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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앞둔 사장님 "평생 일군 회사…팔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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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2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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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기업 막는 상속세](하)자본이득세가 답이다

[편집자주] 전세계에서 대주주 상속세율(60%)이 가장 높은 나라 대한민국. 직계 비속의 기업승계시 더 많은 할증 세금을 물려 벌주는 나라. 공평과세와 부의 재분배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전국민의 3%만을 대상으로 하는 부자세이면서도 전체 세수에서의 비중은 2%가 채 안되는 상속세. 100년 기업으로의 성장을 가로막는 상속세의 문제점을 짚고 합리적 대안을 찾아봤다.



올해 일흔, 은퇴 앞둔 사장님 50년간 키운 '가업' 팔기로 했다


은퇴 앞둔 사장님 "평생 일군 회사…팔기로 했습니다"

# 1970년 자동차부품 업체를 설립한 김 모 사장은 올해 나이 일흔이다. 은퇴준비를 고민하던 끝에 그는 최근 가업 승계를 포기하는 쪽으로 마음을 먹었다. 일단 상속세율 50%에 대주주 경영권 승계 할증까지 붙어 세금 부담이 크다.

그런데도 업력에 따라 최대 500억원까지 공제해주는 정부의 가업상속공제제도는 최대주주 지분율(상장사 30%, 비상장사 50%) 10년 이상 보유, 근로자 수 유지 등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 김 사장은 가업승계 대신 기업을 매각하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중견·중소기업 대표의 평균 연령이 점차 높아져 가고 있는 추세지만 과도한 세부담 등이 가업승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하루빨리 가업승계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IBK경제연구소의 ‘우리나라 가업승계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창업주가 회사를 운영 중인 중소·중견기업 5만1256개 가운데 창업주가 60세를 넘은 회사는 1만7021개로 33.2%에 달한다. 하지만 승계를 완료한 기업은 전체의 3.5% 수준이다.

특히 업력이 높은 중견기업 경영자들의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창업주가 60세를 넘은 중견기업은 68.5%인 반면 허리층이라 할 수 있는 40세 이상 50세 미만은 6.6%에 그쳤다.

또 중소기업연구원의 조사 결과에서도 2018년 중소기업 대표자 평균 연령은 53.5세이고 60세 이상인 기업의 비중은 22.7%로 나타났다.

때문에 기술과 경험의 축적을 위한 가업승계를 활성화시키려면 현실과 맞지 않는 세제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희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부 중소기업들이 가업승계 과정에서의 세부담으로 인해 아예 회사를 접고 외부에 매각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창업주들이 한국 M&A거래소(KMX)나 사모펀드에 회사매각을 의뢰하거나, 적대적 M&A에 노출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외 주요 국가들의 추세에 맞춰 현행 가업승계지원제도의 요건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했다.

우선 상속공제 이용 요건인 피상속인의 최소 가업 영위기간을 10→5년으로, 보유지분율은 50→30%로 완화하고, 업력에 따른 공제한도를 중소기업의 평균 업력(약 12년)에 부합하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사후 유지관리요건 중 자산유지요건(20% 이상 처분 금지)은 완화하고 업종유지요건은 삭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금의 사후유지요건은 기업들의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신축적인 대응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은퇴 앞둔 사장님 "평생 일군 회사…팔기로 했습니다"

일본처럼 상속 전 가업승계주식에 대해 증여세 과세를 유예한 뒤 상속시점에 상속세를 통해 정산 과세하는 제도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상속세를 장기 납부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연부연납제도'와 관련, 중소기업의 대부분이 비상장회사인 점을 고려해 납세담보 종류에 비상장주식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아울러 상속주식의 고평가로 과도한 세부담을 불러오는 '최대주주 할증평가제도'에 대해서는 가업상속 대상 모든 기업에 대해 적용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BK경제연구소도 "현행 가업승계 지원제도의 요건 검토 및 다양한 지원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며 "승계 후 고용 유지 조건과 업종 변경 제한, 사후관리기간, 최대주주 할증 평가제도도 미국과 일본·독일의 사례 등을 참고해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가업승계를 준비하는 기업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 프로그램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IBK경제연구소는 "장수기업의 경영성과는 타기업에 비해 월등히 우수하다"며 "CEO 은퇴에 따른 기업 영속성 단절로 국가 경제 손실이 커 고령화 기업의 원활한 가업승계를 돕기 위해 정부차원의 지원 프로그램이 도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중소기업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승계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 컨설팅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며 "상속재산을 담보로 한 경영안정자금 대출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함으로써 세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경민 기자




스웨덴 떠나려다 유턴한 이케아…배경엔 '상속세 폐지'


우리나라는 자산가들의 상속세율이 높고, 임금 소득세자 중 면세자 비율도 높다. 반면 유럽 복지국가인 스웨덴 등은 소득세가 높은 대신 국민전체가 세금을 납부하고 상속세 대신 자본이득세를 도입해 복지국가를 건설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같은 세제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우리나라는 자산가들의 상속세율이 높고, 임금 소득세자 중 면세자 비율도 높다. 반면 유럽 복지국가인 스웨덴 등은 소득세가 높은 대신 국민전체가 세금을 납부하고 상속세 대신 자본이득세를 도입해 복지국가를 건설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같은 세제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대표적인 '복지국가' 스웨덴은 2005년 상속세를 없앴다. 전체 세액에서 상속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0.3~2% 정도로 미미한 반면 이로 인한 정치적 비용은 컸기 때문이다.

스웨덴 중산층은 소득의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내고, 노후엔 연금 생활이 보장돼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 사례가 적다.

그런데 과거 스웨덴의 상속세 최대 구간이 65%이던 때, 세금을 현금으로 내야 하니 상속세를 내려면 상속받은 재산을 바로 팔거나 빚을 내야 했다. 이에 중산층에서 상속세의 불합리성을 지적, 보수정권이 아닌 사민당 정권이 상속세를 폐지했다. 최고세율이 70%인 상속세를 견디지 못해 해외로 떠나려던 스웨덴의 세계적 제약회사인 아스트라AB와 가구회사인 이케아 등은 상속세를 폐지하자 본사 이전 계획을 철회했다.

캐나다 1971년, 호주 1979년, 뉴질랜드 1992년,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등은 2004년, 스웨덴은 2005년, 노르웨이 체코 등도 2014년에 상속세를 폐지했다.

대신 이들 국가는 소득세율을 높였고, 일부 국가에선 '자본이득세'를 도입했다.

◇상속세 폐지·소득세 인상·자본이득세 도입

스웨덴 시민들이 유모차를 끌면 공원을 거닐고 있다./사진=AFP
스웨덴 시민들이 유모차를 끌면 공원을 거닐고 있다./사진=AFP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스웨덴의 소득세 최고세율은 57.34%로 회원국 32개국 중 가장 높았다. 스웨덴은 2004년부터 소득세율 56%대를 유지하다가 2013년 57%로 오른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그럼에도 세금 징수율은 98%에 이른다.

호주와 포르투갈은 소득세 최고구간 세율이 50%, 이스라엘은 56% 정도다.

소득세율을 높이고 소득세 미납자는 줄여 이렇게 얻은 세금으로 복지를 확대·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즉 상속세 폐지는 중산층 및 재벌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고, 대신 일자리를 통한 소득과 세금을 늘려 재정을 확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재정은 일자리 투자, 인프라 투자 등 경제 전반을 풍부하고 생산적으로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논리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스웨덴 12.3%, 우리나라는 3.7%로 스웨덴이 3.3배 높다. 세금을 내지 않는 면세자 비중은 스웨덴은 6.6%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전체 임금소득자의 3분의1 가량인 31%가 세금을 내지 않는다. 우리의 면세자가 5배가 많다.

스웨덴과 호주, 캐나다는 자본이득세를 도입했다. 상속받은 재산 자체엔 세금을 매기지 않으나 상속 재산(주식 채권 부동산 등)을 매각하는 시점에 발생하는 이익에 부과한다. 양도소득세와 비슷하다. 추후 상속자산 처분 시 사망자와 상속인 모두의 자본이득에 과세하기 때문에 조세형평성을 갖출 수 있다는 평가다.

GDP 내 소득세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상속세가 높은 편인 우리나라에서도 상속세를 폐지하고 자본이득세로 체제를 바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 조세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재산을 상속받은 274만 명 가운데 1.9%만 상속세를 납부했다. 상속세 최고세율이 50%로 높으나 이를 실제로 납부하는 비율은 적은 것이다. 각종 공제가 있어서다.

사실상 최상위 몇 %를 제외한 이들에겐 상속세가 유명무실하니 차라리 소득세율을 높이고 자본이득세를 도입하는 게 조세형평성과 재정 확보에 효과적이란 분석도 있다.

임소연 기자




'상속세 개편' 고민하는 국회…"자본이득세 고민할 시점"


은퇴 앞둔 사장님 "평생 일군 회사…팔기로 했습니다"

"외국 투기자본으로부터 기업가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 등을 포함해 상속세 전반에 대한 합리적 개선을 검토하라."

경제단체나 재계를 대변하는 시민단체의 입장을 옮긴 말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이 제안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이달 중순 여야 합의로 '2021년 기획재정부 예산안 예비심사 보고서'에 첨부한 부대의견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고 수준인 상속세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와 일부 집권여당에서도 나오고 있다. 과중한 상속세의 부작용을 두고 보수 정치권뿐 아니라 진보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서서히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당장의 상속세냐, 길게 보는 일자리냐

은퇴 앞둔 사장님 "평생 일군 회사…팔기로 했습니다"

상속세의 부작용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은 기업·가업승계다. 개인의 재산상속에 비해 기업승계의 경우 상속세 부담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기업이 클수록 그렇다.

북유럽 복지국가 모델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세부담이 높은 스웨덴이 2005년 상속세를 폐지하면서 고민했던 것도 이 부분이다. 국가대표기업 이케아가 상속세 부담을 못 이겨 해외이전을 준비한 데 놀란 사민당(사회민주노동당) 정부는 상속세 폐지를 추진하면서 "부의 재분배를 위해 당장 상속세를 많이 거두는 게 효과적이냐, 상속세 부담을 낮추되 기업을 국내에 남겨 일자리를 늘리는 게 효과적이냐의 문제"라고 물었다.

이런 논리로 상속세를 폐지했거나 처음부터 도입하지 않은 나라가 OECD 36개국 (2018년 기준)가운데 스웨덴·캐나다·호주·멕시코·노르웨이 등 13개국에 달한다.

◇상속세 폐지·과세기준 완화…한국만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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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23개국 중 일본·독일·프랑스·스위스 등 16개국은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상속세를 거둔다. 20억원을 유가족 4명에게 5억원씩 상속할 경우 상속자산 20억원이 아니라 각자 물려받는 5억원을 과세기준으로 상속세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사회문화적으로 상속세를 폐지하기 어려운 국가에서 세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한 일종의 차선책이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도 지난해 현행 상속세 체계를 유산취득세로 바꿔야 한다고 권고했다.

물려주는 전체 자산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부과하는 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영국·터키·헝가리 등 5개국뿐이다.

◇1000대 기업 평균수명 28년…한세대 못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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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들 5개국뿐 아니라 OECD 회원국 중에서도 기업승계 상속세(60%)가 가장 높다. 가업상속 공제제도가 있지만 요건이 까다로워 매년 제도를 활용하는 기업이 두자릿수에 그친다. 대기업은 애초에 대상도 아니다. "3대에 걸쳐 상속세를 3번 내면 경영권이 넘어간다"는 자조가 나오는 이유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집계한 국내 1000대 기업의 평균수명 28년에서도 한세대를 넘기 힘든 한국 기업의 현주소가 드러난다. 재계 한 인사는 "안정적인 경영권 유지가 기업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라며 "상속 과정에서 경영권이 제대로 유지되느냐 유지되지 않느냐의 문제는 오너 경영이 좋냐, 전문경영인 경영이 좋냐는 문제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실효세율 13%? 평균의 함정…대기업은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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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이 최종 세액에 그대로 적용되진 않는다. 국세청이 발간한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최신 자료인 2018년도 상속세 신고·결정세액 기준으로 상속세 과세대상 자산 대비 결정세액을 뜻하는 실효세율이 13.4% 수준에 그친다. 그동안 정부가 '전가의 보도'로 내밀어 온 해명도 이런 수치였다.

문제는 기업승계의 경우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상속세 실효세율은 33.9%에 이른다. 기업승계의 경우 재산 규모가 커서 각종 공제를 받아도 여전히 세 부담이 높다는 얘기다.

전체 평균이 정작 문제되는 부분을 가리는 이른바 '평균의 함정' 현상이 나타난 전형적인 사례라는 지적이다. 2018년 상속세를 확정한 LG그룹이나 내년 4월 확정될 삼성의 경우에도 60%에 달하는 지분 상속세를 면하기 어렵다.

◇스웨덴이 상속세 대신 부의 세습 막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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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를 폐지한 나라에서 부의 세습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스웨덴은 기업승계 상속세를 없앤 대신 상속주식을 처분할 때 발생하는 자본이득에 대해 과세한다. 주식을 물려준 피상속인과 물려받은 상속인이 주식을 보유한 모든 기간의 양도차익을 따져 과세하는 방식으로 조세형평성을 지킨다.

호주나 오스트리아, 노르웨이도 이런 방식으로 기업의 생존을 지원하는 동시에 부의 재분배, 조세형평성 문제를 해결한다. 부의 재분배를 위해 물려받은 주식으로 배당금을 받을 경우 70~80% 수준의 세금을 물리기도 한다.

◇20년째 손 놓은 상속세…"상속세 완화≠부자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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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와 학계에서는 정부가 상속세 개편에 사실상 손을 놓으면서 자연 증세가 이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소득세를 예로 들면 20년 전에는 과세표준 8000만원 초과구간에 40%를 매기다가 지금은 3억~5억원 구간에 40%를 적용하는 식으로 경제규모가 커지는 데 따라 세제를 조정한다"며 "상속세는 2000년에 개정된 이후 사실상 20년째 그대로"라고 말했다.

지난해 개정된 상속세법에서 최대주주 지분율이 50% 이상일 경우 할증률 30%를 적용하던 조항이 지분율에 상관없이 할증률 20%를 적용하는 것으로 바뀌었지만 지분율이 50%를 넘는 기업 최대주주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은 제로(0)에 가깝다. 오히려 업력이 20~30년 된 기업 승계 때 공제액이 5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줄면서 기업의 세 부담이 커졌다.

전규안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는 "국내 일자리 확대와 이를 통한 부의 재분배 효과에서 단기적으로는 상속세율 인하와 분납기한 연장을, 장기적으로 자본이득세 도입을 검토할 시점"이라며 "상속세 부담 완화가 부자 감세가 아닌 국가경제에 기여한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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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野, "불합리한 상속세法 손보자"…與 "세수부족·양극화 우려" 반대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고용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0.11.13/뉴스1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고용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0.11.13/뉴스1

국회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상속세율 인하 및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 폐지 방안을 논의 중이나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세수 감소를 걱정하는 기획재정부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한편 더불어민주당 역시 양극화 심화를 우려하며 힘을 보탠다.

19일 국회에 따르면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속세율 인하 법안은 권성동·김용판 국민의힘 의원 안 등 2가지다. 김 의원과 권 의원이 각각 지난 9월 16일과 22일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권성동 안은 △과세표준 1억원 이하 상속세율을 현행 10→5% △1억~5억원 20→10% △5억~10억원 30→20% △10억~30억원 40→30% △30억원 초과 50→40% 등으로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다.

권성동 의원은 제안 설명에서 “국민 정서상 급격한 상속세 완화가 힘든 점 또한 감안해 상속세 최고세율을 현행 50%에서 40%으로 낮추고 과세표준에 따라 순차적으로 상속세율을 인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용판 의원은 구간별 상속세율을 절반 수준으로 대폭 인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용판 안은 과세표준 1억원 이하와 1억~5억원 구간은 권성동 안과 동일하나 △5억~10억원 30→15% △10억~30억원 40→20% △30억원 초과 50→25%로 낮췄다.

두 의원은 해당 법안에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도 담았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 63조에 따르면 최대주주가 물려받는 주식 가치에 20%를 할증해 재산가액을 산정하고 과세표준별 세율을 적용해 상속세를 부과한다.

해당 제도는 최대주주의 주식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됐다고 보고 그 가치를 재산가액 평가에 반영한다는 취지다. 지난해 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비중소기업의 주식을 평가할 때만 20%의 할증율을 적용한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들 법안이 상임위 문턱을 넘을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일단 기획재정부가 적극 반대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달 13일 조세소위에서 “부동의 입장”이라며 “각종 명목세율이 높지만 각종 공제로 대부분 상속인이 비과세되거나 세부담이 높지 않은 상황으로 세율 인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할증평가 폐지에 대해서도 “최대주주 등의 주식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소수 지분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평가되고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가치가 더 높은 최대주주 주식을 일반 소수지분 주식과 같은 가격으로 평가해 과세하는 것은 소수주주에 대한 과세 불형평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산업 구조가 고도화되고 자동화가 진행될수록 AI(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 디지털화가 진행될수록 부의 집중은 더 가속화된다”며 “우리는 지금 상속세 인하를 검토할 때도 아니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으로 사회안전망을 더 갖추고 양극화가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답답함을 호소한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김 차관에게 “차라리 ‘우리가 사실 과거의 것을 오래 유지하다보니 (상속세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세수 문제도 있고 현실적으로 국민 정서가 부의 대물림에 거부감이 워낙 강하니 정치권이나 정부가 전향적으로 가기에는 조금 이르다’라고 하면 솔직하게 들린다”고 꼬집었다.

이원광 기자




[지상좌담]"기업가 정신 죽이는 상속세, 100년 기업 나오게 개선"


11조원. 이 천문학적 금액은 다름 아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그 일가가 납부해야 할 '삼성 상속세' 규모다. 일각에선 한국에서만 유독 '100년 기업'이 나오기 힘든 이유로 징벌적 상속세 제도를 꼽는다. 실제 전 세계에서 대주주 상속세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한국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에선 중소·중견기업도 높은 상속세 부담으로 사모펀드에 경영권을 넘기거나 해외로 나가는 사례를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재계에선 "높은 상속세율이 기업가 정신마저 죽인다"는 탄식까지 들린다.

머니투데이는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명예교수와 김준헌 국회입법조사관,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등 전문가 3인과 지상(紙上) 대담을 통해 기업의 근간을 흔들고, 가업 승계마저 가로막는 한국 상속세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대안을 찾는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명예교수(왼쪽)와 김준헌 국회입법조사관(가운데),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오른쪽)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명예교수(왼쪽)와 김준헌 국회입법조사관(가운데),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오른쪽)

-한국 상속세가 유독 과하다는 비판이 나오는데요.


▶최준선 성균관대 로스쿨 명예교수(이하 '최')=상속세가 없는 나라는 멕시코와 중국, 인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이스라엘, 스웨덴, 러시아 등입니다. 상속세를 부과하더라도 최고 세율이 20% 미만인 경우는 홍콩과 싱가포르, 덴마크 등이고, 다른 유럽국가들은 최고세율이 30% 안팎입니다. 최고세율이 50% 수준인 국가는 미국과 일본, 한국이 있을 뿐입니다. 60% 상속세는 누가 뭐래도 세계 최고 세율이고, 강탈 수준입니다.

▶김준헌 국회입법조사관(이하 '김')=OECD 주요국들과 한국 상속세의 명목세율을 비교했을 때 과세표준 최고구간의 상속세율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고세율이 높다는 이유로 상속세가 과하다고 주장하기엔 어려움이 있어 보입니다.

실제로 어느 정도의 상속세를 부담하는지를 보기 위해선 실효세율을 봐야 하는 데 한국의 실효세율은 2017년 기준 약 28.1%입니다. 최고세율 대비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상속재산 구간별로 실효세율 차이가 있는데 배우자·자녀 공제 등의 인적공제와 금융재산·동거주택 상속공제 등 물적공제와 같은 상속공제 제도를 통해 상속세를 감면받기 때문입니다.

2017년 기준 피상속인 22만9000여 명 중 상속세 과세인원은 6900여명으로 약 3.04%만이 상속세를 납부했습니다. 각종 공제를 통해 과세미달자가 된 22만2000명은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100억원 이상의 상속을 받는 사람들 위주로 상속세가 과하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이하 '임')=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상속세 최고세율 2위(50%),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속·증여세수 비중 3위(2018년 기준) 등을 차지하며 객관적으로 과도한 상속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승계의 경우엔 최대주주 등의 주식을 획일적으로 할증 평가(20%)하고 있어 최대 60%의 징벌적인 상속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가업 승계가 어렵습니다.

-세금 체계상 한계실효세율이 낮아 상속세가 없는 스웨덴과 단순비교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최=상속세는 상속재산의 시가 대비 세금을 말합니다. 예컨대 상속 금액이 100억원이라고 해도 기준시가로 50억원을 잡으면 실효세율은 50%밖에 되지 않습니다.

특히 한국은 고소득층에 대해 예전보다 소득세율이 상당히 올랐고, 상속세 세원 노출도 높아져 한계실효세율이 낮다고 할 순 없습니다. 기업 상속 가운데 상장주식의 경우 거의 시가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실효세율이 낮지 않습니다. 직계비속에 대한 상속세가 없는 국가는 17개국으로 OECD 절반 가량입니다. 적어도 직계비속에 대해선 상속세를 폐지해야 합니다.

▶김=한국의 상속세와 소득세를 합한 명목최고세율은 올해 기준 96.2%(최대주주 보유주식 할증평가 제외)로 OECD 국가 중 일본 다음으로 높습니다. 스웨덴의 경우 상속세가 없어 명목최고세율은 57.2%로 우리나라와는 약 40%p(포인트) 차이가 납니다.

앞서 언급했듯 한국 상속세의 실효세율은 평균 28.1%로 실효상속세율과 최고소득세율을 합한 세율은 74.3%가 됩니다. 실효상속세율은 구간별로 0.16〜40.36%로 나타나기 때문에 소득세 최고세율에 실효상속세율을 합산한 세율은 46.3〜86.5%가 됩니다. 스웨덴과 실질적인 세율 차이는 평균 17%p가 나며 500억원 초과 구간에선 30%p 차이가 납니다.

다만 30억원 이하 구간에선 스웨덴의 소득세율보다 한국의 소득세와 상속세를 합한 세율이 더 낮게 나타납니다. 반면 공제금액을 제외하고 30억원 이상의 재산을 상속받는 경우엔 스웨덴보다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됩니다.

▶임=한국 소득세 최고세율은 올해 세법개정안이 통과되면 45%가 되고, 이는 OECD 국가 중 7위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소득세 면세자가 많아 전체 실효세율은 낮을 수 있지만, 고소득자에 대한 세부담 누진도는 상당히 높습니다.

실제 2018년 기준 소득 상위 5%가 소득세액의 66.2%, 상위 10%가 78.5%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상속세도 주식이 대부분인 기업승계의 경우 최대주주 할증과세를 적용하면 58%에 달하는 실효세율로 부과됩니다. 스웨덴은 너무 높은 세율로 상속세를 부과하자 고액자산가들이 떠나는 사례가 속출하는 등 문제가 많았습니다.

이에 정치적 결단으로 조세회피 유인만 높이는 비합리적인 상속세를 폐지한 것입니다. 현재 스웨덴은 사업·근로소득에 고율의 누진세율(지방세 포함 54.2~60.2%)을 부과하고, 자본소득엔 결집 효과를 방지하기 위해 이보다 낮은 30% 단일세율로 분리 과세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사업·근로소득의 세 부담은 낮지만, 상속(무상 이전)과 관련된 자본소득은 2배 이상 높은 세 부담을 하고 있습니다.

-현행 상속세가 부의 재분산 수단이라는 시각도 있는데요.

▶최=부의 재분산은 사악한 논리입니다. 사망자의 재산은 망자 개인의 재산이 아니라 법적 실체로서 가족의 소유입니다. 상속세 부과로 사망자의 재산을 환수한 뒤 국가가 이를 재분배해야 할 이유와 정당성은 없습니다. 국가가 개인의 재산을 거둬가는 것보다 민간과 기업에 부를 남겨두는 게 경제적 효과가 훨씬 더 큽니다. 개인의 사적 재산권을 인정하는 것이 자유민주의 근본이며, 경제발전의 원동력이고 경제 성장의 동력입니다. 하지만 이를 국가가 빼앗아 가는 순간 그 돈은 흩어져 허공에 뿌려집니다.

▶김=국가는 경제적 사회적 특수정책으로 상속세의 부과라는 조세정책을 사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OECD 역시 "부의 축적은 자기 강화되는 방식으로 진행 과세가 없을 경우 더 쉽게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통해 상속세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조세정책과 이를 통한 부의 재분산은 빈부격차의 확 대와 자산 불평등 심화를 완화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임=고소득자가 50%에 달하는 소득세를 내고 상속세까지 50%를 부담한다면 소득을 대부분 세금으로 납부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결국 부의 재분배 효과보다는 조세회피(편법)를 조장하는 부작용만 많이 발생할 것입니다. 부자증세는 세수증대를 통한 소득재분배보다 자산 및 인력 유출 등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고, 현 경제상황에 비춰볼 때 기업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입니다. 기업이 어려워지면 고용부진과 투자감소가 당연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상속세 인하를 주장하는 쪽에선 가업 승계를 못하고 문 닫는 중소기업 사례를 드는데요. 하지만 대기업 중 아직 가업 승계를 못한 기업은 없지 않나요.

▶최=60~70대 중소기업 오너들은 상속세에 대한 아무 대책이 없습니다. 이들은 만나기만 하면 어떻게 가업을 승계시킬 것인지 신세 한탄을 합니다.

한국 제조업의 85%, 상장기업의 70%는 가족기업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이 가업승계 제도 이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까다롭습니다. 가업상속제도 혜택을 신청한 사례는 2011년부터 5년간 연평균 고작 62건이고, 2016년엔 76건에 액수도 3200억원에 불과합니다.

반면 독일은 연평균 1만7000여건에 액수로도 연간 55조원에 달합니다. 제대로 된 가업승계 상속세제를 만들어 100년 이상 기업이 나오게 해야 합니다. 현재 상태로는 가업은 3대에 이르면 더 이상 개인이 아닌 국가소유가 됩니다.

▶김=2008년에 도입한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경우 가업 영위 기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30년 이상 시 최고 500억원의 상속세 공제를 인정해줍니다. 다만 독일이나 일본 등과 비교해 사후관리요건을 더 엄격하게 설정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독일이나 일본 같이 대상 기업과 공제금액을 확대하고, 사후관리요건을 보다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임=상속세 부담세액이 조 단위를 넘는 대기업이 한번에 이를 내긴 어렵습니다. 연부연납을 적용받는다면 이자를 포함한 상속세액을 6년에 걸쳐 납부해야 합니다. 상속세 납부를 위한 배당 확대도 거론되고 있지만 지나친 배당은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주식을 매각해 재원을 마련하기엔 경영권 승계와 방어가 어렵습니다.

-상속세 인하 대안으로 자본이득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합니다.

▶최=기업을 상속 받는다는 것은 재산이 아니라 경영권을 상속받는 것입니다. 경영권은 결국 주식인데 이는 아직 현금화되지 않은 증권일 뿐입니다. 이것을 상속받았다고 해서 엄청난 금액을 내야 하는 것은 지극히 부당합니다.

독일은 기업과 고용을 유지하는 한 상속세가 거의 없고, 기업을 처분하면 상속세를 납부합니다. 즉 주식이 자금화됐을 때 세금을 내는데 이 방식이 자본이득세 제도입니다. 상속세를 폐지한 대부분의 국가들도 완전 폐지가 아니라 자본이득세 형태로 전환했습니다.

▶김=상속세를 대신한 자본이득세의 경우 부자들의 세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 없인 도입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정부가 상속세원 중 일부를 환수해 공공복지에 지출하는 게 형평성 측면에서 옳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폭넓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임=과중한 상속세로 인한 기업승계의 장애요인을 제거하면서 조세 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자본이득세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망자의 미실현된 자본이득을 상속인이 자산을 처분할 때 과세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활한 가업 승계는 물론 과세 공백도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최석환·이정혁·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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