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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금감원의 책임·금감원의 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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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10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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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사태의 본질은 사모(私募)의 공모화(公募化)다. 그 과정에 금융당국, 운용사, 판매사, 투자자 등이 교묘히 얽힌다.

운용사의 사기, 감독당국의 규제, 판매사의 도덕적 해이, 투자자의 탐욕…. 서로 책임을 돌려도 본질을 덮을 순 없다. 저울로 무게를 잴 성질은 아니라지만 책임의 무게감은 다르다.

사실상의 공모펀드가 사모로 둔갑하도록 방치한 것, 사모의 공모화 책임은 금융감독원에 있다.

이름이 엇비슷한 펀드가 짧은 시간에 만들어져 팔렸는데 ‘방치’했다. 창구에서 팔리는 공모 행위를 ‘사모’라고 봐 줬다. 모든 증권 상품, 보험 상품을 사전에 뜯어보는 금감원의 열정은 ‘사모의 공모화’ 때만 약해졌다.

은행 창구에서, PB센터에서 사모가 ‘판매’되는데 훑어보지 않았다. 사모인지, 공모인지 알아보기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라는 손짓만 해도 시장은 반응한다.

한마디로 금감원은 시장 상황 파악(모니터링)과 검사라는 기본 업무에 ‘소홀’했다. 금융권 대출이 1조원만 늘어도 난리를 치는 게 금감원이다.

은행·보험·저축은행 등 업권별 자료를 받고 개별 회사별 수치를 따져본다. 상황 파악하지 않는 사안은 ‘오케이(OK)’ 신호로 해석한다. 과정의 소통 오류가 있었다고 치자. 그래도 검사(종합검사)라는 게 있다.

2018년 이후 금감원은 은행·증권·보험사에 대해 대대적 종합 검사를 펼쳤다. 제재가 쏟아졌다. 하지만 정작 이 ‘사모펀드’ 문제를 잡아낸 종합 검사는 없었다. (모 증권사는 종합검사에서 내부통제 ‘양호’ 성적표를 받았다)


#방치가 부끄러운, 소홀이 창피한 금감원은 ‘제재’만 부여잡는다. 반성 대신 ‘공격’으로 프레임 전환을 노린다. 돈을 내라는 압박은 투자자 보호로 포장한다.

금융 소비자만 중요할 뿐 금융회사 주주들은 금감원의 관심 밖이다. 배임이나 주주 가치 훼손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돈이 해결되면 맞을 놈이 필요하다. 라임 사태 관련 증권사 전·현직 대표의 중징계(직무정지) 절차를 진행한다. 두 차례 제재심의위원회를 진행했고 10일 최종 결론을 내린다.

증권사 임원 제재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 5단계로 이뤄지는데 라임 판매사 전·현직 대표에 대한 징계는 해임권고 다음으로 무겁다. 4년간 금융사에 발을 담글 수 없는, 퇴출 통보다.

금감원의 중징계 근거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이 아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과 시행령을 들이댔다.

죄명은 ‘내부통제기준 마련 미비’다. 이 법은 금융사의 내부통제가 ‘실효성’있게 이뤄지도록 각종 사항을 규정하도록 해 놨는데 그 ‘실효성’이 애매모호하다. 구체적 기준이 마련됐더라도 사고가 터지면 실효성이 없는 ‘기준’을 마련한 셈이 되기 때문에 ‘죄’가 된다.

‘개인 일탈=내부통제기준 미비’로 비약될 수 있다. 금감원 직원의 구속을 두고 “금감원장의 내부통제는 미흡하지 않았던 걸까”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제재’는 법·제도에 따라야 한다. 여론이나 감정에 휘둘리면 안 된다. 특히 인적 제재·신분 제재에 있어선 더 보수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방망이를 든 금감원은 내달린다. 금감원에 인·허가 요청, 민원 요청을 해 본 이들은 안다. 금감원 문턱을 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쉽게 넘어간 적이 없다.

금융위원회로부터 유권해석을 받아 오라는 주문은 기본이다. 금감원이 금융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해도 되지만 그런 수고를 하지 않는다. 이해당사자나 민원인이 금융위를 찾아가 유권해석을 받은 뒤 금감원에 제출한다.

반면 제재 관련은 그렇지 않다. 인적·신분 제재를 검토할 때 금융위의 유권 해석을 바라지 않는다. ‘지배구조개선법’처럼 애매모호한 법 조항 관련 금융위의 유권 해석을 요청한 사례가 없다. ‘위탁 업무’라면서도 자신의 칼인 듯 마구 흔든다.

그 누구도 모호한 기준으로 제재하라는 위탁을 한 적이 없다. 서울행정법원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 관련 소송에서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문책경고의 권한은 원칙적으로 금융위원회에 있다”며 위탁 관련 설명을 했는데도 금감원은 무시한다.

무엇보다 금융지배구조개선법 조항에 따른 CEO 징계 근거도 명확치 않다.

정부가 통제 실패 때 CEO를 제재할 근거를 마련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것도 현 법령의 문제점을 알기 때문이다.(2018년 9월 국회에 제출된 개정안은 20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정부는 지난 6월29일 같은 내용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내부통제기준 관련 법안이 미흡하다는 것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것인데 이 조항으로 왜 칼춤을 추겠다는 것인지. 아무리 방치와 무능을 덮기 위한 것이라 해도 금감원의 방망이는 너무 비겁해 보인다.
[광화문]금감원의 책임·금감원의 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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