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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피가 마른다"…'직원 목줄 쥔다'는 리딩방 업체 직원의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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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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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4 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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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피가 마른다"…'직원 목줄 쥔다'는 리딩방 업체 직원의 폭로
"몇 개월동안 일하다 보면 사람이 미쳐버려요. 왜냐면 이게 다 거짓말이거든. "

유사투자자문업체 전직 직원 A씨는 최근 회사를 그만뒀다. '아예 주식을 해 본 적이 없다'는 A씨는 해당 업체에서 1년여간 주식 투자를 권유하는 상담사 일을 했다.

퇴사 직전에는 '애널리스트로 일해보라'는 제의까지 받았다. 회사는 애널리스트 자격증, 증권사 경력까지 허위 기재해 광고에 실었다. 더 이상 거짓말을 하기 두려웠던 A씨는 퇴사를 결심했다.

A씨는 23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특정 유사투자자문업체의 내부 사정을 상세히 전했다. 현장 폭로다.

이 업체는 서울뿐 아니라 인천, 대구, 광주 등에 지사를 둘 정도로 규모가 크다. 해당 업체는 규모로 따지면 유사투자자문업체 2~3위권이다.

A씨는 해당 업체 광고에 등장하는 애널리스트 등은 대부분 자격증(금융투자분석사)조차 없거나 자격증이 있더라도 대부분 기재된 경력사항이 '가짜'라고 주장했다.

A씨는 "홈페이지 등에 기재된 증권사·운용사 등 근무 경력은 백프로 허위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객 상담사로 일하던 직원을 애널리스트로 앉히기도 하고 회사에서 활동하는 애널리스트 중에는 유플러스 상담사 출신도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 수익률 인증 후기 등을 조작하는 일도 빈번하다. A씨는 "영세한 업체의 경우 고객 인증 카톡 등을 전문적으로 만들어주는 대행업체까지 있다"며 "큰 규모 업체는 자체 인력이 있어 포토샵을 통해 인증 카톡을 조작한다"고 말했다.



"회사가 직원들 목줄 쥐었다"…고소 협박에 '피 마른다'


사실상 같은 회사인데 간판만 바꿔 여러 이름으로 운영하기도 한다. 확인 결과 해당 업체를 포함한 3곳이 똑같은 애널리스트 사진을 사용하고 있었고 이들 중 두 곳은 호스트 서버 소재지까지 같았다.

A씨는 입사 이후 회사의 거짓말을 알았지만 선뜻 퇴사하지 못했다. 그는 "회사가 직원들의 목줄을 쥐고 있다"고 표현했다.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1대1 종목 추천을 일삼도록 유도한 뒤 퇴사하거나 회사 지시에 불응할 경우 이를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는 주장이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업체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조언을 제공할 수 있지만 일대일 투자정보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반할 시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A씨는 "근로계약서에 1년 이내 퇴사 시 급여 전액환수 조건이 있다"며 "회사 측에서는 퇴사를 접던지, 받았던 급여를 내놓으라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만약 돈을 내지 않으면 이에 대한 보복으로 회사가 보유한 직원의 1대1 투자자문 기록 등을 토대로 신고한다는 것이다.

A씨는 "회사측은 일부러 한번에 고소하지 않고 건별로 한다"며 "이게 피가 마른다. 한 건 고소하고, 끝날 때쯤 다른 건을 고소하는 식으로 회사 뜻에 순응할 때까지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통 5~6개월만 근무해도 개인 리딩한 규모가 어마무시한 숫자가 되는데 이게 쌓이면 구속되거나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규정은 금융투자업 등록없이 투자결정을 위임받아 자산을 운용하거나 투자판단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경우를 막기 위한 규정이다. 그러나 업체는 이 규정을 오히려 직원들을 옭아매고 협박하는 수단으로 악용한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유사투자자문의 1:1 종목추천 등은 행정제재가 없고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라며 "직원이 불법행위를 저지른 업체 대표를 기소하더라도 경찰 수사 과정에서 대표가 부인하면 실제 처벌은 신고자(직원)가 받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늘어가는 피해자…합법 업체도 '도매금'에 억울


"사람 피가 마른다"…'직원 목줄 쥔다'는 리딩방 업체 직원의 폭로

비단 해당 업체만의 문제는 아니다. 특히 올해 개인투자자가 증시에 대거 유입되면서 소위 '리딩방'으로 불리는 유사투자자문업체가 난립하고 있다.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에 따르면 현재 신고된 유사투자자문업자 수는 2029개로, 이 가운데 올해 들어 신고한 유사투자자문업자는 462개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신고건수(500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신고하지 않은 채 운영하는 리딩방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상당수 리딩방이 이같은 불법 행위를 서슴치 않고 저지르면서 피해자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유사투자자문업 피해구제 신청건수는 1777건에 달한다. 이미 2018년 연간 신청건수(1621건)를 넘어선 수치다.

한 유사투자자문업체 피해자는 "급등할 종목을 골라준다고 해 수익 10%를 주는 조건으로 보증금을 냈지만, 종목은 오르기는커녕 손해를 봤다"며 "지금은 연락이 두절돼 보증금도 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뒷북 대응' 나선 당국…업체는 2000개, 인력은 6명


당국은 뒤늦게 나섰다. 지난 21일 금감원은 유사투자자문업의 정보전달 수단을 나열하는 신고서 서식에서 '단체대화방'을 삭제하는 내용의 금융투자업규정 시행세칙을 사전 예고했다. 단체대화방을 통해 불법 투자자문하는 '주식 리딩방'이 급증하자 이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또 금융당국은 일괄점검과 암행점검을 병행할 계획이다. 암행점검은 금감원 직원이 유사투자자문업자의 유료회원으로 가입해 불법행위 여부를 점검하는 행위다.

그러나 이미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업체를 모두 단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주식 리딩방 점검을 담당하는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검사국 인력은 6명. 국내 등록된 유사투자자문업자가 2000개가 넘는 점을 고려하면 역부족이다.

A씨는 "지역별로 수많은 유사투자자문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작정하지 않는 한 못 잡을 것"이라며 "폐쇄적인 집단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업체 내부 일을 알기 힘들다"고 말했다.



업계 "고소 건은 직원 일탈 때문"... 합법업체 "도매금으로 묶여 억울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과한 억측이라고 말한다. 해당 업체 측은 "서로 다른 업체의 애널리스트 사진이 동일한 것은 자회사이기 때문이고 기재된 경력이나 수익률도 허위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직원에게 매일 1:1 리딩은 불법이라는 사실을 교육하고 있고 1:1 리딩을 유도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유사투자자문 업계 관계자는 "직원을 고소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직원의 개인 일탈로 사기영업을 해놓고 나가기 때문"이라며 "1년 이내 퇴사 시 급여 환수 조항은 상담사 퇴사율이 높은 만큼 회원을 유지하기 위한 안전장치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합법적으로 운영하는 업체는 '도매금'으로 묶여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소규모 리딩방을 운영 중인 한 전업투자자는 "우리 지식으로 여러 사람의 생계를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는데도 유흥 도박업과 유사한 취급을 받고 있다"며 "민원과다발생 업종이라는 이유로 카드사나 결제대행업체도 가입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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