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모임 삼가라"던 뉴욕주지사, 89세 노모 불러 '역풍'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가 2일 (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코로나 19 감염증 첫 확진자 발생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욕 AFP=뉴스1)

연말 가족 모임을 삼가달라고 호소했던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주지사가 정작 자신은 추수감사절 연휴를 어머니와 함께 보내겠다고 발언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쿠오모 주지사는 인터뷰에서 추수감사절 연휴 계획을 묻는 질문에 "어머니와 두 딸이 뉴욕으로 올라오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 올버니 자택에서 모여 추수감사절 연휴를 보낼 예정이라고도 했다.

이같은 발언에 즉각 황당하다는 여론이 일었다. 노년층과 만남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던 그의 발언과 특히 배치되기 때문이다. 쿠오모 주지사의 어머니는 89세다.

CNN의 제레미 다이아몬드 기자는 "사람들에게 실내 모임을 자제하라며 '현명하게' 행동하라더니, 본인은 집에 노모와 딸을 초대한다고?"라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의 크리스토퍼 잉그러햄 기자 역시 "믿을 수 없다"며 "지금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도자를 갈구하고 있다"고 썼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오모 주지사는 가족 모임을 급히 취소했다. 그는 "딸과 추수감사절 연휴를 함께 보내지 않기로 했다"며 "이번 연휴를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이들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을 기리는 데 사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뉴욕주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724명을 기록했다. 지난 2일(1227명)에 비해 3주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중증 환자 수와 입원 환자 수는 같은 기간 122% 급증해 지난 여름 닫았던 스태튼 섬의 야전병원까지 다시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