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탈석탄' 대열 합류…금융지주 첫 환경부 MOU

18일 서울 중구 NH농협금융지주 본사에서 농협금융과 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식'을 진행했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맨 오른쪽)과 조명래 환경부 장관(가운데), 유제철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농협금융

NH농협금융지주가 ‘탈석탄 금융’ 대열에 합류한다. KB금융, 신한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가 잇따라 탈석탄을 선언하면서 금융권 화두로 떠올랐다. 농협금융은 탈석탄을 비롯해 ‘녹색금융’을 실천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도 새로 짜기로 했다.

농협금융은 18일 이러한 내용의 녹색금융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해 이날 환경부와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환경부와 MOU를 체결한 건 금융지주 중 처음이다.


농협금융은 우선 탈석탄 등 탄소중립 금융지원에 힘쓴다. 환경에 지장을 주는 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양하고 친환경 분야에 대한 투자는 늘리는 식이다. 농촌 태양광 사업 대출, 전기·수소차 금융지원 등을 실행한다. 농협금융은 친환경 투자에만 6조5000억원을 쓰기로 했다. 한국판 뉴딜과 맞물린 ‘그린 뉴딜 블라인드 펀드’ 등에도 투자한다.

농협금융은 녹색금융을 실천하는 일에 ‘농협’의 특성을 활용한다. 농산업 맞춤형 금융지원과 농업금융의 역할을 키우는 일에는 5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맞춤형 금융지원은 창업 단계부터 시작된다. 초기 시설자금을 지원하고 판로를 열어주며 농식품 등 녹색산업 기업을 육성한다. 농업금융의 역할은 농산업가치펀드와 벤처투자 농기업 등에 투자하는 한편 농업인에 특화한 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강화한다.

이를 위해 ESG 경영전략을 수립한다. 외부업체에 컨설팅도 맡겼다. ESG 조직체계를 정비하고 경영성과 지표에 ESG 성과를 반영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또 대출 심사과정에서 ESG 요소를 측정하는 방법도 고려중이다. 농협금융은 금융지주 안에 ESG 총괄협의체를 두고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지주 차원에서 공동 TF(태스크포스)팀을 운영 중인데 조직 체계 또한 정비한다. NH농협은행 안에는 지난 9월 ‘녹색금융사업단’을 만들었다.

환경부와 협력을 통해서는 녹색금융을 포함해 사회 전반에 녹색 전환을 꾀하는 게 목표다. 환경부는 각종 투자를 지원하는 한편, 전반적으로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한다. 녹색경제활동에 대한 명확한 분류기준을 내년 6월까지 세우고 단계적으로 고도화를 추진한다. 녹색채권 가이드라인도 올해 안에 만든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은 “녹색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내 최고의 사회공헌 금융기관, 환경책임투자 전문 금융사로서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녹색금융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도 필요하지만 금융권의 책임과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