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경제' 자랑해도...지지자는 '시골 사는 저학력·저소득자'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경제 성과'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별다른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트럼프 집권 이후 경제가 크게 성장한 지역의 유권자보다는 대도시 이외 지역의 저학력, 저소득자들이 크게 지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같이 전하면서 이번 선거가 정치 만큼이나 경제적으로도 양극화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대도시에서 인기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전국 100개 거대 카운티 중 91곳에서 패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대선보다 뺏긴 지역이 4곳 더 늘어난 것이다.

WSJ는 "미국 대도시에서 고학력과 소득 수준이 높은 화이트칼라 직군이 민주당에 투표하는 경향이 더 높아졌다"고 했다.

경제 규모가 큰 지역도 트럼프 대통령을 외면했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미 전체 카운티 중 17%에서만 승리를 거뒀지만, 이들 지역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거둔 기록(64%)보다도 높은 것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체 카운티의 83%에서 이겼지만, 이들 지역의 GDP는 미국 전체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학력차이, 소득차이 별 선호도 차이도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100개 카운티 중 4년제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이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16개 지역에서만 승리를 거뒀다. 지난 대선보다 5개 지역이 더 줄어든 것이다.

높은 가구 중위소득을 기록하는 지역에서도 지난 대선보다 8곳 감소한 43곳에서 이겼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경제 성과를 자랑한 지역은 오히려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다가 바이든으로 전향한 카운티는 총 59개인데, 이들 지역은 트럼프 취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전까지 평균 고용이 5.3%나 성장했다.

반면, 민주당을 지지하다 이번에 트럼프를 지지한 15개 카운티는 같은기간 오히려 고용 성장률이 1.4%에 그친 것으로도 나타났다.

바이든이 이번에 뺏어온 지역은 인구의 38.5% 가량이 관리, 컴퓨터, 법률 등 화이트칼라 직군에 종사 중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뺏은 지역은 화이트칼라 직군 비율이 26.5%인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