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옵티머스 투자 건국대 이사장 임원취임 승인 취소해야"…교육부 현장조사결과 통보

건국대학교. /사진=뉴스1

교육부가 옵티머스 펀드에 120억원을 투자하는 등 수익용 기본재산을 부당하게 관리한 유자은 건국대 이사장에 대해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하는 내용을 담은 현장 조사 결과를 내놨다. 또 별도조치로 배임혐의로 유 이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24일 교육부와 건국대에 따르면 교육부는 △수익용기본재산 부당 관리 △더클래식500의 투자 손실 △이사회 부실 운영 등 3개 항목에 대해 지적하고, 유 이사장의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하는 내용을 담은 현장조사 결과를 학교 측에 통보했다.


건국대는 학교법인 수익사업체 더클래식 500의 임대보증금 일부인 120억원을 옵티머스 사모펀드에 투자했다. 수익용 기본재산을 이사회 의결, 교육부 용도변경 허가 절차 없이 투자한 것. 해당 펀드는 현재 사기 혐의로 환매가 중단됐고 운용사 대표 등은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학교법인이 수익용 기본재산에 해당되는 예금이나 유가증권의 처분·교환·용도변경을 하려면 관할청(교육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교육부는 지난 9월8일부터 10일까지 학교법인 건국대의 수익사업체인 더클래식500의 옵티머스 사모펀드 투자 재원, 절차, 손실 사유 등을 현장 조사했다.


현장조사 결과는 유 이사장을 비롯해 감사에 대해서도 임원취임 승인취소, 이사 5명에 대해서는 경고 처분 등 학교법인 임원들에 대한 신분상 조치 내용을 담고 있다.

교육부는 학교 측에 법인 전·현직 실장 2인에게는 문책 등 징계, 더클래식500 사장 등 4인에게는 중징계를 할 것을 요구했다. 더클래식500 사장에 대해서는 유 이사장과 마찬가지로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학교 법인에게는 재발방지대책 수립, 유가증권 운영 지침 및 손실 보전방안 강구·이행 등 행정상조치를 내렸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측에서 불합리하다고 판단되면 재심의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임원취임 승인취소가 확정된 건 아니다"며 "향후 재심의, 계고 및 시정요구, 청문 등을 거쳐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산하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지부는 지난 9월 29일 유 이사장과 최종문 더클래식500 사장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8일 이 사건을 조사2부에 배당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고발인 및 피고발인 조사는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았으나 다음달 7일까지 1차 조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조사과는 오는 26일 오후 2시 양승준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지부장을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지난달 7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유 이사장은 "옵티머스 투자 사실은 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언론 보도 이후 내부 보고를 통해 알게 됐다"며 "이전에는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같은달 26일 국회 교육위 종합감사에서 "사립학교법 위반 사항이 있어 처분심사위원회를 진행 중"이라며 "원칙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건국대 설립자인 상허 유석창 박사의 장손녀로 2017년 5월 어머니인 김경희 전 이사장의 후임으로 이사장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