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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송현동 미스터리'…땅 매입 못하면서 시간만 끄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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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명호 기자
  • 유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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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2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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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서울시가 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소유의 부지를 ‘공적 공원’으로 용도를 변경한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해당 부지에 호텔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던 대한항공은 원천적으로 계획 실행이 불가능하게 됐다. 2020.10.8 뉴스1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서울시가 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소유의 부지를 ‘공적 공원’으로 용도를 변경한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해당 부지에 호텔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던 대한항공은 원천적으로 계획 실행이 불가능하게 됐다. 2020.10.8 뉴스1
매각금액이 5000억~6000억원대로 알려진 서울 송현동 부지 매각과 관련해 서울시와 대한항공이 간신히 합의점을 찾는 듯 보였지만 서울시의 태도 돌변으로 매각이 안갯속에 빠졌다. 대한항공은 원래 지난 6월 공개입찰 방식으로 이 땅을 매각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민간 소유 땅인데도 이곳에 공원을 짓겠다고 공식 선언하며 응찰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못했다.

이후 여론에 밀린 서울시는 감정평가를 거친 합리적 가격으로 이 부지를 매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대한항공과 부지 매매 최종 합의식을 하루 앞두고 이를 연기해 논란을 자초했다.

서울시의 합의식 연기는 당초 합의 문구에 포함될 '매매계약 시점'을 특정하지 말자고 요구한 탓이다. 사실상 매각대금 지급이 늦어져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서울시가 매각시점 배제를 요구하며 합의식이 무산된 셈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전날 국민권익위원회와 대한항공에게 최종 합의문에 담긴 '계약시점' 관련 문구를 변경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의문에는 송현동 부지 매매대금 지급 시점을 내년 6월30일로 명시하고 있다.

◇이견 없이 있다가 난데 없이 "대금지급 시점 빼자" 일방통보

하지만 서울시는 이 내용을 아예 빼고 "계약시점을 특정하지 않으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계약을 체결하도록 노력한다"는 문구로 교체하자고 대한항공에 주장했다. 그러나 가뜩이나 자금난이 심각한 대한항공이 반대 입장을 냈고,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합의식은 무산됐다.

대한항공은 "이전까지 어떤 이견도 제시하지 않던 서울시가 막판에 갑자기 계약시점 배제를 요구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며 반발한다. 특히 양측 입장을 조율해왔던 국민권익위도 계약·대금지급 시점이나 이행청구권 등이 명기된 조정문을 지난 16일 서울시에 보내고, 다시 20일과 23일에 서울시 추가 의견을 조회했지만 서울시는 아무런 이견을 달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 25일 갑작스럽게 게약시점 배제를 요청한 것이다.

◇마포 주민 거센 반대로 서울시의회 통과 '난항 예상'

서울시의 이런 일방동행은 LH를 통한 '3자 매각'이 난항을 맞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LH가 송현동 부지를 매입해 대한항공에 매각하는 대신 서울 마포구 소재 서부면허시험장 부지를 LH에 내주는 방안을 준비했다. 하지만 마포구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서울시의회 동의가 불투명해졌다.

서울시 요구대로 '조속한 시일'로 문구를 바꾸면 국민권익위의 조정은 계약 및 매매시점에 대한 구속력을 가질 수 없다. 매각대금 지급이 미뤄져도 서울시가 책임 질 일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결국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 매입을 자력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은 "사실상 국민권익위 중재까지 뒤엎겠다는 게 서울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서울시의 이번 사례는 시의회 동의를 얻지 못했다는 이유로 권익위의 조정문을 앞으로도 이행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매각대금 지급 시점을 확정하지 않는 매매계약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밝혔다.

◇한 시 급한 대한항공, "이제 와서 계약 미루자니..."

송현동 부지 매각은 대한항공이 채권단에서 1조2000억원을 지원 받을 당시 내건 자구안 중 하나다. 만약 매각이 무산될 경우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를 통한 자금 마련 계획을 잃게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 임직원들에겐 생사가 걸린 것이 부지 매각인데 서울시는 너무 안이한 태도"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그러나 이번 합의식 연기가 매매계약 결렬은 아니라며 국민권익위 중재에 계속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제3자 우선매각이라는 큰 틀은 합의했지만 매각 시점에 대해선 이견이 있는 것"이라며 "대한항공은 가급적 빨리 대금을 받길 바라지만 서울시도 공유재산관리계획에 대한 시의회 의결 절차가 있어 시점을 확답하긴 어렵지 않느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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