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대 27' 김해 도심서 한밤중 외국인 패싸움…무슨일?

지난 6월20일 오후 10시쯤 경남 김해시의 한 주차장에서 외국인들이 집단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사진=뉴스1(경남지방경찰청 제공)

야밤에 도심 한가운데서 벌어진 외국인들 간 '37 vs 27' 집단난투극에 연루된 4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7단독(박규도 판사)은 특수상해·특수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1) 등 2명에게 각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26) 등 2명에게는 각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지난 6월20일 오후 10시쯤 경남 김해시 부원동의 한 야외주차장에서는 외국인 60여명이 두 패로 나뉘어 집단난투극을 벌였다. 이들은 야구방망이, 쇠파이프, 쇠사슬, 각목 등으로 무장했으며 피고인 4명도 이 패싸움에 가세해 주먹을 휘둘렀다.

앞서 사건 발생 일주일 전인 이달 13일에는 김해 서상동의 한 당구장에 외국인 20여명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경기도 안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로 구성된 이른바 '안산 패거리'의 조직원들이었다.

이들은 평일에는 공장과 농장 등에서 일하는 평범한 근로자였다. 하지만 주말에는 채팅 앱에서 조직원들을 모아 함께 뭉쳐 다니며 동포의 임금을 갈취하고, 외국인이 운영하는 업소에 찾아가 보호비를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겼다.

이날도 '김해의 한 당구장 내부에 사설 도박장이 운영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세력을 넓히기 위해 찾아온 것이었다. 이들은 당구장 주인에게 도박장 수익 20%를 달라고 강요했다.

그러나 당구장 주인은 이를 거절했고, 안산 패거리가 김해로 왔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김해 패거리 조직원들의 귀에 들어갔다. 당구장 주인도 '김해 패거리'로 불리는 조직과 연결돼있던 것.

위기를 느낀 김해 패거리는 안산 패거리를 급습할 세력을 모아 이달 20일 김해 서상동의 한 목욕탕 앞에 집결했다. 모인 조직원은 총 27명이었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야구방망이와 철근 등을 나눠 가졌고, 안산 패거리와 자신들을 구분하기 위해 똑같은 장갑도 나눠 착용했다. 이후 안산 패거리의 집결지로 예고된 주차장 근처에서 이들을 기다렸다.

이날 오후 10시쯤 안산 패거리 조직원 37명이 주차장에 모이자 김해 패거리는 차량 7대로 이들을 둘러쌌다. 주차장 안에서 맞붙은 이들의 싸움은 발생 2분 만에 근처를 지나던 순찰자에게 발각돼 끝이 났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두 경찰관은 조직원들이 본국으로 추방될 것을 우려해 줄행랑을 치자, 급하게 주차장 출입문을 막아선 채 5명을 체포했다. 이후 경남경찰청과 김해중부경찰서는 100여명으로 구성된 합동 전담수사팀을 꾸려 도주한 조직원의 검거에 나섰고 총 64명 중 63명을 붙잡았다. 김해 패거리 소속 1명은 현재 수배가 내려졌다.

불과 2분간의 싸움이었지만 안산 패거리 소속 고려인 2명은 중상을 입었다. 조사결과 이들은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에서 온 고려인 재외동포 3세로 대부분 20~30대였다. 일부는 귀화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상태였다.

재판부는 "도심에서 단체로 폭력을 행사해 불안감을 조성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하면서도 "피고인들이 반성하고 있고 범행이 일회성에 그친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선고가 내려진 피고인들 외에 나머지 난투극 가담자들의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이들은 법무부 심사를 거쳐 본국으로 강제 추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