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 국내 확정도 되기 전 ‘유치전’ 가열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 로고. (유엔 홈페이지 캡쳐)© 뉴스1

(전국=뉴스1) 박대준 기자 = 오는 2023년 국내에서 개최될 것으로 기대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Conference of the Parties)에 경기 고양시와 인천광역시, 제주특별자치도 등이 앞다퉈 유치 추진을 선언하면서 뜨거운 유치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환경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당사국 총회는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약 2만명이 참여하는 기후변화 관련 가장 큰 국제행사다.


개최국가는 5대륙 순환 개최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023년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개최할 차례다. 일반적으로 전전년도 총회에서 개최국가를 결정하고 있어 내년 총회에서 아태지역 개최국이 결정될 예정이지만, 현재까지 개최의사를 밝힌 국가가 나오지 않아 국내 유치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도 사전 검토 끝에 지난 7월 당사국 총회 유치를 추진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자체들이 앞다퉈 유치 추진을 선언하면서 본격적인 눈치 싸움이 시작됐다.

가장 빠른 움직임을 보인 곳을 전남 여수시다. 여수시는 이미 2018년부터 남중부권 도시들과 함께 공동개최를 추진해 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전남 여수·순천·광양·고흥·구례와 경남 진주·사천·하동·남해·산청이 참여한 ‘COP남중권유치 추진위원회’를 가동시켰다.


그러나 총회 개최에 필수적인 대규모 회의공간이 부족하고 도시간 먼 이동거리와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숙박시설 확보가 관건이다.

이어 인천광역시가 지난해 10월 송도 유치를 선언했다. 인천시의 경우 GCF(녹색기후기금) 등 유엔 산하기구 지역사무소를 유치하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총회를 개최한 경험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송도 컨벤시아와 주변 시설을 끌어 모으더라도 총회에서 요구하는 1만7000명 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회의시설을 확보하는 문제와 부족한 숙박시설이 걸림돌이다.

지난달 11일 유치 선언과 함께 경쟁에 뛰어든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세계자연보전총회(WCC)와 각국 정상회의를 다수 개최한 경험과 공항이 가깝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제주 역시 대규모 회의시설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킨텍스 전경 © News1

경기 고양시의 경우 지난 8월 이재준 시장이 언론을 통해 총회 유치 의사를 밝힌데 이어 지난 22일 유치 추진을 공식 선언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다른 지자체들과 달리 고양시의 가장 큰 무기는 유일하게 총회가 제시하는 컨벤션센터(킨텍스)를 갖췄다는 점이다.

사무국은 총회장 총 면적 9만㎡, 대형회의실 2개(1600석·1300석), 회의실 수 30개를 필요조건으로 제시한 가운데 킨텍스의 경우 총회장 면적 12만1869㎡, 대형 회의실 2개(6000석/1600석), 회의실 35개를 갖추고 있다. 이같은 규모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반면 대형 숙박시설(호텔)은 2곳에 불과해 고양시는 인근 서울과 인천의 숙박시설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유치경쟁 속에 환경부는 내년 아태지역 당사국간 개최국 합의로 국내 유치가 확정될 경우 공모를 통해 2022년까지 개최도시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2023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는 최소 2만5000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양시정연구원 검토 결과 총회 유치를 통한 생산유발 효과는 최소 743억원에서 최대 119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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