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장 동상 건립 추진 논란…허석 순천시장 "물의 일으켜 죄송"

순천시의회 임시회. /뉴스1 © News1 지정운 기자

(순천=뉴스1) 지정운 기자 = 허석 전남 순천시장이 27일 왜구 동상 설치 논란으로 순천시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점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허 시장은 이날 제246회 순천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정유재란 전적지 역사공원화 사업'에서 왜구 동상 건립을 위한 주민 의견수렴이 제대로 이뤄지 않고, 전국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시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날 시정질문에 나선 이복남 의원은 "순천시가 추진하는 '정유재란 전적지 역사공원화 사업'은 사업명칭이 혼란스럽고 분명한 목적과 가치추구, 추진 방향이 없었다"며 "정유재란 전적지 사업인지 공원조성 사업인지 혼란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유재란 당시의 왜장인 고니시 유키나가(소서행장·小西行長)의 동상을 세운다는 것은 조상들의 죽음과 피땀 분노가 서린 전장을 관광 이벤트화한 시도였다"고 비판했다.

또 "엄중한 단죄를 한 후 평화의 기틀이 주어짐에도 일본은 지금도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강행하고 있다"며 "왜장 동상 건립을 추진한 공직자들의 역사적 인식과 정의감이 실종됐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2019년부터 현재까지 사업을 추진하는 전체 과정에서 지역사회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며 "시장께서 평소 말씀하는 공론화 거버넌스가 실종된 것으로, 공원화 기본계획 용역 추진 과정에서 전문가 의견 수렴부재, 보고과정도 생략됐다"는 점도 짚었다.

이에 대해 허석 시장은 "동북아 3국의 평화를 염원하는 정원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하려고 있으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아쉽다"며 "사업 추진과정에서 제대로된 주민 의견수렴을 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시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순천시는 동아시아 3국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아픔을 평화공존의 장으로 승화하기 위해 해룡면 신성리 순천왜성과 옛 충무초 일원 13만㎡에 2019년부터 2025년까지 평화광장과 전적지, 교육체험관, 둘레길 등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이 중 정유재란 당시 3국을 대표하는 장수로 조선의 이순신, 권율 장군, 명나라의 진린과 등자룡, 왜의 고니시 유키나가 등 5명, 병사와 민중들의 군상(群像)을 세우기로 했다.

그러나 당시 왜군의 선봉장이었던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소서행장)의 동상이 평화정원에 세워진다는 소식에 전국적인 비난이 일었고, 순천시는 왜장 동상 설립 계획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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