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엔데믹', 100m아닌 마라톤 전략으로 수정해야"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권순만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코로나19(COVID-19) 백신·치료제가 나오더라도 완전히 종식되는 것이 아니라 인류와 함께 생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한 대응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권순만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27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가 공동 개최한 '코로나19 대응 중간평가 및 장기화 대비 공개토론회'에서 거리두기를 통한 방역대응 방식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 교수는 “앞으로 코로나19는 우리와 함께 가는 엔데믹(Endemic)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100미터 달리기로 해왔는데 이제는 마라톤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앞으로 어떤 지속가능한 대응체계로 피해를 최소화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확진자의 최소화나 감염의 최소화보다는 인명피해의 최소화를 정책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의료이용 감소로 인한 건강악화, 자살 증가 등 다른 질환자의 인명피해도 고려한 포괄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간 거리두기가 계속되면 국민들의 피로도가 커져서 정책 순응도가 낮아진다.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올렸을 때 효과가 안 나타났다. 앞서 실시한 2단계의 효과였다”고 덧붙였다.

권 교수는 △코로나19와 함께 생존하는 상황 △지속가능성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위험 등 크게 3가지 개념에서 거리두기 개편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획일적인 정책은 수용성이 낮고 사회적 비용이 크다”며 “고위험시설과 고위험 집단을 집중적으로 보호하고, 위험도를 낮추는 것이 왜 어려운지 산업특성과 주거환경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 교수는 학교와 도서관·복지관 등 지역사회 공공시설은 운영을 중단하지 않고 개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학생들 등교를 막으니 오히려 더 위험한 독서실이나 학원으로 몰렸고, 공공시설을 닫자 다른 고위험 민간시설 이용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리두기로 인해 우울증·자살이 늘었다. 다른 질환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해줘야 한다”며 “국가의 역할은 사망을 줄이는 것과 동시에 생계를 책임지는 것이다. 자원 소모적이고 지속가능성이 낮은 지금의 전략은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