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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세금 더 걷어라" 외치는 빌게이츠·워런버핏…그들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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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윤 기자
  • 한지연 기자
  • 전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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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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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기업 막는 상속세](中)상속세 오해와 진실-②

[편집자주] 전세계에서 대주주 상속세율(60%)이 가장 높은 나라 대한민국. 직계 비속의 기업승계시 더 많은 할증 세금을 물려 벌주는 나라. 공평과세와 부의 재분배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전국민의 3%만을 대상으로 하는 부자세이면서도 전체 세수에서의 비중은 2%가 채 안되는 상속세. 100년 기업으로의 성장을 가로막는 상속세의 문제점을 짚고, 합리적 대안을 찾아봤다.


"내 세금 더 걷어라" 빌게이츠·워런버핏의 이유있는 외침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설립자인 빌 게이츠 공동이사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19.11.19./사진=[시애틀=신화/뉴시스]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 설립자인 빌 게이츠 공동이사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19.11.19./사진=[시애틀=신화/뉴시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기 위해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는 자선단체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를 설립한 세계적인 부호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부자 증세' 주장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2010년대 시작과 함께 더기빙플레지를 설립한 게이츠는 2010년대가 끝난 지난해 12월31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부자 증세의 구체적인 구상을 꺼내놨다. 부자는 자선단체 기부만이 아니라 법에 따라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

버핏도 오래전부터 비슷한 주장을 해왔다. 그는 지난 2011년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정부는 우리가 멸종위기종이라도 되는 양 보호하려 안간힘을 쓴다"며 부자 증세를 요구했다. 이후 '버핏세'란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6월 세계 3대 투자자 조지 소로스를 포함해 미국의 억만장자 19명은 공개서한에서 "새로운 세수는 저소득층이나 중산층이 아닌 가장 부유한 이들로부터 걷어야 한다"며 상위 0.1% 이상 부자 증세를 요구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이들은 왜 자신들의 세금이 부족하다며 정부를 향해 더 많이 걷어달라고 소리치는 것일까. 국내에서보다 미국에서 이런 목소리들이 더 많은 이유는 미국 기업가들이 더 도덕적이어서이기 때문일까.

실제 한국과 미국의 세금을 비교해보면 이 같은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양국의 세제 차이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근로소득세와 자본이득세, 상속세 등에서 양국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고, 특히 미국의 부자들은 세율 측면에서 한국 부자들보다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

우선 상속세의 경우 미국은 최고세율이 주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40%인데 반해 한국은 50%다. 이마저도 만약 한국에서 기업 최대주주가 지분을 승계하는 경우 주식 가치에 20%의 할증을 적용해 최고세율이 60%가 된다. 미국과 20% 포인트의 세율 차이가 난다는 얘기다.

소득세 최고율도 한국이 높다. 미국의 소득세 최고세율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37%로 인하됐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이를 39.6%로 되돌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한국의 소득세 최고세율은 현행 42%이며 내년부턴 45%로 더 높아진다.

물론 한국에선 세목이 없지만, 미국엔 있는 세금도 있다. 자본이득세다. 이는 상속세와 달리 상속시 과세하지 않고 자산을 유상으로 처분할 때 피상속인(사망자)과 상속인이 보유한 기간 동안의 자본이득을 합산해 '양도소득'으로 과세하는 방식이다.

미국에서 자본이득세는 1년 이상 보유한 자본자산의 매각을 통해 얻은 소득에 대해서는 최고세율이 20%이고, 3.8%의 누진세가 붙을 경우 23.8%다.

자본이득을 제외한 일반소득세율인 37%보다 훨씬 낮다. 노동을 통한 소득세율보다 자본을 통해 얻는 소득세율이 낮은 것에 대해 빌 게이츠 등이 과세를 동일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UC버클리대 경제학과 이매뉴얼 사에즈 교수와 게이브리얼 저커먼 교수는 지난해 10월 12일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이들은 '조세정의를 회복하는 방법'에서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나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등 최고 부자 400명이 부담하는 세율은 23.0%인데 비해 소득분위 하위 10%의 부담율은 25.6%로 이들보다 높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연방소득세에 주소득세, 판매세, 소비세, 법인소득세, 기업용·주거용 부동산세, 급여세 등을 총망라한 것이다. 미국 부자들은 월급소득자보다 세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얘기로 한국 임금근로자의 40%가 세금을 내지 않는 상황에서 고소득자의 최고 소득세율을 45%로 올리는 것과는 세금 구조의 차이가 크다.

한국의 경우 자본이득세라는 표현은 없지만, 주식과 부동산 등의 자본자산 매각시 발생하는 차익에 대해 과세하는 양도소득세가 자본이득과 같은 의미라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주식의 경우 대주주가 된 그해 주식을 팔면 이익의 30%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그 다음 해 팔면 20%의 양도소득세를 걷는다. 최근 대주주 기준을 코스피는 10억 또는 지분 1%(코스닥은 2%)에서 3억원으로 낮추려다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부동산의 경우는 자본을 통한 이득에 대한 세금이 더 높다. 부동산은 1가구 1주택을 2년 이상 보유할 경우 기본적으로 양도소득세가 면제되지만, 2년 미만 보유 9억 이상은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다.

1가구 2주택시 양도소득세 10억 초과 구간은 세율이 45%이고, 조정대상지역과 다주택 보유자의 경우 할증이 붙어 60%를 넘어서는 구간도 있다. 한국은 자본이득세가 없지만 60%의 상속세와 42%의 소득세로 이를 사실상 대신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내 세금 더 걷어라" 외치는 빌게이츠·워런버핏…그들은 왜?

이지윤 기자



세금재단, "美 세수 1% 상속세 없애면 일자리 15만개 생긴다"


한국 못지않게 미국에서도 상속세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돼왔다. 상속세 부과가 부의 재분배라는 주장과 이중과세라는 주장이 부딪치는 가운데 상속세가 오히려 일자리 성장을 저해하고 경제에 손해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세금재단(tax foundation)은 최근 '전세계 상속세'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많은 국가들이 상속세에서 비롯되는 수익이 장기적으로 경제에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상속세를 폐지해가는 추세"라고 밝혔다.

◇"한국 상속세율, OECD 국가 중 사실상 1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OECD 36개국 가운데 직계비속에 상속세를 부과하는 나라는 19개국이다. 한국은 그 가운데 상속세 최고세율 50%로 1위인 일본(55%)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다음으로 프랑스(45%), 미국과 영국(40%)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최대주주가 보유 주식을 상속하는 경우, 지분 할증 10%를 합쳐지면 최대 60%까지 세율이 올라 1위인 일본보다도 상속세가 높아지게 된다.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속세를 내고 있는 셈이다.

반면 OECD 소속 17개국은 직계비속에 대한 상속세가 없다. 오스트리아와 룩셈부르크,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스웨덴 등이 이에 해당한다.

/시각물=최헌정디자인기자
/시각물=최헌정디자인기자

◇"상속세, 부 재분배할만큼 많은 수익 아니야"

세금재단은 상속세가 세금 징수의 궁극적 목적인 '수익 창출'을 효과적으로 달성하지 못한다고 봤다. 미국의 행정관리예산국(OMB)에 따르면 상속세 수입은 2001년 380억달러에서 15년만인 2015년 200억달러로 줄었다. 2015년 당시 200억달러는 연간 연방 수입의 1% 미만이다.

세금 재단은 "세금을 계획하고 집행하는 데 드는 행정비용과 정치적·경제적 비용을 고려하면 상속세는 비효율성이 높은 세금"이라고 주장했다. 또 "낮은 수익이 상속세와 부의 재분배 간 연관성이 그다지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많은 국가에서 상속세를 폐지해왔다. 특히 노동과 복지 분야에서 진보적 성향을 띄는 스웨덴과 노르웨이가 각각 2005년과 2014년에 상속세를 폐지했다. 세금 재단은 "강력한 사회복지 지출로 많은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 정부조차도 상속세가 효과적인 자금조달 원천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케아 창립자인 잉그바르 캄프라드가 자국의 세금에 반발해 스위스에서 40여년을 보낸 후 2013년에 스웨덴으로 돌아온 사례도 있다.

◇"상속세 대신 투자, 경제 장기적으로 더 발전할 것"

세금재단은 또 상속세 폐지가 경제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속세는 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부과하는 세금이 아니라 이미 축적된 부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즉 일종의 '자본금'을 상속세로 납부하지 않았다면 일자리 투자, 인프라 투자 등 경제 전체를 더 풍부하고 생산적으로 만드는 데에 사용됐을 것이란 얘기다.

세금재단이 상속세 폐지 후 10년 동안의 일자리 증가와 국내총생산(GDP) 성장 규모를 모의 추정한 결과, 상속세 폐지 이후 10년 동안 약 15만개의 새 일자리가 생기고, 연방 정부의 연간 수입은 80억 달러가 추가될 것이라고 봤다.

세금 재단은 "연간 200억달러의 정적인 수익이 사라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는 더 높은 수준의 자산 축적을 통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고, 일자리를 얻은 사람들의 소득세 등으로 더 많은 수입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연 기자




상속세만 100억? 부자들은 종신보험으로 낸다



"내 세금 더 걷어라" 외치는 빌게이츠·워런버핏…그들은 왜?
일부 고액 자산가들이 급한 상속세 납부를 위해 거액의 종신보험에 가입해 대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종신보험 사망보험금은 가계를 책임지던 가장이 사망했을 경우 남은 가족의 생활자금 등으로 쓰인다. 하지만 고액 자산가들은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한다.

자산가들이 상속세 납부를 위해 종신보험을 눈여겨본 이유는 거액의 목돈이 상속 개시 이후 단기간 내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속세는 상속개시일 이후 6개월 내에 신고하는 게 원칙이다. 갑작스러운 부모의 사망으로 상속이 개시됐는데 현금 유동성이 부족하면 아무리 자산가라도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다. 상황이 급박하면 상속 재산의 일부를 헐값에 팔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자산가들은 이런 경우에 대비해 종신보험을 활용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8조(상속재산으로 보는 보험금) ①항에는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받는 생명보험 또는 손해보험의 보험금으로서 피상속인이 보험계약자인 보험계약에 의하여 받는 것은 상속재산으로 본다고 돼 있다.

이 말은 피상속인이 보험계약자가 아닌 보험, 즉 상속인이 보험 계약자이고, 피상속인은 피보험자이면 상속재산이 아니라는 얘기다.

또 ②항에서 보험계약자가 피상속인이 아닌 경우에도 피상속인이 실질적으로 보험료를 납부하였을 때에는 피상속인을 보험계약자로 본다는 의미는 상속인이 실제 보험료를 납부했다면 피상속인의 사망보험금은 상속재산이 아니라는 의미다.

종신보험은 가입과 동시에 사망에 대한 보장이 개시되고 가입 기간 중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가입금액에 따른 사망보험금을 받는 상품이다.

가입 목적에 따라 가장의 유고를 대비하는 경우라면 통상 계약자와 피보험자를 부모로 하고, 수익자를 배우자 또는 자녀로 한다. 이 때 받는 사망보험금은 상속세 대상이다.

하지만 상속세 대비 목적이라면 계약자와 수익자는 자녀로, 피보험자는 부모로 하면 된다. 계약자가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으면서, 수익자와 일치할 경우 사망보험금을 받을 때 별도의 세금 없이 상속세 납부 재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종신보험을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하는 경우, 계약자의 소득으로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소득원을 명확하게 해 놔야 문제가 없다.

일례로 임대사업을 하고 있는 A씨의 경우 서울 강남구에 시세 100억원 상당의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인 자산현황은 현금 2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출은 5억원이 남아 있는 상태다. 배우자는 주거용인 15억원대 아파트와 현금 3억원을 보유 중이다.

가진 부동산에 비해 현금 유동성이 적은 김씨는 재무 컨설팅을 통해 상속세가 약 20억원 발생한다는 분석을 듣고 사망보험금 20억원 짜리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A씨의 경우처럼 10억원 이상 사망보험금을 보장하는 종신보험 가입자는 최근 몇년새 꾸준히 늘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사망보험금 10억원 이상의 종신보험 가입건수는 연간 600건을 넘어섰다. 보험사들도 사망보험금 한도를 높이는 추세다. 현재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 사망보험금 한도는 30억원대다. 삼성생명의 경우 별도 심사를 통해 150억원까지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자산가의 경우 현금 유동성이 부족해 갑작스런 유고 시 유족들이 상속세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며 “건물의 경우 급매로 내놓아도 매수자가 없으면 거래가 안돼 결국 제값을 못 받고 매도하는 사례도 많아 보험을 활용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자산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부자들만 내는 줄 알았던 상속세가 이제는 서울에 아파트 한채만 가지고 있어도 걱정해야 하는 세금으로 바뀌면서 적극적으로 상속세를 준비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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