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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그렇게 진화한다[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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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3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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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남대문을 지나 세종대로 방향으로 차량을 운행해 본 사람들이라면 도로 한쪽을 막고 공사가 진행되는 것을 본 적 있을 것이다. 남대문에서 세종대로 사거리에 이르는 거리에 차선을 1~2개 줄이는 대신 보행로를 늘리는 공사가 한창이다.

평소에도 교통량이 많은 세종대로 곳곳에 공사용 바리케이드가 줄줄이 들어서면서 막대한 교통 체증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사람들이 승용차를 갖고 도심에 나오는 환경에 지나치게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르는 진실이 있다. ‘미래 도시’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앞으로 차량 통행은 앞으로 더욱 불편해질 것이란 점이다. 도시는 이미 과거처럼 ‘차량’이 중심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세종대로 보행로 확장 공사는 ‘걷고 싶은 도시’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일련의 사업 중 하나이다. 없어지는 차로만큼 넓어지는 보행로에는 나무를 심어 보행 숲길이 조성된다. 생활 속 걷기를 좋아하는 나로선 공사가 완료되고 나면 광화문을 거쳐 서울역까지 보행길의 연결성이 높아지고 더 쾌적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수년간 서울 지역에서 사람들이 잘 알아채지 못하는 가장 극적인 변화 중 하나가 바로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과정이다. 이전 횡단보도가 없어 멀리 돌아가야 했거나, 육교 또는 지하보도를 통해 길을 건너가야만 하던 불편한 곳에 어느새 횡단보도가 새로 놓인 것이 대표적이다. 알게 모르게 대부분 동네에서 적용된 내용이다. 이로 인해 시민들의 보행 편의성은 놀라울 정도로 개선됐지만 소소한 변화로 인식하기 때문에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넘어가는 부분이다.

서울 시내 차량 운행 속도도 60km/h에서 30~50km/h로 낮아졌다. 보행자의 편의와 안전은 개선됐지만, 차량 운전자들의 불편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전과 달리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 점점 늘어난다.

과거 개발 지상주의 시대엔 시민들에게 ‘보행권’이 주어지지 않았다. ‘빨리빨리’ 논리를 앞세우고 개발에만 치중하다 보니 차량 통행이 우선됐다. 시민들의 당연한 권리가 희생된 것이었다. 하지만 경제가 발달하고 도시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보행권’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권리로 떠오른다.

이미 서구 유럽에선 50~100년 전 보편적으로 이뤄진 변화다. 1989년 여행 자유화가 이뤄지면서 파리, 런던 등 유럽 도시를 경험해 본 사람들은 도시 어디든 편리하게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보행권이 보장된, 서울과는 전혀 다른 유럽의 거리를 보고 문화 충격을 느꼈다. 유럽 거리가 더 낭만적으로 다가온 이유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서울역, 시청, 광화문 일대는 거대한 차로였고 그 어디에도 사람들이 길을 건너는 횡단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지하로 들어가야만 길을 건널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동네마다 차량 통행을 우선하기 위한 육교가 놓여 있었다.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겐 매우 불편한 환경의 연속이었다. 유럽 주요 도시들은 요즘 한 술 더 떠 아예 도심으로 차를 갖고 들어올 수 없게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최근 ‘광화문 광장의 재구조화’의 밑그림이 제시됐다. 광장을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붙이고 동측으로 차량 통행을 일원화한다. 무엇보다 광장을 오가는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원과 숲의 개념을 도입하기로 했다. 차량 중심에서 사람 중심, 빌딩 숲에서 도심 숲으로, 자연과 공존하는 도시로의 진화가 이뤄지는 과정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현행 왕복 12차선의 도로는 왕복 7차선(주행차로 기준)으로 절반가량 줄어든다. 교통 체증이 불가피할 것이란 짜증 섞인 반응이 벌써부터 치솟고 있다.

하지만 도심 지역의 차량 통행이 점점 어려워지는 건 자연스러운 변화다. ‘차량’이 아닌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이다. 나 역시 차를 갖고 도심에 들어와 본 적은 까마득하게 오래됐다. 버스와 지하철로 대표 되는 대중교통은 그 어느 도시보다 연계되고 잘 갖춰져 있다.

"여러분이 어떠한 불만을 쏟아내더라도 서울 도심 지역의 차량 통행은 더욱 어려워질 겁니다. 걷기와 느림의 미학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삶의 풍요로움도 달라질 거라고 확신합니다."

도시는 그렇게 진화한다[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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