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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 구조개편 첫 장, 끝내 법정에서 쓰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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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2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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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운명 걸린 가처분신청 첫 심문서 결론 못내...항공업계 "더 기다릴 시간 없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자료사진) /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자료사진) / 사진=인천=이기범 기자 leekb@
항공업 구조개편사(史)의 첫 장은 끝내 법정용어로 쓰여지게 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종사자와 산하 LCC(저비용항공사)는 물론 날개를 펼쳐보기도 전에 경영난을 맞은 신생 LCC 직원들, 수만명에 달하는 항공 연관산업과 협력업체 종사자들이 법원만 바라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의 열쇠 격인 유상증자에 대한 가처분신청 심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항공산업 구조개편 첫 발 뗐다


서울중앙지법은 25일 오후 KCGI(강성부펀드)가 제기한 한진칼 유상증자 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첫 심문을 진행했다. 법원은 이날 심문에서 가처분 인용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양측은 반박 서면을 27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늦어도 내달 1일까지는 결론이 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은 정부와 KDB산업은행이 그리고 있는 항공산업 구조개편 플랜의 핵심이다. 양사를 통합해 중복요소를 줄이고 규모의 경제와 효율 제고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환자(대한항공)가 중환자(아시아나항공)를 업은 셈'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황을 긍정적으로 가정한다면 특혜 논란도 나올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으로서도 어려운 결정이다. 합병 과정에서 산은이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해 우호지분을 얻고 경영권 분쟁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점은 호재다. 그러나 부채 10조~12조원에 1년 이내 상환의무가 발생하는 단기부채 5조원을 짊어진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으로서도 소화가 버겁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창궐하고 있다. 항공업황은 내년에도 회복이 어려워 보인다.


대한항공 "항공업 살리는 유일한 길…산은은 백기사 아닌 감시자"


16일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사옥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논의를 위한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이사회가 열린 가운데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16일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사옥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논의를 위한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이사회가 열린 가운데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대한항공 측은 이날 법정에서도 이 부분을 중점 해명했다. 대한항공 측 대리인은 "인구 1억명 미만 국가의 경우 대부분 단일국적항공사를 소유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2개 국적사와 9개 LCC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항공산업은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시장에 맡겨두면 공멸할 것이며, 한진칼을 콘트롤타워로 하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해 합병하는게 양쪽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것은 항공업 전체를 살리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KCGI의 '산업은행이 조원태 회장 경영권 방어에 백기사 역할을 한다면 위법'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KCGI는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조 회장을 상대로 적대적 M&A(인수합병)을 시도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조 회장은 자신이 보유하는 한진칼 주식 전량을 산은에 담보로 제공하고, 회사가 협약 상 의무를 위반할 경우 경영에서 퇴진하기로 했다"며 "게다가 경영성과가 미흡할 경우 산은이 경영진 교체 및 해임을 요구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산은은 백기사가 아니라 경영감독자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KCGI "가처분 인용되면 통합 좌절? 증명 안 되는 허구"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강성부 KCGI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2020.2.20/뉴스1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강성부 KCGI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2020.2.20/뉴스1
KCGI 측은 변론에서 "신주발행 중단이 곧 통합 좌절이라는 주장은 증명될 수 없는 허구"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모펀드의 항공산업 구조개편 제동' 지적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KCGI는 "통합을 추진한 시점과 자금조달 방법이 잘못됐으니 위법사항을 바로잡고 처음부터 다시 준비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KCGI는 또 "조원태 회장이 터무니없는 조건 하에 무리하게 거래를 추진한건 (경영권분쟁에 따라) 조 회장 일가가 경영에서 물러날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신주발행을 핵심 조건으로 내세워 협의 시작 두 달 만에 사전 실사도 없이 부채가 12조원에 달하는 아시아나를 1조8000억원에 인수하게 한건 회사에 대한 배임행위가 저질러진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항공업계 "더 기다릴 시간 없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대한항공 일반노조 조합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열린 '기내식 사업부 매각 반대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유휴자산 매각이 우선시 돼야 함에도 기내식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저해하는 행위다"라고 주장했다. 2020.8.12/뉴스1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대한항공 일반노조 조합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열린 '기내식 사업부 매각 반대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참가자들은 "유휴자산 매각이 우선시 돼야 함에도 기내식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저해하는 행위다"라고 주장했다. 2020.8.12/뉴스1
항공업계는 그러나 더 기다릴 시간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진그룹은 이날 입장을 내고 "가처분이 인용되면 한진칼 유증이 막히고, 아시아나항공이 연말까지 긴급히 필요로하는 6000억원의 자금조달도 불가능해진다"며 "이에 따라 신용등급 하락과 각종 채무의 연쇄적 기한이익 상실, 자본잠식, 면허취소로 이어지며 대규모 실업사태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KCGI에 대해서는 "산업은행의 보통주 보유 목적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투기세력"이라고 지적하고 "KCGI의 이익보다 항공업 관련 10만명의 일자리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노조도 앞서 "KCGI는 주주가치 증대라며 비수익 노선정리, MRO(항공정비) 사업부 분리매각 등을 주장하며 회사를 혼란과 불안으로 몰아갔었다"며 "그 어떤 수사로 현실을 호도하더라도 당신들의 목적은 명확하며, 이제는 그만둘 때"라고 공격했다.

합병에 반대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노조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도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이날 입장을 내고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다는 애매한 표현으로는 노동자들의 의구심을 잠재우지 못할 것이기에 노사정 회의체를 만들어서 논의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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