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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족쇄 채우는 '투자갑질'…한쪽 쏠린 '불공정계약' 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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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하 기자
  • 박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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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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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코로나19(COVID-19)로 자금 유동성 위기를 겪은 핀테크 스타트업 A사는 최근 벤처캐피탈(VC)의 대규모 투자유치를 거절했다. 투자계약 조건으로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을 요구해서다. 특히 해당 VC가 손익분기점(BEP) 달성 시기를 미리 정하고, 회사가 일정을 지키지 못하면 투자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독소 조항까지 요구하자 결국 투자를 받지 않기로 했다.

#사례2. 공유 모빌리티 스타트업 대표 B씨는 1년여간 소송에 시달렸다. 국내 대기업 계열 VC에서 8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믿고 작성했던 투자계약서의 '위약벌' 조항이 문제가 됐다. 당초 기대와 달리 회사가 부진을 겪으면서 폐업 위기에 빠지자 VC는 계약서를 내밀면서 소송을 걸었다. 투자금과 15%의 이자비용까지 10억원을 청구했다. B씨는 소송이 마무리된 이후 스타트업 업계를 떠났다.


자금회수 골몰하는 '무늬만 위험자본'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5년 이후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에서 불공정계약 등으로 적발돼 시정요구 등 조치까지 받은 VC들의 투자계약 사례는 120여건에 달한다. 시정요구까지 받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관행에 따른 투자자 중심의 불공정계약은 상당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포스코기술투자는 스타트업과 보통주 지분 투자계약을 맺으면서 투자자에게 유리한 '특별상환청구권'을 약정조항으로 넣은 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보통주 투자는 기본적으로 투자 실패의 책임을 투자사가 안고 가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들은 재무적인 부담이 가장 낮은 보통주 투자방식을 선호한다.

한 국내 중견 VC 관계자는 "보통주 투자를 하면서 각종 약정조항을 다는 것은 일종의 꼼수투자 방식"이라며 "보통주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환사채(CB) 투자와 다르게 재무적인 부담이나 투자실패 위험을 회사에 떠넘기지 않겠다는 인식을 전제로 한 것인데 별도 조항을 달면 무늬만 유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발 더 나아가 불법적인 이면계약을 요구하는 일들도 있다. 스타트업 D사는 시드투자를 유치하는 단계에서 투자자로부터 정부 지원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도울테니 지원금액의 20%를 컨설팅비용으로 돌려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E사는 엔젤투자를 받으면서 정부의 매칭펀드 투자를 빌미로 본인의 투자금을 일정기간 이후 바로 회수하는 식의 '가장납입'을 요구받기도 했다.

정부는 불공정계약 피해 예방과 구제를 위한 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벤처투자는 올해부터 '벤처투자 부당행위 신고센터'를 신설·운영 중이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벤처기업의 불합리한 계약환경을 막기 위한 사후관리 업무를 수행,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창업가 등 피투자기업이 계약조건을 잘 몰라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투자계약 교육 등도 지원 중"이라고 말했다.


"'투자자 보호' 우선인 투자계약서 관행 고쳐야"


스타트업 투자계약서는 조항 대부분이 투자자 보호에 중점을 두고 있다. 피투자사(스타트업)에 대한 안전망보다는 사실상 투자자들의 위험을 줄이려는 보호 목적으로 작성된다. 문제가 생겼을 때 스타트업과 투자사들의 불공정계약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투자자에게 피해를 끼쳤을 때 징벌적인 보상을 더하는 위약벌 조항, 연대보증책임, 우선매수권 등이 대표적인 투자자 보호조항이다. 최철민 최앤리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스타트업 투자계약서에는 다른 계약서들과 달리 상당히 포괄적인 범위에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을 스타트업들에 전가하는 조항들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최 변호사는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는 '을'이지만, 덧붙이는 약정조항이 너무 많거나 위약벌 조항들의 범위나 내용이 과하다 싶으면 적극적으로 수정을 요구해야 한다"며 "추가적으로 최소한의 방어조항을 덧붙이는 시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VC업계에서는 투자자 중심의 계약서 관행은 정보의 불균형 때문에 생긴 불가피한 부분이라고 항변한다. 국내 대형 VC 대표 출신 한 업계관계자는 "만약 피투자사에서 악의적으로 대표의 학력, 경력부터 중요 경영정보까지 숨기거나 허위로 알려주면 투자자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며 "이 같은 정보 불균형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한 장치들을 만들다 보니 일부분은 과하게 적용된 도 생겨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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