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역점정책 ‘농민기본소득’ 연내 실시 어려울 듯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농민기본소득’ 실시의 법적근거가 될 관련조례안 처리가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 지사가 지난해 4월29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기도 농민 기본소득 결성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경기=뉴스1) 송용환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 ‘농민기본소득’ 지원을 위한 관련조례안의 연내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사안을 논의할 관련특위가 지난 9월 출범해 활동 중이지만 명확한 결론을 낼 정도의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농정해양위원회는 지난 9월 임시회에서 ‘경기도 농민기본소득 지원 조례안’(제출자 경기도지사)의 안건상정을 보류했고, 현재 계류돼 있는 상태이다.

지급 대상이 되는 농민의 정확한 범위나 액수 등 구체적인 사항이 조례안에 명시되지 않음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시행규칙 제정 등 과정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업 예산을 줄여 농민기본소득 예산을 수립할 것이 아니라 별도 예산 마련이 필요하고, 타 직군과의 형평성도 감안해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 계류의 주된 이유다.


특히 기본소득 관련 저서를 출간할 정도로 기본소득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원용희 의원(민주·고양5)이 형평성 등을 이유로 농민기본소득에 반대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원 의원은 지난 5월 기자회견을 통해 “농민기본소득은 도내 인구의 3% 내외에 불과한 특정직군인 농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이는 기본소득제도의 기본 가치인 보편성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는데 보편성 원칙은 형평성과 맞닿아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농민기본소득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조례안이 계류됨에 따라 도의회 유일 교섭단체인 더불어민주당은 ‘기본소득특별위원회’를 구성, 농민기본소득 조례안 처리 방향을 포함해 전반적인 기본소득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

지난 9월16일 공식 출범한 기본소득특위는 4차에 걸친 회의를 통해 관련 사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낼 정도의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특위는 그동안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계획 전반과 ‘농민·플랫폼노동자 기본소득’ 등 특정계층을 대상으로 한 지원조례안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벌였다.

이 가운데 핵심 사안인 농민기본소득의 경우 복지정책으로 볼 것인지, 경제정책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쟁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정책이라고 판단되면 사회보장제도 신설 시 반드시 거쳐야 하는 보건복지부와의 협의 절차가 필요하지만 경제정책일 경우 조례 제정만으로도 시행이 가능하다.

기본소득특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원 의원은 “농민기본소득조례안이 9월에 통과됐으면 다른 직종에서도 요구가 쏟아졌을 것이다. 쉽게 결론을 낼 수 없는 사안”이라며 “연말이 지나고 빨라야 내년 초·중반쯤 돼야 (처리 여부에 대한)윤곽이 잡힐 것”으로 내다봤다.

농민기본소득은 농촌의 빈부격차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정부의 ‘직불금’이나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농민수당’과 달리 농가가 아닌 개별 농민에게 매달 일정액을 지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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