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컨테이너선, 저속운항하면 항만 이용료 깎아준다

컨테이너선. /사진=HMM

앞으로 컨테이너선과 유사한 세미컨테이너선도 항만 근처에서 천천히 연비운전할 경우 항만 이용료를 깎아준다.

해양수산부는 선박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시행 중인 '선박 저속운항 프로그램'에 선사의 참여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선박 저속운항 프로그램은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선박이 일정 속도 이하로 운항시 항만시설 사용료 등을 감면해 주는 제도로, 미국의 로스앤젤레스항과 롱비치항 등에서 해양환경 개선을 위해 2001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12월에 이 제도를 도입해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항에 기항하는 3000톤 이상 외항선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만 올해 10월까지 대상 선박 3만2276척 중 약 30%인 9445척만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등 실효성을 높일 방안이 절실했다.

개선방안에 따르면 선박 저속운항 대상 선종에서 일반화물선을 제외하고, 컨테이너선과 운항 특성이 유사한 세미컨테이너선을 추가한다. 이는 일반화물선의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같은 크기인 컨테이너선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한 것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한다.


그동안 저속 운항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선사·대리점에서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해수부와 항만공사가 직접 선박 위치정보를 수집해 저속운항 여부를 검증하게 된다. 개선사항은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PORT-MIS)에 반영해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된다.

아울러 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1~3월 계절관리제 기간 중 저속운항에 참여하는 선박에 대한 선박입출항료 감면율을 기존보다 10%씩 상향한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선은 30→40%, 컨테이너선 외 선종은 15%→25%로 감면율이 높아진다. 해수부는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내년 1월 1일~3월 31일에 적용할 예정이다.

또 올해 선박 저속운항 제도 활성화에 기여한 선사 중 최우수선사를 선정해 12월 말 장관 표창을 수여하고, 계절관리제 기간인 1~3월에는 항만공사 누리집과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 등에 해역별 참여 선사를 매달 공개해 제도를 홍보하고 참여를 독려한다.

김준석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지난해 선박 저속운항 프로그램 시행 후 제기된 관련 업계·기관의 의견을 고려해 이번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실질적으로 항만 내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발생할 수 있도록 선사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