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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해고야' 트럼프의 마지막 리얼리티쇼[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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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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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17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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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내슈빌=AP/뉴시스]10월23일 TV토론에서는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현 당선인) 2020.10.23.
[내슈빌=AP/뉴시스]10월23일 TV토론에서는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현 당선인) 2020.10.23.
‘당신 해고야(You`re fired)’란 말을 독불장군처럼 입에 달고 살았던 이가 있었다. TV프로의 그 말을 바탕으로 셀럽이 됐고 권력을 쥐었던 그 자신이 ‘당신이나 나가’ 그 말을 듣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소위 말해 멘붕(멘탈이 붕괴) 그 자체일 터다.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듯 10여일 동안 승부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패자(스스로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얘기다.

4일 투표와 대체적인 개표상황이 나온 뒤에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조 바이든이 조지아와 펜실베이니이아 등의 개표결과를 보고 8일 대선 공식 승리를 선언하자 트럼프는 “바이든이 거짓 승자 행세를 한다”며 선거가 조작됐다는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했다.

말뿐이 아닌 행동에도 나섰다. 트럼프는 자신에게 우호적이지 않다(특히 패배가 확실시된 이후로 더더욱)는 평가를 받아온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트위터로 전격 해고했다. 정권교체기 레임덕 현상이 급속히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CNN방송은 “에스퍼 장관이 경질된 이날은 미국의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거친 72일(트럼프 퇴임까지 남은 기간)의 첫날로 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는 인사권 외에도 퇴임 전까지 경제와 무역, 국내 정책 등 전방위 분야에서 행정명령을 통해 권한을 행사하려 든다. 실제로 13일에는 내년 4월부터 전 국민에게 코로나19(COVID-19) 백신을 보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예정대로라면 임기 이후(내년 1월20일이 차기 대통령 임기 시작일)의 일이 분명한데도 "매우 빠른 시일 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한 것이다.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과학자들의 의견을 중시해 팬데믹 확산을 막겠다고 공언해 온 바이든의 행보를 어렵게 만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억제를 위해 연방정부 차원의 봉쇄 조치는 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던 중 "나는, 이 정부는 봉쇄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느 정권이 올 지 누가 알겠나"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성공(2016년 대통령 당선)과 2020년 패배의 원인은 사실 같다. 그럴 듯 하게 말하면 ‘집토끼 잡기’에 성공한 것이고 정확히는 ‘증오와 분열’ (갈라치기 전략)이 먹힌 덕분이다.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서 나타난 일부 폭력사태를 고리로 ‘법질서 수호’를 연일 강조했고 코로나19를 핑계로 유학생 입국제한 등 반이민 정책을 강화했다. 시위에 대한 백인들의 피로와 불안감을 이용했고 백인, 남성, 저학력 노동자층 등 주요 지지세력을 내편으로 만들었다.

그의 갈라치기가 효과적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거친 언사의 트럼프는 ‘지지층 결집을 의식한 듯’ 백인과 흑인 모두에게 존경받던 고 존 맥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과 고 존 루이스 하원의원(조지아)를 수시로 저격했다. 60 ~ 70여년간 공화당의 아성이었던 애리조나(선거인단 11명)는 24년만에, 조지아(16명)는 28년만에 바이든에게 승리를 안겼고 이는 트럼프 패배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그는 소위 중도층(스윙보터)를 끌어안기보다는 콘크리트 지지층에 위기감만을 불어넣었고 콘크리트는 강도는 강해졌지만 진흙도 모래도 묻히지 못 했다.

결국 트럼프의 불복은 일각에서 거론되는 차기 대선 출마 등 다음 정치 활동을 준비하고, 백악관의 자원을 선거와 자신의 사업 등에 이용했다는 의혹과 탈세, 성추행 문제 등 본인의 문제를 탈출할 출구 전략을 짜기 위한 지연 전술로 해석되고 있다.

대선 불복과 재검표 논란으로 정국 혼란이 길어질 수도 있겠지만 뒤집힐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갈라치기가 필승의 전략이 아니라는 것은 미국 외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 언론 ‘애틀랜틱’은 대선을 결산하며 ‘미국의 민주주의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고 했고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리얼리티쇼에 미국이 4년간 갇혀있었지만 이제 트럼프의 쇼는 취소됐다’고 평했다. 백악관 주변에는 과거 트럼프가 TV 리얼리티쇼에서 자주 사용한 유행어 “당신 해고야(You`re fired)”라고 쓰인 포스터가 내걸렸다. ‘트럼프’ 대 ‘반트럼프’의 선거에서 패배한 트럼프. 스스로 남발했던 해고라는 말의 사냥감이 된 그의 퇴장과정은 어떤 리얼리티쇼가 될까.

배성민 문화부장 겸 국제부장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성민 문화부장 겸 국제부장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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