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손보협회장, 정지원vs진웅섭…사실상 '2파전'

사진 왼쪽부터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제공=머니투데이DB

차기 손해보험협회장 후보로 관료와 감독당국 출신 인사 5명이 추천된 가운데 사실상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의 '2파전'으로 좁혀진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가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해 보험전문가보다는 강력한 정무 능력을 갖춘 인사를 원하고 있어서다.

27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날 열린 손보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2차 회의에서는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 강영구 메리츠화재 사장, 유관우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김성진 전 조달청장 등 5인의 차기 회장 후보자를 선정했다.


'다크호스'로 등장한 정 이사장은 단숨에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1962년생인 정 이사장은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와 재정경제원을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은행감독과장·감독정책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상임위원, 한국증권금융 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7년 11월부터 한국거래소 이사장 직을 맡고 있으며 내달 1일 임기가 끝난다. 실무에 능통하고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다양한 인맥을 갖고 있다. 여당 인사들과도 두루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실손의료보험 등 산적한 현안이 많이 때문에 정부와 국회에 업계의 의견을 잘 전달해 주면서 호흡을 맞출 수 있는 협회장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금융협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진 전 원장도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은 거물급 인사다. 진 전 원장은 건국대를 졸업해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금융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대변인, 자본시장 국장,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정무위 수석전문위원,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지냈다. 2014년 1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10대 금감원장으로 재직했으며 지난 9월부터 법무법인 광장에서 고문으로 근무 중이다. 금융권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고 합리적인 업무처리로 정평이 나 있다. 진 전 원장은 차기 생명보험협회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강 사장과 유 전 부원장보는 보험전문가다. 강 사장은 1982년 보험감독원에 입사해 1999년 금융감독원으로 통합된 이후 보험감독국 부국장, 보험검사2국장, 보험업서비스본부장 겸 부원장보 등을 지냈다. 2010~2013년 제9대 보험개발원장을 거쳐 2014년부터 메리츠화재에서 일하고 있다. 감독당국 뿐만 아니라 유관기관과 민간 보험사에서 두루 근무한 경력이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유 전 부원장보는 1980년 보험감독원에 입사한 후 금융감독원에서 보험감독국장을 지냈고 임원 시절에 보험을 담당했다. 2008년부터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맡고 있다. 유 전 부원장보 역시 금융당국은 물론 업계 인맥이 상당하다. 보험 관련 협회장 선출 과정에서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다.

다만 정부와 업계의 의견 조율이 금융협회장의 주요 업무임을 감안하면 강 사장과 유 전 부원장보는 앞선 두 후보에 비해 다소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평이 나온다.

1951년생인 김 전 조달청장은 행시 19회로 재경부 국제투자과장, 증권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 국제금융심의관, 경제협력국장, 공보관, 국제업무정책관(차관보) 등을 역임했고 2007~2008년 25대 조달청장을 지냈다. 올해 70세로 다른 후보들에 비해 다소 고령인 점이 부담이다.

한편 회추위는 내달 2일 열릴 3차 회의에서 5인의 후보 중 1인 혹은 2인의 최종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회원사 총회에서 차기 협회장을 뽑는다. 김용덕 현 손해보험협회장의 임기는 내달 5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