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정은경 안 믿지만, 독감백신 맞자"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서민 단국대 교수. 2020.09.25./사진제공=뉴시스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 증가로 우려가 큰 가운데 '기생충 학자'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가 "작금의 백신사태는 무능한 정부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결과일 뿐 백신이 위험하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이른바 '조국흑서'로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공동저자이기도 하다.

서 교수는 지난 22일 블로그에 쓴 글에서 "저는 이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면서도 "백신을 맞자는 제 글이 정 청장에 대한 신뢰에서 나온 건 아니란 얘기"라고 썼다.

앞서 대한의사협회와 일부 전문가들은 독감백신의 잠정 중단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정 청장은 "현 상황에서는 접종을 중단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과거 '선풍기 죽음'이란 특이한 현상이 상식이던 때가 있었고, (한 매체에) 선풍기 죽음이 허구라는 내용의 칼럼을 올리니 700개가 넘는 비난 댓글이 달렸다. 시간이 좀 지난 지금은 선풍기 죽음을 믿는 이가 거의 없다"고 썼다.

그러면서 "독감백신 사태도 다르지 않다"면서 "먼저 독감백신이 제대로 보관되지 않았다는 보도가 있어 독감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다. 그런데 백신을 맞은 이가 갑자기 죽으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은 그를 백신 접종에 의한 사망자로 단정 짓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이어 "백신에 대한 불신은 높아지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백신 접종을 받는다. 그들 중 일부, 아마도 정해진 수명이 거기까지였을 분들이 목숨을 잃는다. (그러면) 백신 관련 사망자는 빠르게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백신이 이들의 죽음을 앞당겼다고 볼 근거는 별로 없다"면서 사망자가 지역별로 편중되지 않고 백신제조사도 특정업체만의 것이 아니라며 선풍기 죽음의 허상에 비유했다.

서 교수는 "의협이 잠정적으로 백신 접종을 중단하자고 하는 건 공포를 잠재울 목적"이라며 "(접종을 중단한) 그 기간 중에도 사람들은 목숨을 잃을 것이며, 그게 백신과 상관없다는 통계가 발표된다면 공포는 조금이나마 가실 수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 가지 확실한 건 사망할 게 무섭다고 백신을 안 맞는다면 원래 예정된 것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독감으로 죽어갈 것"이라며 "올해 81세에 췌장암에서 막 벗어나신 어머니도 독감백신을 맞으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