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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도 못 먹어요, 4등급이라"…중국판 '경제 카스트'[관심집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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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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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3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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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과일 시장. / 사진 = 바이두
중국의 한 과일 시장. / 사진 = 바이두
"스벅도 못 먹어요, 4등급이라"…중국판 '경제 카스트'[관심집中]
"체리를 마음껏 사 먹지도 못 하다니. 저는 6등급인가 봅니다"

지난해 중국의 SNS인 웨이보에는 자신이 대학원을 졸업한 후 금융회사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힌 한 여성의 글이 게시돼 화제가 됐다.

이 여성은 구매 가능한 물건에 따라 총 15등급으로 '경제 계급'을 분류한 뒤, 자신은 체리를 마음대로 사 먹지도 못할 정도로 어렵다며 6등급에 불과하다고 호소했다. 이 글에는 수많은 현지 누리꾼들이 공감하며 잇따라 자신의 등급을 비교하는 글을 남겼다.


스타벅스는 '5등급' 아이폰은 '11등급'…중국의 '경제 카스트'


경제적 상황에 따라 자유를 나타낸 등급표. 중국 SNS 등을 통해 확산되며 이목을 끌었다. / 사진 = 바이두
경제적 상황에 따라 자유를 나타낸 등급표. 중국 SNS 등을 통해 확산되며 이목을 끌었다. / 사진 = 바이두

여성이 공개한 등급표에 따르면, 어떤 물건을 구매하거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 경우 그 등급에 속한다. 인도의 신분제인 '카스트 제도'와 닮은 이 '경제 카스트'는 1등급부터 15등급까지로 나뉘어 있으며, 숫자가 커질수록 부자 계급을 의미한다.

1등급의 경우 중국의 불량식품인 '라티아오'(辣条)를 마음껏 먹을 수 있으며, 자신이 스타벅스 커피를 마실 수 있을 경우 5등급에 속한다. 아이폰을 구매할 수 있으면 11등급이며 가장 윗단계인 15등급은 내 집 마련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

그 중 체리가 6등급에 속하게 된 것은 중국 내에서 고급 과일에 해당된다는 인식 때문이다. 지역별로 다르지만 베이징을 기준으로 보통 1근에 70위안(한화 약 1만 1000원)정도에 판매되는데, 다른 과일이 30위안(약 5000원)을 잘 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고가의 과일인 셈이다.

이외에도 '경제 카스트'의 분류에 따르면 중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淘宝网)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으면 10등급, 원하는 장소로 여행할 수 있으면 12등급에 속한다. 연인을 만나 데이트를 즐길 수 있으면 14등급으로 상류층이다.

웨이보에는 사람을 소개받을 때에 이 등급표를 사용한다는 누리꾼들도 등장했다. 자신을 상하이에 거주하는 여대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친구들은 최소한 10등급 이상이어야 하고, 남자는 12등급 이상이어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장난 섞인 글을 남겼다.


취업난에 코로나까지…'경제 카스트'는 중국 청년의 한숨


8일 베이징의 출근시간 지하철역에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북적이고 있다.   ⓒAFP /사진 = 뉴스1
8일 베이징의 출근시간 지하철역에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북적이고 있다. ⓒAFP /사진 = 뉴스1

이처럼 중국 내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체리도 사 먹지 못한다'는 자조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데에는 최근 심화되고 있는 물가 상승과 경직된 직장 문화가 반영돼 있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대도시의 청년들은 '월 1만 위안(약 170만 원)을 벌어도 살기가 힘들다'고 푸념한다.

베이징에서 외국계 기업에 종사하는 20대 직장인 A씨(익명 요구)는 "매달 버는 돈에 비해 식료품이나 월세 등 생활비가 턱없이 비싸다"며 "이렇게 모아 언제 차나 집을 사서 결혼하나 싶다. 친구들 사이에선 '부모 찬스'가 없으면 불가능하단 말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 매체 신징빠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졸자 초봉은 5440위안(약 94만원)으로, 중국의 물가 수준이 한국보다 낮음을 감안하더라도 집을 마련하고 차를 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중국의 집값도 서울보다 훨씬 높다.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소 센추리21에 따르면 베이징의 단독주택 1㎡당 평균 가격은 995만원이며 아파트 평균 가격은 1㎡당 942만원(2017년 기준)이다. 같은 해 서울은 단독주택 1㎡당 436만원, 아파트 1㎡당 676만원이었다.

여기에 올해 초 코로나19가 중국 전역을 휩쓸면서 식품 등의 물가도 덩달아 치솟았다. 지난 4월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소비자물가(CPI)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3~4%씩 상승하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1~2월에는 5%까지 올랐다.

게다가 중국의 청년들은 직장에서 살인적인 근무 시간을 견뎌야 한다. 중국의 스타트업이나 IT 기업에서는 일명 '피땀 문화'(血汗)로 불리우는 996 근무제를 도입했는데, 매일 아침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 6일간 72시간을 쉬지 않고 근무하는 제도다.

이 근무제는 마윈 알리바바 전 회장, 류창둥 징둥그룹 회장 등 중국 재계 총수들이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나섰다. 류창둥 회장은 "996이 아니라 8116(8시부터 11시까지 6일간)으로 일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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