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에 계란 던져 징역 21개월" 홍콩은 지금…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홍콩 민주주의 운동가 펀호추/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홍콩의 한 민주주의 운동가가 경찰본부에 계란을 던졌다는 이유로 26일 징역 21개월을 선고받았다. 홍콩 사법부가 중국에 반발하는 시위대에게 내린 최근의 판결 중에서 가장 무거운 형량이다.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위니루이완 홍콩 동부법원 판사는 지난해 6월 21일 경찰본부에 계란을 던진 혐의 등으로 펀호추에게 징역 21개월을 선고했다.

그는 판결문에서 "계란은 대량살상무기가 아니지만 경찰본부에 계란을 던져 불만을 표시하는 행동은 정당한 법 집행을 방해하고, 사회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펀호추가 던진 달걀이 만약 에스컬레이터에 끼었다면 재앙적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은 홍콩 사법부가 중국으로부터 큰 압박에 놓여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7월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되면서 기소 건수 자체가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형량 강화에 대한 요구도 커졌다.

시위대에 동조한다고 여겨지는 판사는 친중국 성향의 매체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실린 한 기고문엔 "사법부는 정치적 편향성을 가져선 안 된다. 하지만 홍콩에선 많은 이들이 사법부를 '노란 판사'로 보고 있다"는 내용이 적혔다.

홍콩 민주주의 운동은 지난 2014년 시위대가 경찰의 진압에 맞서 우산을 들었다는 의미에서 '우산 혁명'이라고 불린다. 여기에 시위대를 상징하는 노란색을 붙여 '노란 우산'이라고도 한다.

이와 관련 반중 성향의 홍콩변호사협회는 "사법부에 대한 비이성적이고 무자비한 공격을 규탄한다"며 "언론은 사법부의 정치적 신념에 대한 추측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CNN은 "99%가 유죄를 선고받는 중국과 달리 홍콩은 사법부의 독립성으로 그동안 찬사를 받아왔다"며 "하지만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대부분의 판결에서 반대의견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홍콩 사법부가 (중국에 의해) 정치화되는 징후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