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클럽의 트라우마…'핼러윈 방역' 비상

[노르코=신화/뉴시스]1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 카운티 노르코의 한 언덕 위에 자리한 호박 바위 앞에서 방문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핼러윈이 다가오면서 대형 잭오랜턴(jack-o'-lantern)처럼 그려진 대형 호박 바위가 현지인과 방문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2020.10.20.

수도권 요양시설에서 대규모 코로나19(COVID-19) 집단감염이 계속되고 가족모임·직장·학원에서의 감염도 이어지는 가운데, 오는 31일 방역망의 ‘누수(漏水)’를 초래할 수 있는 핼러윈데이까지 다가오고 있다.


핼러윈데이는 유령이나 괴물 분장 등을 하고 사탕과 초콜릿을 얻으러 다니는 미국의 연례 행사다. 한국에서는 각종 분장을 한 젊은이들이 이태원이나 홍대·강남 등 번화가를 돌아다니며 각종 행사에 참여하고 클럽·주점 등을 이용하는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밀집·밀폐·밀접 등 감염 확산에 취약한 ‘3밀 환경’을 비롯해 얼굴 분장으로 인한 마스크 미착용 등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기 어려워 방역당국으로서는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고심이 깊어진다.

지난 5월 황금연휴 당시 이태원 클럽발 대유행이 일었던 전례를 감안했을 때 또다시 일부의 일탈로 인해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용산구, 특별방역대책 추진
2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는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특별방역대책을 추진한다. 30~31일 이틀간 이태원 일대 주요 밀집 지역에서 현장상황 대응반이 운영되며, 구청 직원 10명이 2인 1조로 현장을 다니며 방역 위해 요소를 살핀다.


방역당국은 이태원뿐만 아니라 홍대·건대입구·강남역·교대역·신촌역, 인천 부평, 부산 서면 일대 유흥주점, 단란주점, PC방, 노래방 등 고위험시설에 대한 핵심 방역수칙 이행 여부를 집중 점검한다.

수칙 위반이 적발되면 즉시 영업을 중지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적용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5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을 기억해달라. 잠깐의 방심이 우리 모두의 겨울을 힘들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핼러윈데이 때 클럽·유흥시설을 강력히 단속해달라는 청원글을 비롯해 핼러윈데이 파티를 아예 금지시켜야 한다는 글도 올라온 상태다.

5월 이태원발 감염 학습효과 있을까
젊은 층 사이에서는 5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에 대한 학습효과로 인해 이번 핼러윈데이 때는 방역수칙 준수 수준이 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SNS를 중심으로 ‘핼러윈데이에 클럽이나 주점을 이용하는 대신 홈 파티 등으로 대체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클럽 같은 특정 공간에 모이지 않는 대신 분장을 한 뒤 사진을 찍고 공유하면서 올해 핼러윈데이를 즐기자는 주장이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하향조정, 젊은 층의 억눌려 온 활동욕구 등을 감안하면 높아진 방역인식 속에서도 전국 번화가 곳곳에는 젊은 층이 몰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장기간의 거리두기로 억눌려 온 젊은 층의 활동 욕구가 느슨한 경각심을 틈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방역당국은 핼러윈 행사를 계기로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도록 사전에 필요한 방역조치를 취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