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기억력·문해력 떨어지냐" VS 정경심측 "사과하라"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사모펀드 및 자녀 입시비리' 등의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29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10.29/뉴스1

자녀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공판정에서 검찰과 변호인들이 말싸움에 가까운 충돌을 보이며 대립했다.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검사가 변호인 측 주장에 대해 "기억력, 문해력이 떨어지는 거 아니냐"고 반박하자 변호인단은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은 정경심 교수 측의 서증조사가 주로 예정됐다. 그동안 검찰에 의해 제시된 증거들에 대해 변호인들이 증거능력이 없거나 위법증거라며 탄핵을 하는 과정에서 검찰 측 포렌식 결과에 대해 '허위 보고서'라고 변호인들이 단정하며 고발하겠다고 한 게 문제의 원인이었다.

정경심 변호인단 "대검 포렌식보고서 허위 공문서다…합당한 책임 물을까 논의 중이다"변호인들은 대검찰청 디지털포렌식분석보고서에 대해 문제삼으며 작성자이자 공판에 증인으로도 출석했던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에서 근무하는 이모 팀장에 대해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제출된 분석보고서에 대해 변호인들은 "허위 공문서"라고 주장하며 허위공문서작성 혐의로 대검 포렌식센터 수사관을 고발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변호인 측은 동양대 강사 휴게실에 있었던 컴퓨터의 '맥어드레스', '휴게실 복합기 설치 드라이버 업데이트 날짜', 'MS 피드 프리패치 분석 결과' 등에 대해 대검 포렌식보고서가 의도를 갖고 쓰였다고 주장했다. 소프트웨어 다운로드 시점이나 업데이트 날짜 등을 검찰 공소내용에 맞도록 일부러 틀리게 썼다는 주장이었다.


변호인들은 "피고인 정 교수에게 불리하게 하거나 유죄심증을 전제로 억지로 끼어맞춘 것들이 다수 발견됐다"고도 했다.

검찰 "보고서 제대로 읽었냐 PPT 기억 안 나냐"이에 검찰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공판 검사는 "보고서가 허위라고 하는데 전에 제가 관련 내용을 법정에서 PPT할 때 분명히 2월25일이라고 했다"며 "기억이 나지 않으시냐"고 반박했다. 이어 "해당 보고서 내용을 잘 읽어보면 변호인단이 지적한 날짜는 다른 것에 관한 것인데 문해력이 떨어지시는 거 아니냐"고도 했다. 제대로 쓰인 보고서를 잘못 읽고 변호인단이 엉뚱한 주장을 한다며 검찰 포렌식 수사관에 대해 법적 조치 운운한 변호인단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 것이다.

대검 분석보고서 내용 중 복합기 드라이버 업데이트 날짜에 대해 '3월25일'로 쓴 부분이 '2월25일'의 고의적 허위 표기라고 변호인단이 주장한 것에 대해, 대검 보고서엔 '2월25'로 제대로 쓰여 있었고 '3월25일'은 다른 내용에 관한 날짜일 뿐 아니라 지난 공판기일에서도 검찰 PPT내용에서 드라이버 업데이트 날짜를 '2월25일'로 설명했는데 "왜 제대로 기억하거나 읽지 못했느냐"는 핀잔이었다.

검사와 변호인 측이 감정적으로 충돌하자, 재판장이 나서 경고했다. 재판장은 검찰 측에 "그런 표현하지 말아 달라 주의드린다"고 했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 부인에 대한 질의를 하고 있다. 이날 조국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딸 입시·사모펀드·웅동학원 문제가 쟁점이다. 2019.9.6/뉴스1

변호인단 "사과하라"에 검사 "포렌식 수사관 고발하겠단 압박에 흥분"변호인 측은 오전 공판이 끝날 때까진 검사의 발언에 대해 추가로 반박하지는 않았다가, 점심 후 오후 2시 재판이 속개되자마자 사과를 요구했다.

변호인은 "오전에 검사가 듣기 좀 민망한 말씀을 하셨고 재판장이 마침 조기에 경고말씀해줘서 그부분은 더 말씀 안 드린다"면서도 "다만 검사와 변호사가 법정서 이렇게 치열하게 논쟁을 벌이다 보면 때론 날선 공방도 하고 경우에 따라선 경계 넘나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오전에 했던 말씀은 경계를 많이넘어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과거에 30여년 법정에 있으면서 공안사건은 이보다 훨씬 날세우며 대립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개인적인 비난이나 모욕주는 것들은 오늘처럼 있었던 경험은 얼마 없었다"며 "순간적으로 대단히 당혹스러웠고 저희는 강요하는건 아니지만 검사가 그 부분에 관해서 간단히 사과 정돈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사과를 안 하면 변호인단에서 변호사가 사과를 요구했다고 조서에 남겨줄 걸 희망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해당 검사는 "적절치않았다는 지적을 재판장도 했고 법조 선배이신 변호사도 말하기 때문에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다만 그 배경에 흥분할 수 밖에 없던 게 검찰 공무원이 허위공문서를 작성했고 그에 대해 고발하겠다는 압박주신 건 우리가 특정 목적 갖고 하는 게 아니고 공무수행하는 건데 폄하하신 것에 다소 마음의 격동이 있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