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대행사와 손잡는 광주 남구…'유령상가' 오명 씻을까

공사 대금 문제로 폐쇄된 광주 남구청사 에스컬레이터 모습. 2019.11.5/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수개월째 텅텅 비어 '유령 상가' 오명을 얻고 있는 광주 남구청사 정상화를 위해 남구가 부동산 분양대행사와 손을 잡고 방안 모색에 나선다.

24일 광주 남구에 따르면 구는 오는 27일 한 부동산 분양대행사와 계약을 맺고 개별 업체의 입점을 조율한다.


남구가 대형 업체 입점을 고집하지 않고 개별 업체 계약으로 방향을 전환하기로 하면서 '유령 상가' 오명을 씻을 지 관심이 주목된다.

앞서 남구는 청사 입점 의사를 밝힌 대형 업체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청사 내부 갈등과 경기 불황 등을 이유로 계약이 불발됐다.

남구는 지난해 2월 대형 쇼핑몰 업체인 광주 메가몰과 임대 계약을 해지하면서 광주 메가몰과 계약한 상점들 역시 퇴거 수순을 밟았다.


하지만 7개 업체가 점유권 행사를 이유로 사실상 청사를 불법 점거하고 있어 남구가 이들을 상대로 부동산 명도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의 분쟁에서 떠안게 된 리모델링 비용 300억원도 걸림돌이 됐다.

남구와 캠코는 지난 2011년 옛 화니백화점을 남구청사로 리모델링하고 위탁 기간 22년 동안 청사 임대시설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리모델링 비용으로 충당하는 개발위탁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막상 영업을 시작했지만 접근성 부족과 높은 공실률 등으로 수익이 나지 않자 캠코는 위탁 개발비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 2018년 6월 남구청에 비용 상환을 요구했다.

이에 발끈한 남구는 상환 책임이 캠코에 있다며 8월 감사원에 공익 감사를 청구했다.

남구의 기대와 달리 감사원은 위탁개발비 상환 책임이 남구에 있다며 캠코의 손을 들어줬다.

최영호 전 광주 남구청장이 지난해 6월25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감사원 남구청사 감사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최 전 구청장은 "감사원의 어이없는 결정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 감사원 결정은 잘못된 법령 해석과 계약서의 문구 자체를 왜곡해 살핀 부분＂이라고 반박했다.2019.6.25/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감사원은 "남구는 위탁개발비 상환 책임을 수탁 기관인 캠코에 전가하려는 목적으로 위탁 기간 첫해인 2013년부터 임대수익이 저조해 위탁개발비가 전혀 상환되지 못하고 증가하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온택트(Online + Contact)' 문화 확산과 경기 불황으로 입점을 희망하는 업체가 급격히 감소했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으로 쇼핑하는 문화가 확산했고 소상공인들이 줄줄이 폐업하는 와중에 각종 분쟁으로 시끄러웠던 남구청사에 '굳이' 입점할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남구는 최근 남구종합청사 임대 활성화를 위해 캠코와 '남구청사 임대활성화 TF팀'을 공동 구성하고 청사를 되살리기 위한 여러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대형 업체와의 계약이 불발됐지만 최근 백운고가 철거로 개별 업체들의 입점 의사는 다소 늘었다. 현재 점거 중인 업체들 때문이라도 전체 상가를 계약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부동산 분양대행사와 계약으로 차근차근 정상화에 나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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