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족' 잡아라…드라이버·골프공 사러 편의점 간다

25일 서울 중구 수표동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타워점 골프용품존.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골프 인기가 고공행진이다. '골린이'(골프+어린이)란 합성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최근 젊은 골퍼들이 늘어난데다 코로나19로 해외 골프여행길이 막히면서다. 골프 대중화 시대를 맞아 편의점 업계도 골프 수요잡기에 나섰다.


25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초부터 서울 중구 수표동 오피스 상권에 입지한 ‘시그니처타워점’에서 골프용품존을 구성해 골프공, 골프장갑, 골프티, 볼마커 등 골프 용품 18종을 테스트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보통 스포츠 용품은 편의점에서 수요가 높지는 않은데, 골프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만큼 판매가 순조롭다"며 "오는 연말까지 오피스, 주택가 상권을 중심으로 골프용품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주요 점포 30여 곳에 골프용품 매대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골프 인기가 나날이 더해가면서, 판매량도 높아지고 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해당 점포의 골프용품 매출은 지난달 19~24일 대비 30% 증가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이미 이 같은 테스트를 마쳤다. GS리테일은 지난 5월 골프공 브랜드 ‘볼빅’과 업무 협약을 진행해 골프용품 매대를 만들었다. 현재까지 1200여개 편의점 GS25와 50여개 슈퍼마켓 GS더프레시에서 컬러공, 골프장갑, 리그넘 티 등 골프 전용 매대를 운영하고 있다. 골프 용품 매출은 첫 골프 매대를 도입한 올 5월 대비 현재 146배 이상 급증했다.


GS리테일은 고객이 손쉽게 방문할 수 있는 편의점이 골프용품 구매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판단에, 보다 적극적으로 골프족을 공략하기로 했다. 지난 20일에는 업계 최초로 골프 용품을 판매하는 복합매장을 'GS25파주부흥점'에 열었다. GS25파주부흥점은 골프파빌리온CC, 서원힐스CC 등과 인접해 있어 평소 골퍼들의 방문이 잦은 곳으로, 이곳에선 골프공, 골프의류, 골프 캐디백 등 골프 관련 용품 10여종, 250개 상품을 판매한다.

GS리테일은 이달 말까지 오피스 상권(마곡 위치)에 위치한 GS25 강서LG사이언즈점과 역세권 및 주거 밀집 지역에 위치한 GS THE FRESH 김포사우점 등에 추가적으로 복합매장을 열 예정이다. 내년까지 20개의 복합 매장과 1900여개 GS25, 100여개 GS더프레시 점포에 골프용품 매대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편의점들은 단순히 골프용품을 넘어 여러 골프 관련 상품 판매 방법을 모색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추석 명절선물세트로 테일러메이드, 브리지스톤, 캘러웨이 등 골프용품 전문 브랜드의 드라이버와 아이언세트, 케디백세트 등을 판매한 데 이어, 지난 3일부터는 스크린골프 전문 기업 ‘골프존’의 모바일 골프문화상품권 판매를 시작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갓 골프에 입문한 젊은 골퍼(골린이)도 늘면서 골프장마다 예약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골프가 하나의 트렌드가 된 만큼 접근성 좋은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골프 용품을 구매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며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골프 수요를 잡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유통가는 골프 용품·의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제주지역 골프장 이용객이 2012년 관련 자료 공개 이후 '월 단위' 역대 최고인 28만명을 기록하는 등 골프 인기가 고공행진하는 데 따른 것이다. 백화점은 전문 편집숍을 론칭했고 마트, 홈쇼핑은 관련 PB(자체브랜드) 상품을 출시해 골프족 수요 잡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