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에 들뜨는 클럽가…커지는 '집단감염' 우려

10월 31일 '핼러윈 데이'를 일주일 앞두고 지난 5월과 같은 클럽발 코로나19 재유행이 번질 수도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핼러윈 파티를 즐기기 위한 인파가 특정 장소에 많이 모이는 만큼 코로나19(COVID-19) 확산에도 좋은 환경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방역 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속 고삐를 더 조일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자칫하면 5월 클럽발 감염 사태 같은 일이 또 터질 수 있다며 방문 자제를 강조했다.

"접촉 있을 수밖에 없는데"…핼러윈 앞두고 커진 불안감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길거리에 시민들이 할로윈 데이를 즐기고 있는 2017년 모습./사진=김휘선 기자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올해도 핼러윈 홍보는 이어지고 있다. 클럽 행사를 공유하는 네이버 한 카페에는 21일부터 핼러윈 데이 테이블 가이드 등 홍보 게시물들이 올라왔다. 여러 클럽 관계자들이 올린 게시물들에는 '드디어 할로윈(핼러윈) 시작한다'는 등 문구와 함께 테이블 예약을 위한 '선입금'이 가능하다는 안내도 첨부됐다.

클럽·유흥주점은 12일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재개되며 영업이 가능해졌다. 방역 당국은 유흥시설 5종에 시설 허가·신고면적 4㎡(약 1.12평) 당 1명으로 이용 인원을 제한하는 등 강화된 수칙을 적용한다. 서울시는 이 시설들에 시간제 운영(1시간 당 10분 휴식 등) 수칙을 적용중이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방역 수칙이 현실적으로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23일에는 '이태원 할로윈 파티를 금지시켜야 한다'는 국민 청원이 올라왔다. 지난해 핼러윈 때 강남 소재 클럽을 방문한 20대 안모씨는 "핼러윈 때면 클럽에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온다"며 "방문객 목적이 사람 만나 노는 것인데, 이들이 도수 높은 술까지 마시니 통제가 쉬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모씨(28)도 "주변에 이미 핼러윈 의상 고르고 있는 친구들도 있다"며 "아무리 쉬는 시간 가진다고 해도 불특정 다수 사이 접촉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데, 일단 가면 코로나19에 노출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했다.

방역 고삐 조이는 방역 당국…"핼러윈 클럽 방문 자제 해달라"

지난 5월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 확진이 발생한 직후 방역 당국이 클럽 일대에서 방역 활동을 펼치는 모습 /사진=뉴스1

핼러윈을 맞아 유흥 시설에 상당한 인파가 모일 상황이 예상되자 방역 당국은 모임 자제를 당부하고 단속 강화를 예고했다.


23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핼러윈 데이를 두고 "장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억눌려온 젊은 층의 활동 욕구가 느슨한 경각심을 틈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정 총리는 "자칫 핼러윈 행사가 '제2의 클럽사태'를 초래할 위험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젊은 층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클럽 등에 방문을 자제해 주시고, 방문시에도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반드시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클럽발 확진 관련 누적 확진자는 각날 0시 기준, 5월 9일 27명, 10일 54명 순으로 증가해 6월 8일 274명 순으로 늘었다. 코로나19는 클럽 방문자 외에도 방문자 가족, 방문한 학원 교사와 접촉한 학생·학부모 등에게 옮았다.

이에 방문객 몰림이 예상되는 지차체들은 특별 방역에 나선다. 이를테면 용산구는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7일 간 2인 1조로 현장 상황대응반을 운영하며 방역 위해 요소를 실시간 감시한다. 방역 수칙을 위배하면 시설에 최소 2주일 간 집합금지 및 과태료 부과, 손해배상 청구에 나설 방침이다. 전문가 "클럽발 확진 다시 일어날 수도…겨울 앞둬 더 걱정"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자칫 하면 5월 클럽 확진 사태와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며 "지금은 '송년회' 등 모임이 많아지고 바이러스 활동이 활발해지는 겨울을 앞두고 있어서 집단 감염의 파급력이 더 클 수 있다"고 했다.

천 교수는 "최근 서울시가 '선제 검사'로 4명의 감염자를 찾았다는 발표를 토대로 거칠게 추산하면 현재 서울에 무증상 감염자가 약 1만명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무증상 감염자는 대부분 젊은 층인데, 이들이 클럽을 가기라도 하면 방문객 모두가 감염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확진자와 15분만 함께 있어도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는데, 50분 놀고 10분 쉬는 방침은 실질적으로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며 "두세 자릿수를 오가는 확진자 수를 보면 사실상 지금 2단계이므로 고위험시설인 유흥시설 방문은 피하는 게 방역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탁 순천향대학교 감염내과 교수는 "클럽에서는 사람 만나고 식음료 섭취하니까 아무래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유지가 안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유행이 여전히 진행중이니, 이와 같이 확산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