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택지 공급 평가제 도입…중소업체 "대형사만 유리해"

정부가 고양시 창릉동과 부천시 대장동을 3기 신도시로 추가 선정했다.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안-제3차 신규택지 추진 계획'을 발표, 3기 신도시는 고양시 창릉동(813만㎡·3만8000가구), 부천시 대장동(343만㎡·2만가구)으로 결정됐다. 사진은 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창릉동 일대 모습. / 사진=뉴시스

국토부가 '벌떼입찰' 등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택지 공급 방식을 추첨제에서 평가제로 개선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사회적 기여, 주택 품질 등 평가해 공급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두고 건설업계에서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중소건설사들은 '대형건설사에 유리한 평가방식'이라고 주장하는데 대형사들은 '적극 나설 만큼 매력적이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한 중소건설사 관계자는 "예상됐던 택지입찰 방식의 변화지만 더욱 구체화 돼야 전략, 방침 등을 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표면적으로는 대형사에 유리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기여도, 특화 설계, 주택품질 평가 등에서 대형사가 유리한 구조일 수 밖에 없다는 것.


이 관계자는 "아무래도 대형사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품질이나 서비스가 더 나을 수 밖에 없다"면서 "특화 설계 같은 경우도 설계용역비 등 선투입비 규모가 크기 때문에 중소건설사엔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평가기준에 대해서는 모호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번 발표 내용에는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아 향후 구체안을 봐야 유불리를 판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다른 중소업체 관계자는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서 하자판정 건수를 고려한다고 하는데, 공급 많이 업체가 하자 역시 많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어떻게 집계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주거만족도 역시, 통상 집값상승률과 비례하는 경향이 높은데 어떤식으로 반영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대형건설사들도 썩 구미가 당기는 내용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중소건설사들의 벌떼입찰 경쟁 등은 해소될 수 있겠지만 대형사 입장에서도 임대주택 공급 확대에 대한 부담이 있어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사회적 기여도를 평가한다는 게 결국 임대주택을 많이 지으라는 것인데 대형사들은 분양 물량 지어서 팔기에도 바쁜데 임대하라고 하면 누가 하려고 할까"라며 "택지 분양 받으려고 분양 대신 임대를 할 순 없는 노릇"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과거와 달리 택지 희소성이 높아진 만큼 고심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특화 설계, 커뮤니티시설 평가 등은 대형사에게 유리한 게 맞다"며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아 당장 입장을 정할 순 없고 국토부-건설사 실무자들끼리 만나서 얘기를 나눠봐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토부는 2021년부터 추첨방식 참여요건을 다양화하고 주택품질이나 주거복지 등 참여업체의 사회적 기여도를 평가해 견실한 업체를 대상으로 공공택지 공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추첨 공급 방식을 개선하고 사회적 기여, 주택품질 등을 평가하는 경쟁 공급 방식을 활성화 하겠다는 게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