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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언제 막힐지 모른다"…두더지잡기식 규제에 '패닉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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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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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2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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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득자 신용대출 규제 발표후 마이너스통장 175% 급증…신용대출도 2조원 넘어 "정부가 불 붙인 격"

"신용대출, 언제 막힐지 모른다"…두더지잡기식 규제에 '패닉대출'
금융당국이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신용대출 규제를 예고하자 규제 시행 전 최대한 대출을 받아 놓으려는 '대출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당장 필요한 돈은 아니라도 앞으로 규제가 더 강화될 것이란 판단 아래 최대한 미리 돈을 끌어다 놓으려는 심리가 대출시장에 팽배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고신용자 신용대출 규제 강화 방안 발표일(13일) 전후 3영업일 간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마이너스통장 신규 약정액이 174.7% 급증했다. 지난 10~12일 2257억원이었던 신규 약정액이 지난 16~18일 3일간 6201억원으로 뛴 것이다.

건수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6160건에서 1만1551건으로 배 가까이(87.5%) 늘었다.

마이너스통장은 약정을 체결한 한도 금액 내에서 돈이 필요할 때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대출 상품이다. 이용자 중 상당수는 당장 자금이 필요하다기보다 미래 자금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개설해 놓는 경우가 많다. 이번 규제가 오는 30일 이후 신규 약정 건부터 적용되는 만큼, 규제 시행 전 미리 대출 한도를 높여 놓으려는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규제 시행에 앞서 '막차'를 타기 위해 미리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해두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규제 발표 후 영업점에서 마이너스통장 개설 문의 사례가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전체 신용대출 규모가 불어나는 속도도 예사롭지 않다. 5대 은행의 지난 19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31조35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보다 2조1428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한달 신용대출 증가 관리 목표치로 2조원을 제시했는데 이미 이를 넘어선 것이다. 특히 규제 발표 전날(12일) 129조5053억원보다 1조5301억원 늘었다. 1주일새 한달 목표치의 75%를 채운 셈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규제를 고소득자의 고액 신용대출을 막는 '핀셋규제'라고 설명한다. 서민이나 저소득자의 '돈줄'은 죌 생각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8000만원 초과 연봉자 중 1억원을 넘는 고액 신용대출을 받는 사람을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실제로 이번 대책은 고액 연봉자들의 부동산 등 투자 목적 고액 신용대출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실제 대출시장은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책 취지와 반대로 기존에 없던 '가수요'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대책이 고소득자를 타깃으로 했지만 '집값 옥죄기'에 나선 정부 정책 기조상 당분간 신용대출 규제 강화가 불 보듯 뻔하다는 시각이 우세해서다. 부동산 대책에서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이를 막는 추가 대책을 연이어 내놓는 이른바 '두더지 잡기'식 규제가 신용대출 시장에서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대출을 막기 위한 정책 취지가 무색하게도 시장에선 지금 당장 필요가 없더라도 미리 대출을 당겨 놓자는 '패닉 대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가 신용대출 급증세에 오히려 불을 붙인 격"이라고 했다.

'가수요' 우려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국내 전체은행 여신담당 임원들을 화상으로 불러 모아 규제 시행 전이라도 은행권이 자체적으로 신용대출 관리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규제 시행 전이라도 (신용대출을) 1억원 넘겨 받을 때는 DSR이 60~70%가 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해달라고 주문했다"며 "동시에 저소득층의 생계자금이 끊기지 않도록 신경써 달라고도 이야기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은행들은 당장 23일부터 신용대출을 줄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3일부터 1억원이 넘거나 연소득의 200%를 초과하는 신용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한다. 우리은행은 주요 마이너스통장 최대 한도를 1억원으로 낮춘다. NH농협은행은 우량 신용대출과 일반 신용대출의 우대금리를 각 0.2%포인트(p), 0.3%p 깎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은 늘고 있는데 우량 차주들의 신용대출을 무작정 막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 당국에 제출한 총량 계획을 지키기도 쉽지 않다"며 "하지만 정부 입장이 확고한 만큼 앞으로 은행들은 신용대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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