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파 캠페인이냐"…여행쿠폰 기사에 줄 잇는 비판 댓글

(전주=뉴스1) 유경석 기자 = 국내여행 숙박비 3만∼4만원 할인쿠폰 100만장(3만원 할인권 20만 장, 4만원 할인권 80만 장)이 배부를 하루 앞둔 3일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에 위치한 한옥숙박 시설들의 모습.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정 중단했던 숙박·여행 상품 할인 쿠폰을 4일부터 지급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쿠폰 이용 가능 기간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등 성수기를 제외하고 11월 4일부터 12월 23일까지다. 쿠폰 할인 가능 시설은 호텔, 리조트, 콘도, 펜션, 농어촌민박, 모텔 등 국내 숙박시설이며, 미등록 숙소나 해외 온라인 여행사에서 예약하는 숙박시설에는 쿠폰을 사용할 수 없다. 2020.11.3/뉴스1

정부가 7일부터 적용하는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부터 적용하기로 했지만 최근 코로나19(COVID-19) 환자가 급증한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선 1.5단계로 상향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 8월 추진했다 중단한 여행쿠폰을 배포하고 있어 비수도권으로의 확산을 가속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5일 코로나19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백브리핑에서 “현재 발생 양태가 제시한 기준을 충족한 곳이 없어서 새로운 거리두기는 1단계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중대본은 거리두기 1단계를 출발점으로 삼았지만 확진자가 증가한 일부 지자체는 벌써부터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했다. 충남도는 이날 0시 기준 23명의 환자가 발생하자 집단감염이 발생한 천안·아산지역에 5일 오후 6시부터 1.5단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해당 지역은 결혼식, 장례식, 목욕탕, 학원, 이미용업 등 일반관리시설은 4㎡당 1명의 입장제한을 받으며 100명 이상 집회 등이 금지된다. 하루 기준 23명은 지금까지 충남에서 발생한 가장 많은 환자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달 22일부터 문화·예술공연 할인티켓 배포를 시작한 데 이어 방역위험을 고려해 자제했던 여행 숙박 할인쿠폰을 지난 4일부터 배포했다. 지난 8월 침체된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소비쿠폰 사업을 진행했다가 코로나19 확산의 빌미를 제공한다는 지적에 따라 취소한 바 있다.


할인쿠폰 지원사업이 수도권에 집중된 코로나19 유행을 전국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는 이전부터 계속돼왔다. 지난 8월 할인쿠폰 지급이 시작되자 감염병 전문가들은 일제히 “외부활동이 늘어나면 접촉자가 증가하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반발이 크자 정부는 할인쿠폰 정책을 대부분 중단하거나 취소했다.

상황이 이렇자 할인쿠폰 지원사업 재개에 따른 정부의 정치적 부담은 한층 커졌다. 실제 할인쿠폰 지원사업 관련 기사에는 정부의 여행장려 정책을 우려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코로나 확산 장려 정책’이나 ‘대국민 코로나 전파 캠페인’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안정적 상황이 아님에도 소비쿠폰 발급을 결정한 것은 경제상황까지 고민해야 하는 정부의 고육지책이라며 얼마든지 상황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개인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져서 정부가 쿠폰을 발급했다고 오인해선 안된다”며 “여행을 간다 하더라도 새로운 집단보다 가족같이 오래 함께 생활한 가족 단위로 가는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