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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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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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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12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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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진심으로 맡고 싶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2007년 3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임명됐을 때, 이런 심정이었다고 했다. 비서실장을 마치고 몇년 후 그 이유를 설명했다. 비서실장에 앞서 민정수석과 시민사회수석을 지냈던 터라 힘든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대통령의 퇴임 이후까지 함께 해야하는 마지막 비서실장의 ‘운명’이 부담이었다.

그 운명 때문인지, 거의 10년만에 청와대로 다시 돌아왔다. 이번엔 대통령이 돼서 왔다. 오자마자 참여정부 시절 경험을 토대로 국정 아젠다 로드맵인 ‘문재인정부 3단계 국정과제 이행계획’을 만들었다. 주요내용은 △새로운 대한민국 1기 ‘혁신’(2017년5월~2018년) △새로운 대한민국 2기 ‘도약’(2019~2020년) △새로운 대한민국 3기 ‘안정’(2021년~2022년5월) 등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은 이 로드맵에 맞춰 비서실장을 기용하고 있다. 1기땐 임종석 전 비서실장이 문 대통령을 20개월간 보좌했다. 얼마 남지 않은 2기는 노영민 현 비서실장이 책임지고 있다. 로드맵대로라면 올해말이나 내년초까지가 임기다. 대통령에게 인사를 추천하는 인사추천위원장을 맡고 있는 노 실장은 올해 말 개각이 마무리되면 청와대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문 대통령과 남은 임기를 함께 할 마지막 비서실장은 어떤 사람이어야할까.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일할 때 직원들에게 늘 세 가지 ‘근무 신조’를 당부했다. 첫째, 참여정부의 성공에 대한 확신과 자부심을 분명히 갖자. 둘째, 대통령 임기 마지막 날까지 어느 하루도 헛되이 보내거나 만만하게 지나가는 허술함이 없어야 한다. 셋째, 끝까지 도덕성을 지켜나가자. 여기에 힌트가 있다.

청와대 출신 여권 핵심관계자는 “당시 문 대통령도 스스로 이 세가지를 지키려고 노력했다”며 “문재인정부의 성공에 대한 자부심, 업무처리의 완벽함, 흠잡을데 없는 도덕성이 마지막 비서실장의 조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모든 사안마다 진보와 보수 진영으로 갈려, 자신만 옳다며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에선 한가지 조건이 더 필요하다. 바로 ‘직언(直言)’ 능력이다. 옳고 그른 것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기탄없이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려선 안된다. 대통령에게 왜곡된 여론을 전하거나, 듣기 좋은 말만 해서도 안된다.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고, 대통령이 진실과 마주하게 해야한다. 어쩌면 대통령이 구중궁궐에 갇히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할 수 있다.

시계를 문 대통령 취임 1년 전인 2016년 5월로 돌려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35%~40%선을 유지했다. 10개월 후인 이듬해 3월 박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대통령직을 내려놓게 될지 누가 알았을까. 국정농단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몇 개월새 지지율은 30%포인트 넘게 빠지며 5%까지 수직 급락했고, 결국 파면당했다.

그때 대통령비서실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안을 기각하고, 박 전 대통령은 다시 업무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들도 알고 있었던 박 전 대통령의 미래를 정작 청와대는 모르고 있었다. 그간 얼마나 민심에 귀를 닫았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마지막 비서실장은 대통령에게 항상 솔직해야한다.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도 있어야 한다. 대통령을 어려워하면 정작 해야 할 얘기를 못하게 된다. 불편한 얘기도 스스럼없이 해야한다. 그래야 대통령이 정확한 민심을 읽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임기 후반부를 하산에 비유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마지막 비서실장 재직 당시 “참여정부에 하산은 없다”고 강조했다. 끝없이 위를 향해 오르다가 임기 마지막 날 마침내 멈춰선 정상이 가야 할 코스라고 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청와대 참모진들은 입을 모은다. 문 대통령이 안전하게 등반에 성공할지 여부는 마지막 비서실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文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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