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신고 반복, 멍 발견되면…바로 부모와 '분리 조치'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경찰이 아동학대 관련 신고가 반복(2회)되고, 아동에게 멍이나 상흔의 흔적이 발견되면 부모와 아동을 바로 분리조치 한다. 서울 양천구에서 발생한 '16개월 입양아' 사망 사건에서 경찰이 초동 조치가 미흡했던 것이 계기가 됐다.

송민헌 경찰청 차장은 1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진행된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아동학대 관련 신고가 2회 들어오고, 아동에게 멍이나 상흔이 있으면 무조건 분리 조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아동학대 신고는 112 신고뿐만 아니라 지구대나 파출소 등 지역 관서에 접수된 신고도 포함해서 신고 반복 여부를 따진다. 송 차장은 "현장 경찰들이 적극적인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경찰청에서 공통 지침을 내려보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으로 16개월 영아가 온몸에 멍이 든 채로 실려 왔지만 결국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한 영아는 올해 초 현재 부모에게 입양됐다. 지난 5월부터 부모에게 학대받는 것 같다는 의심신고가 3차례나 접수됐으나 경찰은 특별한 혐의점을 찾지 못하고 아이를 부모에게 돌려보내 문제가 됐다.

송 차장은 "여성청소년 기능과 감찰이 합동으로 점검을 한 결과 초동 조치에서 다소 미흡한 점이 발견됐다"며 "서울경찰청에서 감찰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감찰은 현장 경찰뿐만 아니라 감독도 대상이다.

송 차장은 "이번 사건으로 경찰이 아동학대에 소극적이라는 비난이 있는데, 앞으로 적극적으로 조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아동학대 분야에 대해서 전문성을 키우고, 담당공무원과 단체, 의사들과 연석회의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아동학대의 경우 경찰관이 현장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구체적인 지시가 내려졌기 때문에 현장 경찰관이 충실히 따라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