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대학살' 80만명 희생자 목록 작성자 체포…그는 은행원이었다

머니투데이

김현지A 기자

르완다 대학살 추모 25주기 시위/사진제공=AP/뉴시스

네덜란드 경찰이 약 80만 명이 희생된 '르완다 대학살'을 주도한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27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르완다 대학살은 1994년 4월 르완다에서 토착부족인 후투족 출신 쥐베날 하비야리마나 대통령이 전용기 격추 사고로 숨지자 후투족 강경파가 100여일 동안 소수민족인 투치족과 후투족 온건파 등 80만 명 이상을 학살한 사건이다.

당시 학살 희생자 목록을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진 용의자가 네덜란드에서 체포됐다. 르완다 수도인 키갈리에서 은행원으로 일했다고 알려진 이 남성은 2000년 네덜란드로 망명했다. 이 용의자는 투치족을 공격한 다른 사건에도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르완다 정부는 이 용의자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상태다.

르완다는 과거부터 투치족과 후투족 간의 종족 갈등이 계속돼왔다. 1916년부터 르완다를 식민통치하던 벨기에가 투치족을 후투족보다 우대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르완다가 독립한 후에도 두 종족 간의 갈등은 격화됐고 1994년 4월 후투족 출신 대통령이 탄 전용기가 추락하자 투치족의 소행이라고 여긴 후투족 강경파가 투치족 및 후투족 온건파 80만 명을 학살했다. 이는 당시 르완다 인구의 10%에 달했다.

한편 이번 용의자 체포는 르완다 대학살에 자금을 댄 혐의를 받고 있던 펠리시앙 카부가(84)가 지난 5월에 붙잡힌 지 5개월 만의 일이다.

카부가는 르완다 굴지의 사업가로 르완다 대학살을 실행한 악명 높은 후투족 민병대 인테라함웨를 창설하고 자금을 제공했으며 그간 자국을 떠나 프랑스에서 위장 신분으로 가족과 함께 살아오다 지난 5월에 붙잡혔다.

카부가는 미국이 거액의 현상금을 건 세계 10대 지명수배자 중 하나였으며 유엔 전범 재판소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