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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취해 기억 안 나" 을왕리 음주운전 동승자 '혐의 부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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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0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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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승자 부인에…유족 측 "큰 슬픔, 재판부 현명한 판단 기대"

인천 을왕리에서 치킨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음주 운전자와 동승자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가운데, 동승자 B씨(47)가 5일 오전 인천지법을 빠져 나오고 있다. 2020.11.5/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인천 을왕리에서 치킨배달을 하던 50대 가장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음주 운전자와 동승자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린 가운데, 동승자 B씨(47)가 5일 오전 인천지법을 빠져 나오고 있다. 2020.11.5/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을왕리 치킨배달 가장 교통 사망사고'의 동승자가 첫 재판에서 한 말이다. 그는 수사기관에서 재판에 넘겨져서도 사실상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을 유지했다.

법률적으로 윤창호법이 적용돼 공범으로 혐의가 적용된 점과 음주 교사 혐의를 부인한다는 취지다.

5일 오전 10시40분 인천지법 형사3단독 김지희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동승자 B씨(47·남)는 "법률적으로 윤창호법이 적용될 수 있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면서 "공동정범이 성립하는지 법률적으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질 않는 데 A씨와 일행들의 진술로 공동정범이 되고, 음주교사 혐의가 적용됐다"면서 "음주 방조는 인정하나 교사는 인정하지 못한다"고도 했다.

구속기소된 운전자 A씨(34·여)는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했지만, B씨는 이와 반대되는 입장을 유지했다.

B씨가 혐의를 일부 부인하면서 재판은 한차례 속행됐다.

B씨 측은 당일 함께 술을 마신 A씨의 친구를 증인신청했다.

재판부는 B씨 측 증인신청을 받아들여 다음 재판에서 1시간가량 증인신문하기로 했다.

B씨는 재판이 끝난 후 몰린 취재진을 향해 "죄송하다"고 말하면서 90도로 3번 고개를 숙였다. 이어 "피해자 가족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했는지" 여부를 묻는 취재진을 향해 "변호사를 통해 계속하고 있다"고도 했다.

B씨 측이 혐의를 사실상 전면 부인하자 유족 측 변호사들도 재판 후 몰린 취재진을 향해 입장을 나타냈다. 유족 측 안주영 변호사는 "동승자는 기존에 언론에 알려졌던 대로 범행을 거의 전면 부인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과실범이 공동정범이 성립할 수 없다는 주장으로 보이는데, 공동의 주의의무가 있었고 결과에 대한 예측 가능성도 있었다면 과실범의 공동정범도 성립할 수 있기에 동승자가 주장하고 있는 무죄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윤창호법 시행 이후 동승자에게 적용된 첫 사례이기 때문에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을 해주셔서 윤창호법 취지를 제대로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김민기 변호사는 "유족 측은 동승자가 범행을 부인하는 것에 대해서 매우 큰 슬픔과 분노에 빠져 있었는데, 공판 과정에서도 범행을 부인하는 모습을 보고 매우 큰 슬픔에 빠졌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도 말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윤창호법) 혐의로 구속된 A씨(34·여)/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윤창호법) 혐의로 구속된 A씨(34·여)/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검찰은 앞서 음주방조 혐의로 송치된 동승자에게도 사고 과실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동승자를 공범으로 기소했다. 또 동승자가 "적극적으로 시켜서 A씨가 음주운전을 했다"고 보고 동승자에게 교사 혐의도 추가 적용했다.

A씨 등은 지난 9월 9일 0시52분께 인천 중구 을왕동 한 호텔 앞 편도2차로에서 만취해 벤츠 승용차를 몰고 400m가량을 시속 22㎞를 초과해 달리면서 중앙선을 넘어 마주 달리던 오토바이를 받아 운전자 C씨(54·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치킨 배달을 위해 오토바이를 몰다 변을 당했다.

을왕리 치킨배달 50대 오토바이 운전자 사망사고 현장 블랙박스 모습(인천소방본부 제공)2020.9.16/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을왕리 치킨배달 50대 오토바이 운전자 사망사고 현장 블랙박스 모습(인천소방본부 제공)2020.9.16/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조사 결과 A씨는 사고 발생 당일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B씨 일행 술자리에 합석해 함께 술을 마시다가 처음 만난 B씨의 회사 법인 차량인 벤츠를 운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94%의 면허취소 수치로 나타났다.

A씨는 검거 당시 경찰 조사에서 만취상태로 운전한 경위에 대해 횡설수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재조사 당시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면서 "대리를 부르자고 했는데, B씨가 음주운전을 하라고 시켜서 운전했다"고 진술했고,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음주방조 등 혐의에 대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윤창호법으로 알려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및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지난달 14일 구속돼 18일 검찰에 넘겨졌다. B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사)방조 및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방조로 입건돼 지난달 24일 송치됐다.

검찰은 지난달 18~29일 A씨와 B씨에 대한 보완수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B씨도 사고를 일으킨 과실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사)의 공동정범으로 결론지었다.

공동정범은 형법 제30조에 따라 2인 이상이 공동해 죄를 범할 경우,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하도록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B씨는 A씨와 동일한 형으로 처벌받게 된다.

검찰은 진술 및 증거를 토대로 B씨가 A씨에게 음주운전을 하도록 적극적으로 교사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사건의 중요성을 고려해 두 사건 모두 부장검사를 주임검사로, 소속 검사 2명을 수사 참여 검사로 지정하고 사건 전반에 관한 수사를 신속하고 심도있게 하도록 했다"면서 "수사 결과 동승자가 단순 방조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음주운전을 교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음주 사망사고에 대해 피고인 A뿐만 아니라 B에게도 과실이 있다고 판단해 공동정범으로 의율했다"면서 "윤창호법으로 동승자를 공범으로 판단해 기소한 사례는 전국 첫 사례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향후 피고인들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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