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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고래싸움에 낀 한국…'선택의 시간'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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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세미 기자
  •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 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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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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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美? 中?' 선택 강요받는 한국 (上)

[편집자주] 미국과 중국이 각각 한국에 손을 내밀고 있다. 단 전제가 있다. 내민 손을 잡되 다른 손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첫 통화를 한날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연내 방한이 추진된다는 사실을 흘렸다. 한국은 과연 미국과 중국, 누구 손을 잡거나 놓아야 할까. 원치않는 선택의 시간이 시작됐다.


'사드 악몽'이 다시?…또 시험대 오른 '줄타기 외교'


①中주도 RCEP 출범·바이든 공약 TPP도 성큼

중국이 한국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출범을 예고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을 상대로 기선제압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동맹관계 복원을 거듭 강조하면서 '동맹 지렛대'를 활용한 중국 견제를 공언하고 있다. 당장 바이든이 내년 1월 20일 취임 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중국 견제용으로 구상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복귀해 한국에 가입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블록 주도권 다툼 속에 한국의 '줄타기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 혼란 틈타 RCEP 출범으로 기선제압 나선 중국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FP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AFP
오는 15일 중국 주도의 다자간 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서명식이 화상으로 열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아세안(ASEAN) 10개국 정상들과 온라인 화상회의에서 RCEP에 정식 서명할 예정이다.

RCEP는 역내 경제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FTA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 세계인구 22억명을 권역에 둔다. 대외의존도가 60% 이상인 한국에겐 포기할 수 없는 경제블록인 셈이다.

RCEP는 2012년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처음으로 공식 제안됐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보호무역을 외치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의사를 밝히면서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TPP가 구심점을 잃은 사이 미국의 거센 압박 아래 놓여있던 중국이 역내 경제협력 필요성을 내세우면서 논의를 주도했다.

특히 중국은 차기 미국 정부가 출범하기 전 RCEP를 마무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바이든이 취임한 뒤 TPP에 재가입할 가능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RCEP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TPP로 주도권이 넘어갈 수 있음을 우려한 일종의 기선제압인 셈이다.

◇"바이든 시대 유일한 위협은 중국"…TPP 가입해 中 포위할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AFP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AFP
외교 관측통들은 바이든이 TPP에 다시 가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가 일방주의·고립주의를 표방했다면 바이든은 다자주의 회복을 내세워왔다. 바이든은 파리기후협약, 이란핵협정 등 트럼프가 줄줄이 탈퇴한 다자조약에 복귀한다는 계획을 거듭 밝혔다.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학 정치학 교수는 지난주 CNBC를 통해 "단순히 지정학적 문제라면 (바이든이) 고민할 여지없이 당장 (TPP)에 재가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견제 목적만 생각한다면 재가입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걸림돌은 공화당에 비해 보호주의 색채가 짙은 민주당의 반발일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TPP은 오바마 행정부가 역내 중국의 패권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추진한 다자간 무역협정이다. 2016년 12월 미국, 일본, 캐나다,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칠레, 페루 등 12개국이 서명했지만, 트럼프가 2017년 1월 취임 직후 탈퇴했다. 이후 좌초 위기를 맞았으나 일본의 주도로 미국을 뺀 11개국이 참여하는 점진적·포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으로 탈바꿈했다.

바이든은 부통령 시절 TPP를 지지했다. 최근에도 TPP 재협상을 조건으로 재가입 의사를 내비쳐왔다. 그는 지난해 미국 싱크탱크인 외교협회(CRF) 인터뷰에서 "TPP가 완벽한 협정은 아니지만 미국의 TPP 탈퇴로 아태 경제블록 운전대가 중국에 넘어갔다"고 지적하면서 "TPP는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기 위해 각국이 뭉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미중 갈등에 양자택일 선택지 받나…사드 악몽 피해야

문제는 TPP와 RCEP가 미국과 중국이 각각 아태 경제블록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상징적인 FTA라는 점이다. 우리 정부는 TPP와 RCEP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며, 국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양쪽 모두에 전략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바이든이 TPP를 통한 중국 견제를 노골화하면서 한국에 가입을 요구한다면 우리 입장이 난처해질 수도 있다.

쉬리핑 중국사회과학원 동남아연구원은 최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바이든은 미국의 위상과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TPP에 다시 합류할 것"이라며 "TPP와 RCEP 사이에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사진=AFP
문재인 대통령/사진=AFP
더구나 한국의 어려운 선택지를 받아드는 일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바이든이 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 견제에 동맹의 힘을 빌릴 것임을 공언했다. 한국의 트럼프 체제에서 취하던 '전략적 모호성'이 더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동맹 및 적성국 모두와 맞섰다면 바이든은 유일한 위협으로 중국을 지목하면서 경제와 통상은 물론이고 인권과 환경 문제에서도 동맹 간 연대를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한국에 돈을 요구하는 대신 대중 압박에 적극 동참하길 요구할 것이다.

그게 오바마 정부가 우리에게 요구했던 사드배치 같은 것이라면 문제가 커진다. 사드사태에서 우리는 한동안 중국의 매서운 경제보복에 시달려야 했다. 중국 정부가 한한령을 내리고 혐한을 부추기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같은 중국식 경제보복은 상대만 바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호주가 미국이 제기한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거들자 호주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고 호주 여행과 유학을 금지한 '호주 때리기'가 대표적이다. 중국이 호주를 본보기로 미국 동맹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외교 소식통은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실리만 챙기는 균형 외교가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대중의존도를 줄임으로써 유연하게 대응할 여지를 마련하고, 내부적으로 전략적 우선순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윤세미 기자



미·중의 불편한 러브콜, 한국의 전화위복 돌파구는


[필라델피아=AP/뉴시스]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부인 질 여사와 함께 11일(현지시간)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앞서 재향군인의 날 기념 성명을 내고 "우리나라를 위해 싸운 모든 이가  영웅이며 우리는 그들에게 갚을 수 없는 빚을 지고 있다"라고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2020.11.12.
[필라델피아=AP/뉴시스]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부인 질 여사와 함께 11일(현지시간)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앞서 재향군인의 날 기념 성명을 내고 "우리나라를 위해 싸운 모든 이가 영웅이며 우리는 그들에게 갚을 수 없는 빚을 지고 있다"라고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2020.11.12.

[베이징=신화/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20차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화상 연설을 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이 자리에서 "다자주의가 일방주의를 이긴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했고 앞으로도 계속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11.11.
[베이징=신화/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20차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화상 연설을 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이 자리에서 "다자주의가 일방주의를 이긴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했고 앞으로도 계속 증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11.11.
◇RCEP VS TPP…미중 힘겨루기 결정판

오는 15일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우리나라도 참여한다. 세계 최대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불리는 RCEP 서명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화상으로 참여한다.

RCEP는 중국이 주도해 추진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이다. RCEP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15개 국가가 참여하며, 세계 인구의 3분 1인 23억명을 포괄한다.

중국은 자신들이 주도하는 FTA인 RCEP협정 체결에 2012년부터 공을 들여왔다. RCEP은 2010년 미국이 추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대항마적 성격이 강하다. 그래서 시 주석이 이번 서명식에 직접 나선 것은 미국의 고립전략을 뚫기 위해 우군 확보에 나선 것으로도 평가된다.

문제는 미국이 주도해 TPP에 바이든 행정부가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는 TPP 탈퇴를 선언한 바 있다. TPP와 RCEP가 미중간의 갈등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FTA라는 점에서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또 다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일본·호주 등은 TPP와 RCEP에 동시 가입해있지만, 한국은 TPP에 가입돼있지 않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쉬리핑(許利平) 중국사회과학원 동남아연구원이 "바이든은 미국의 지위와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TPP에 다시 합류할 것"이라며 "TPP와 RCEP 사이에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 대항하려면 RCEP를 통해 무역을 다변화해야 한다"며 "중국이 미국의 정권 교체 전에 서둘러 RCEP를 체결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관저 접견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11.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관저 접견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11.12. photo@newsis.com
◇최강국들의 러브콜, 우리의 원칙이 필요하다

미국의 외교적 압박에 고립위기에 처한 중국은 한국에 유래없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19(신종 코로바이러스) 사태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달 말 또는 내달 초중순 시진핑 주석이 방한(訪韓)하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있어 한국은 미국의 포위전략을 뚫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우군으로 평가된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내세우며 한국에 다양한 반중 정책 참여를 강요할 가능성도 높다. 바이든 당선인이 동맹관계 회복에 나설 가능성이 큰 만큼 한국과 관계개선에 공을 들일 가능성도 높다.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선택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전체 수출의 25%는 중국을 향한다. 반면 안보 측면에서 미국은 핵무기로 무장한 북한과 대치하는데 없어서는 안될 동맹국이다.

양국의 갈등으로 한국은 고통스런 선택의 미로에 내몰릴 수 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모두 한국을 자신으로 편으로 끌어들이려 한다는 점에선 상황이 나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외교 소식통은 "현대사를 보면 한국이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동시에 러브콜을 받은 사례가 별로 없다"며 "한국이 다소 불편한 상황이긴 하지만 이런 상황을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이 적어도 안보 부문에서 만큼은 우리와 미국의 관계를 부정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각각의 상황에 맞게 최적의 선택을 위해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 상황에서 한국외교는 전략적 모호성을 깨고 확실한 독트린(원칙)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최근 한 포럼에서 "우리의 외교목표는 한반도 평화안정 유지, 한반도의 평화통일, 경제발전이라는 독트린을 내세워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중국의 목을 겨냥하는 비수의 역할을 하면 위험한 만큼 미국에 대해선 전략적 절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의 동맹은 평화구축을 위한 것"이라며 "미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한국을 압박하는 것은 자신들이 말하는 도덕정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바이든 첫 통화날 시진핑 방한설이 다시 불거졌다


[베이징(중국)=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19.12.23.  since1999@newsis.com
[베이징(중국)=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19.12.23. since1999@newsis.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한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자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방한 가능성을 흘렸다.

두 초강대국의 한국에 대한 러브콜이 거세다. 겉으로는 러브콜이지만 속내를 뜯어보면 '내 말대로 하지 않으면 재미 없을 것'이라는 가시 돋친 협박도 숨겨져있다.

당장 중국은 한국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출범을 예고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을 상대로 기선제압에 나섰다.

두달 뒤 바이든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 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중국 견제용으로 구상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복귀해 한국에 가입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양 강대국 주도의 동반자협정에는 함께 하자는 동반보다 '내 편에 서라'는 압박이 우선 눈에 띈다.

실제로 바이든 당선인이 한국을 인도·태평양지역의 '핵심축'이라고 부르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잦아들던 하반기 이후로 지속돼 왔지만 최근 들어 지지부진하던 '연내 방한설'을 재점화시켰다.

외교부 관계자는 12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이 이르면 11월 말~12월 초 사이에 방한할 수 있다는 관측과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시 주석의 방한은 (양국 정부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관련 질문에 "알려드릴 내용이 없다"고만 답했다.

협의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음을 언급하면서도, 시 주석의 연내 방한 가능성을 아예 닫지는 않은 모양새다. 외교부는 한중 정부가 결정만 하면,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을 준비하기 위한 물리적 시간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COVID-19) 상황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고,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조기에 시 주석의 방한을 성사시키자는 공감대가 (한중 양국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코로나19 이슈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이 성사된다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강해진 한한령(限韓令, 한류 제한령)이 완전히 해제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시 주석이 한국에 강한 러브콜을 보내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한미일 3각 협력'의 강화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려는 바이든 당선인의 스타일을 고려할 때, 한반도를 두고 본격적인 외교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이 인도·태평양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있어 핵심축(linchpin)"이라고 못박았다.

'한미동맹'을 강조한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의 통화가 끝난 직후, 시 주석의 연내 방한 가능성이 언론 보도를 통해 언급되기 시작했다. '시진핑 방한설'이 재점화된 타이밍 역시 절묘한 셈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미중의 '줄서기' 요구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정부는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중국과 경제적 협력도 발전시켜 나간다는 게 우리의 기본 전략"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TPP와 RCEP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며, 국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양쪽 모두에 전략적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바이든이 TPP를 통한 중국 견제를 노골화하면서 한국에 가입을 요구한다면 우리 입장이 난처해질 수도 있다.

더구나 한국의 어려운 선택지를 받아드는 일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 바이든이 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중국 견제에 동맹의 힘을 빌릴 것임을 공언했다. 한국의 트럼프 체제에서 취하던 '전략적 모호성'이 더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또 트럼프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동맹 및 적성국 모두와 맞섰다면 바이든은 유일한 위협으로 중국을 지목하면서 경제와 통상은 물론이고 인권과 환경 문제에서도 동맹 간 연대를 강력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한국에 돈을 요구하는 대신 대중 압박에 적극 동참하길 요구할 것이다.

그게 오바마 정부가 우리에게 요구했던 사드배치 같은 것이라면 문제가 커진다. 사드사태에서 우리는 한동안 중국의 매서운 경제보복에 시달려야 했다. 중국 정부가 한한령을 내리고 혐한을 부추기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같은 중국식 경제보복은 상대만 바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호주가 미국이 제기한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거들자 호주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고 호주 여행과 유학을 금지한 '호주 때리기'가 대표적이다.

중국내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적어도 안보 부문에서 만큼은 우리와 미국의 관계를 부정하지는 않는 것 같다"며 "안보와 경제, 각각의 상황에 맞게 최적의 선택을 위해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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