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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온라인 강의 시대의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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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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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10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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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온라인 강의 시대의 대학
올해 초 코로나19가 처음 창궐하고 대학들이 비대면 수업을 도입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잠정적일 것으로 생각됐다. 그러나 길어지고 있다. 국내외 많은 대학들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거나 하이브리드로 한다. 하이브리드는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일부만 강의실에서 수업에 참여하고 다른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하이브리드는 온라인보다 대면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전제하에서 실시된다. 그런데 지난달 하버드 로스쿨에서는 내년 봄학기를 온라인으로만 수업하기로 결정했다. 하이브리드 방식에 문제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로스쿨에서는 전통적인 교수 방법인 문답대화와 토론의 소크라테스식 강의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온라인 수업이 가장 어려울 것으로 생각됐다.

그러나 이제 약 1년간 온라인 강의를 진행해본 결과 교수와 학생 공히 창의적인 적응에 성공해서 로스쿨 특유의 교수법과 학습에 있어서도 온라인이 충분히 가능할 뿐 아니라 더 효과적일 수도 있음이 드러났다고 한다. 코로나가 우리에게 종래 방식이 비효율적일 수도 있음을 가르쳐주었다는 결론이다.

하이브리드는 대면 수업 참가자들이 마스크를 쓰기 때문에 온라인 참가자들에게 정보 전달이 잘 되지 않는 문제가 있고 형평성의 문제도 있다. 대면 수업에 참가하고 싶어도 여행 제한, 외국 학생의 경우 비자 문제가 있어 일부 학생은 원천적으로 수업에 나올 수가 없다. 방역 문제에 확신이 없는 경우는 물론이다.

온라인 방식의 보완과제들도 제시된다. 미국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시차다. 자기 나라에서 원격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외국 학생은 물론이고 미국 학생에게도 시차 때문에 각자 적합한 수업시간대를 선택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 집에서 공부할 환경이 좋지 않은 학생을 위해 학교 내에 적합한 공간을 만들어주어야 하고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학생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온라인 학습에 필요한 장비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학생에 대한 지원도 요청된다. 많은 학생에게 등록금에는 집보다 효율적인 인프라와 학교가 제공하는 장비를 사용하는 비용도 포함돼 있는 것이다.

우리 학생들은 교수의 승인은 고사하고 교수나 동료들이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강의를 녹음하는 것이 보통인데 미국 대학에서 이 문제는 매우 엄격한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 우리와는 달리 본인이 사용하기 위해 녹음하는 것은 엄격히 규제되고 질병이나 가정의 긴급상황으로 급우가 대신 녹음하는 것만 허용된다. 온라인 수업이 보편화하는 경우 이 문제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

1년 과정으로 미국에 유학 오던 외국 학생들의 경우 미국에 발도 딛지 못하고 졸업하는 사례가 이제 발생하기 시작할 것이다. 즉 공부만 하고 캠퍼스와 현지체험을 하지 못하게 된다. 하버드의 경우 이 문제는 코로나가 잦아들면 일시적인 방문 기회를 만들어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외국 학생들에게는 쉽지 않은 계획이다.

온라인 방식이 대면 방식보다 못하지 않다거나 오히려 더 낫다는 생각이 정착되면 코로나와 관계 없이도 학교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진다. 지금같이 많은 부지와 시설물이 필요 없다. 관리 방식도 시설관리에서 장비관리로 전환될 것이고 인력도 재배치되거나 교체될 것이다. 대형강의가 복귀하고 교수 대 학생 비율의 의미가 적어져서 아마도 지금보다 교수의 수가 현격히 줄어들 것이고 이는 일반대학원 교육의 형태와 규모를 바꿀 것이다. 결국 대학의 수와 대학 간 격차가 줄어드는 시대가 열린다. 필자도 대면 수업을 선호하지만 그것이 효율성과 기득권을 혼동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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