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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윤석열 대망론(大望論) 또는 대망론(大亡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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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익태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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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11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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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검사”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 미운털이 박혀 좌천됐던 윤석열 검사를 두고 나왔던 평이다. 서초동에서는 정치 성향이 오히려 보수에 가깝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그런 그가 보수 정권의 심장에 비수를 꽂으려 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일성은 곧 정권 눈치 보지 않고 범죄가 있으면 수사하는 게 검사라는 말로 각인됐다. “조직을 대단히 사랑한다”는 말은 곧 ‘나는 검찰 주의자’ 라는 고백에 다름 아니었다.

집권 세력은 적폐 수사 1등 공신인 윤석열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검찰총장에 앉혔다. 우리 편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칼을 들이댔다. 검찰 주류인 특수부 출신. 검사가 나라를 바로 세운다는 인식을 갖고 있을 검찰 주의자란 점을 잠시 잊었던 거다. 윤 총장도 마찬가지였다.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를 해달라’ 문재인 대통령의 당부를 곧이곧대로 믿었다. ‘윤석열 대망론’(大望論)의 시발은 이런 양측의 오판에서 비롯됐다.

윤 총장의 몸집을 키운 것은 현 집권세력이다. 그 중에서도 추미애 법무장관의 역할이 매우 컸다. 정권의 명운을 걸었다는 검찰 개혁이다. 어떤 정치 세력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검찰, 요체는 검찰의 민주화였다. 검찰을 우리 편으로 만들자는 게 아니었다. 유불리에 따라 일관성 없이 이뤄지는 피의사실 공표. 수사지휘권 남발. 정권은 무한할 수 없다. 제도적 관점에서 아주 나쁜 선례를 남겼다. 결국 검찰개혁의 본령은 희석됐다. 추미애-윤석열 싸움판으로 변질 됐다. 자기 발로 걸어나가지 않는다면 인사권자가 내칠 수도 없는 구도가 돼버렸다. 원칙을 중시하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그렇게 윤 총장은 반문(反文)의 상징이 돼버렸다.

조건은 어느 정도 갖춰졌다. 구국의 일념에 특수수사를 하며 정무감각도 갖추었을 터. 대중의 지지까지 더해졌다. 야권 지지율 1위다. 압도적이다. 상품성도 있다. 박근혜는 이명박과 대립했다. 세종시 이전을 둘러싼 갈등은 그 정점이었다. 아버지 후광에 더해 그렇게 스토리를 만들어 내며 힘을 키워갔다. 윤 총장의 경우 상품성이 저절로 만들어 지고 있다는 게 적확하다. 박근혜 정권에 맞섰던 과거에, 살아있는 현 정권과 대립하는 모습까지 더해지고 있다. 현재 진행형인 스토리의 힘은 강력하다. 지리멸렬한 보수 진영에선 찾아볼 수 없는 존재감이다.

진보 진영에선 단죄해야 할 ‘정치 검찰’ 이지만, 반문 진영에선 ‘강직한 검사, 정치에 휘둘리지 않는 검사’다. 팬덤은 그렇게 형성된다. 윤 총장은 정치를 할 거냐는 물음에 선뜻 ‘노(N0)’를 외치지 않았다. 검찰총장으로서 진짜 마음을 먹었어도 드러낼 수 없는 위치다. 오히려 그 애매 모호함이 지지층의 기대를 더욱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을 하면 어떨까’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는 거다.

관심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윤 총장의 대권 도전 여부는 알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러나 본인의 의지와 상관 없이 대망론이 꿈틀 거리고 있다. 주변에서 지레짐작으로 흘린 ‘할 수도 있다’는 말이 정치입문으로 기정 사실화되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 단 성공하지 못했어도 고건, 안대희, 안철수, 반기문 등 이 정도 대중적 지지에 정치판에 불려 나오지 않는 비정치인들은 거의 없었다.

윤 총장이 퇴임 후 일정 시간을 보낸 뒤 ‘나라 위해 봉사’라는 말을 꺼내면 어떻게 될까. 정치 입문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에 온갖 정치 공학적 상상을 펼치는 것은 부질 없는 일이다. 반문의 상징을 넘어 반문의 중심이 될지조차 불분명하다. 야권 후보로 본선에 등판하기까지 여러 관문을 거쳐야 한다. 전직 대통령 2명을 구속 시켰다. 강한 비토 세력이 존재한다. 보수 진영의 구원도 극복해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윤 총장의 부상은 뚜렷한 후보를 갖지 못한 반문 진영의 상황과 맞물린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 하여 대망론이 대망론(大亡論)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다분하다. 어찌 됐든 분명한 것은 있다. 결말이 예견된 대선 드라마가 보다 흥미진진해졌다는 거다.
[광화문]윤석열 대망론(大望論) 또는 대망론(大亡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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