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인허가 기업 유보소득 과세 대상서 제외

머니투데이

세종=김훈남 기자

김용법 기획재정부 1차관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 취지와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정부가 벤처기업과 정부 인·허가 대상 기업을 초과 유보소득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또 투자와 부채 상환, 고용, R&D(연구개발)를 위해 지출한 금액은 과세 대상 유보소득에서 제외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의실에서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 경제단체 간담회를 열고, 개인유사법인 초과 유보소득 과세 제도 설계 방향을 공개했다.

앞서 정부는 2020년 세법개정안에서 개인유사법인이 기업에 남겨둔 초과 유보소득에 대해 과세하겠다고 밝혔다. 최대주주·특수관계자가 80% 이상 지분을 소유한 법인을 개인유사법인으로 보고, 당기 순이익 가운데 일정 비율 이상 회사에 쌓아둘 경우 배당으로 간주해 과세하는 게 골자다.

유보소득 과세는 2021년 1월 이후 사업연도부터 적용된다. 이를 두고 중소기업계에선 “기업 성장을 위한 유보금을 소득으로 보고 세금을 물린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용범 차관은 “법인세율과 소득세율 차이에 따른 조세회피를 막고 개인사업자와의 과세형평을 높이기 위해 개인유사법인 과세제도를 도입한다”며 “정상적인 법인이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마련한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이자와 배당소득, 임대료 등 수동적 수입 비중이 적정수준인 50%를 넘지 않는 법인이 당기 또는 향후 2년 이내에 사용한 △투자 △부채상환 △고용 △R&D 비용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투자를 비롯한 생산적 경영활동을 한 금액을 세액에서 공제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벤처기업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거나 다른 법률·제도상 인허가 규제 등을 적용받는 법인은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김 차관은 “시행령 개정 사안을 감안하면 투자와 고용 등 생산적인 경영활동을 하는 대부분 법인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소득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법인 형태를 운영하는 일부 법인만 적용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