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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수사-기소 분리가 궁극적 수사구조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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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19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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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영국에서 Maxwell confait이라는 남성이 살해됐다. 경찰은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청소년 3명을 체포했고 이들은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는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경찰이 이들에게 자백을 강요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건은 뒤집혔다.

1970년대까지 영국 경찰은 독점적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지고 ‘절대권력’을 행사해 왔다. 하지만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이 기소 기능까지 수행하면서 위 사건처럼 증거가 불충분한 사건임에도 기소하거나, 법률 적용을 자의적으로 하는 등 공정성과 독립성이 훼손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결국 1977년 영국 형사절차 개혁을 위한 왕립위원회(의장 : Philips)가 설치됐고 Philips 위원회는 형사절차에서 ‘수사와 기소의 분리’ 원칙을 제시했다. 그 결과 1986년 기소와 공소 유지만을 담당하는 국립기소청(CPS)을 설치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했다.

영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검사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지고 있다. 올해 초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사의 직접수사가 일부 축소되었으나 여전히 검사의 광범위한 수사권을 인정하고 있고 기소독점, 영장청구권 독점 등 형사 절차에서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지 않으면 수사단계의 결정이 그대로 기소를 거쳐 재판단계로 이어진다. 이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전관예우 및 유전무죄 등의 다양한 문제의 근원이 된다.

개정된 형소법이 경찰의 권한을 확장한 것은 맞지만 수사와 기소의 불완전한 분리라는 숙제가 남아있다. 또 검찰의 직접수사를 여전히 광범위하게 인정하고 있어 수사-기소 분리라는 궁극적 수사구조개혁에는 못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권한이 집중되면 객관성을 잃게 되고 평가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고, 검사는 객관적 평가자로서 사건검토 및 공소유지라는 기소기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형사절차야 말로 인권보호를 위한 매우 효과적인 제도다.

경찰은 본래적 수사주체로서 주인 의식을 가지고 변화하는 수사환경에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 국가수사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을 개편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수사관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한편, 내·외부 통제장치를 마련하는 등 수사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의 수사품질 제고와 국민 신뢰확보를 통해 더 나아간 수사구조 개혁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



김재규 전남지방경찰청장
김재규 전남지방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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