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내가 국정원 '프락치'" 주장한 제보자 잇단 소환

머니투데이

안채원 기자

서울중앙지검./사진=뉴스1

국정원에서 이른바 '프락치'를 시민단체에 잠입시켜 수년간 민간인 사찰을 해왔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제보자를 이틀 연속 소환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0부(부장검사 김도완)는 전날(27일)과 지난 26일 제보자 김모씨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그간 확보한 증거 자료 및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과 김씨 제보가 서로 일치하는지 등 세부 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지난해 9월 자신이 국정원 지시를 받아 '통일경제포럼'의 간부로 활동하면서 해당 단체 소속 간부 등에 대한 정보를 파악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자신이 월 200만원과 수십만원의 성과급을 받고 일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검찰에서 일관되게 당초 제보했던 내용과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에 대한 검찰 조사는 6차례 이상 진행됐다. 앞서 검찰은 최모 통일경제포럼 대표를 고소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또 국정원 소속 직원들도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김씨를 한 차례 정도 더 소환한 뒤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0월 통일경제포럼 등은 서훈 국정원장을 비롯해 국정원 기조실장, 경기지부장 및 소속 수사관 등 15명을 국가정보원법 위반(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이들은 "진상조사 결과 국정원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과 같은 일종의 간첩조작을 목적으로 2014년 10월쯤부터 2019년 8월쯤까지 약 5년간 제보자를 프락치로 이용해 광범위한 민간인 사찰을 해 온 것이 드러났다"고 했다.

이어 "사찰 피해자에게는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진술서 작성을 지시하는 등 증거를 날조하고, 국가 예산을 유흥·성매매 등에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