기 비염 외에 별다른 기저질환이 없었다.

이 사실을 접한 누리꾼들은 공포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부검 결과가 전부 사인 미상인데도 정부는 백신 때문이 아니라고만 한다"며 "사인을 밝히지 못해놓고 백신이 아니라고 어떻게 말하느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사인 미상이라면 원인이 파악될 때까지 백신 접종 중단해라", "사망한 30명 모두 사인 미상이라고 발표할 거냐", "자연사라고 보기도 어렵다. (사망자들 모두) 접종 후 며칠 내로 급사한 걸 보면 사망원인이 백신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독감 백신은 고위험군인 기저질환 있는 고령자들이 먼저 맞으라고 하더니, 이제는 노인에 기저질환자라서 죽었다고 한다. 앞뒤가 안 맞는다" 등의 입장을 보이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최근 10년간(2009~2019)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고가 모두 합해 25건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 사망사례는 이례적이다.

미국의 의학 학술지 예방의학저널(AJPM)이 보도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백신을 10만회 접종할 시 사망 사례는 6명 정도 생긴다. 국내에서는 지난 21일 0시 기준 국가 예방 접종 대상자 1893만5167명의 접종률은 44%정도(835만6096명)였다.

오늘(23일)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 및 예방접종 전문위원회에서는 독감백신 예방접종 중단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당초 보건당국은 백신 자체의 독성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판단해 일정대로 예방접종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사망자 중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동일 백신 제품과 동일 제조(lot)번호 접종자가 발생하자 입장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