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분기순익 '1조' 개막… 리딩금융 수성할 듯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신한금융 순이익 추이/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사상 처음으로 분기별 순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3분기까지 3조원 가까운 순이익을 내며 연간 기준 '리딩금융' 수성 가능성이 높아졌다.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포트폴리오를 고르게 다진 게 주효했다.

신한금융은 3분기 1조1447억원, 1~3분기 누적으로는 2조950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27일 발표했다. 분기 순이익이 1조원을 넘은 건 처음이다. 누적 실적은 금융권 역대 최고 수준이다.

3분기만 보면 KB금융(1조1666억원)에 밀렸지만 누적 기준 KB금융(2조8779억원)을 앞서면서 1위로 올라섰다. KB금융은 3분기 푸르덴셜생명 편입 효과가 더해졌다.

신한금융은 코로나19발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었다. 비결은 다변화한 포트폴리오다. 그룹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6%였으나 3분기 59%까지 낮아졌다. 보험, 증권 등 비은행 부문의 약진이 은행의 부진을 메웠다.

이자이익, 비이자이익이 모두 늘었다. 1~3분기 누적으로 각각 전년동기대비 2%, 4.8%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7.7%의 대출 성장률을 기록한 덕분이다.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도 한 몫 했다. 순이자마진(NIM)은 1.82%로 다소 하락했으나 방어에 성공한 편이다.

라임 사태에 펀드 수수료 등은 줄었으나 전체적인 비이자이익이 늘어난 건 유가증권, 외환파생이익이 증가한 덕분이다. 빚투와 맞물린 '동학개미운동'이 비이자이익을 견인한 셈이다.

상반기 충당금을 넉넉히 쌓은 덕분에 대손비용률은 0.42%로 안정적인 수준을 기록했다. 다른 건전성 지표도 양호했다. 은행과 카드의 연체율은 각각 0.26%, 1.24%로 나타났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 등 대외적인 환경이 어려웠지만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매트릭스 체계 속에서 수익 체질을 개선한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IB(투자은행), 글로벌 부문도 성과를 내며 지속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