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타격에 파리만 날릴줄 알았는데…" 용산 아이파크몰의 반전

"영화관이 잘 안돼서 파리만 날릴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여느때처럼 많아서 놀랐어요."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영화관이 몰락한 가운데 그동안 영화관을 통한 집객효과를 톡톡히 봤던 용산 아이파크몰이 자체 콘텐츠 강화를 통해 위기 돌파에 나서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화관 사업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며 고사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국내 최대 영화관 업체 CJ CGV도 "3년 안에 전국 119개 직영점 중 30%에 해당하는 35~40개가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했을 정도다.

문제는 영화관이 입점한 유통업체들도 연달아 타격을 입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마트, 백화점, 복합쇼핑몰 등은 앵커 시설(고객을 유인하는 시설)로 영화관을 유치해왔는데, 코로나19로 영화관들이 어려워지면서 쇼핑몰도 집객에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당연히 CGV 본사가 위치해있고, 20개 상영관·3888석 규모로 CGV가 입점한 용산 아이파크 몰의 타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용산 아이파크몰엔 세계 최대 규모의 아이맥스(IMAX)관이 들어서 '용아맥'이란 줄임말이 있을 정도로 용산 아이파크몰과 CGV의 정체성은 거의 동일한 것으로 인식됐을 정도라 이 같은 우려는 더욱 컸다.


하지만 현재 아이파크몰은 CGV 타격으로 인한 집객 공백을 거의 메꾼 상태다.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CGV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연쇄 피해가 온 게 사실"이라면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매달 고군분투해온 결과 지금은 코로나19 이전의 집객 수준과 비슷한 수준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타격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1월 대비 2월엔 입차량이 30% 줄었고 3월에도 38% 줄었지만, 이후 매달 F&B(식음료) 매장을 확대하고, 체험 콘텐츠 등을 강화하면서 지난달엔 지난 1월 대비 입차량이 5%밖에 줄지 않을 정도로 회복됐다는 설명이다. 입차량은 매출과 정비례하진 않지만 집객수를 대변하는 수치다.

아이파크몰은 코로나19가 본격화됨과 동시에 F&B(식음료) 콘텐츠 강화에 전력을 다했다. 지난 2월 7층에 2000평(약 6700㎡)규모로 '푸드시네마'(고메 스트리트)를 조성, 프리미엄 다이닝 존과 고메 푸드코트, 고메 캐주얼 비스트로 등 3가지 차별화된 존에 총 21가지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이곳엔 인도 음식점인 '아그라'를 비롯해 블루리본 서베이 선정 스시 전문점 '스시산'의 캐주얼 브랜드 '스시산블루', 샐러드 전문점 '잇샐러드', 중국 딤섬 전문 음식점 '크리스탈제이드', 한식당 '장사랑더하기' 등이 입점했다.

지난 3월에는 4층을 카페 거리로 개편, '더티초코, 빨미까레' 등이 핫한 아우어베이커리와 '광화문 베이글의 성지' 포비 등을 입점시켰다. 유명 파티셰가 빵을 만들고 가구 등을 함께 판매해 '힙'한 느낌을 주는 '고트레&고카페'도 들였다. 연달아 5~6월에는 1층 개편에 나서, 쉑쉑 버거, 타르틴 베이커리, bmw 모터샵, 아방 갤러리 카페 등을 입점했다. 또 지난 7월엔 6층에 Pick6(픽6) 스낵바를 오픈, 크레페 전문점 위크레페, 떡볶이 전문점 홍미단 등을 열었다.

일부러 찾아가야하는 온갖 핫한 식음료 매장을 한곳에 모으자, 코로나19로 떠나간 고객들이 아이파크몰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유통가 F&B 강화 바람은 전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트렌드인데, 간편하게 쇼핑 경험을 즐기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나며 쇼핑몰의 중심이 외식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점을 잘 공략해 그나마 코로나19 위기를 방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용산 아이파크몰 필라테스 클래스

여기에 더해 정기적으로 쇼핑몰을 찾아야하는 이유를 더했다. 지난 3월부터는 플라워 클래스를 한달에 한두번씩 비정기적으로 열고 있고, 지난 7월부터는 매주 토, 일마다 필라테스 클래스를 진행 중이다.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백화점들에 비해 복합쇼핑몰은 상대적으로 명품 라인을 내세울 게 없기 때문에 더더욱 콘텐츠 강화에 힘을 실었고, 이게 적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