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3차 유행 최대고비 K방역…"신속항원검사 도입해야"

코로나19(COVID-19) 3차 유행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존 방역 체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빠른 안정화를 위해 국민 개개인의 예방 활동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정부에게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함께 나왔다. 스스로 확진 여부를 알수 있는 '신속항원검사'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다.


수도권·비수도권 생활공간 곳곳 '확진'…3차 유행 본격화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450명을 기록해 3일만에 500명 밑으로 내려간 29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줄 서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지난 26일 0시 581명을 기록한 이후 이날 450명을 기록해, 3일만에 500명대 아래로 신규 확진자 발생 규모가 감소했지만 주말 진단검사량 감소 효과 등의 일시적 영향일 수 있어 향후 발생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2020.11.29/뉴스1

3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보면 최근 확산은 전국 생활공간 곳곳에서 일어나는 양상이 뚜렷하다. 대표적으로 29일 기준 서울 강서구 댄스(에어로빅) 교습 관련 누적 확진자는 172명으로 늘었다. 수강생(72명)·종사자(3명)를 중심으로 일어난 감염은 그들 가족·지인에게 옮았다.

비수도권도 비상이다. 확진자는 충북 제천 김장모임에서 40명, 창원 마산 단란주점 관련해서 28명까지 발생했다. 29일 국내발생 확진자 413명 중 약 36%인 150명이 비수도권에서 발생해 '안전지대'가 없는 상황이다.

최근 일주일 국내발생 확진자 수는 '255명→320명→363명→553명→525명→486명→413명'을 기록했다. 최근 4일은 확진자 수가 감소했지만 검사 수가 주는 주말의 영향을 받은 결과일 수 있어 감소 국면이라고 단정하기 이르다.


확산이 거리두기의 이른 단계 완화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지난달 12일 0시부터 거리두기를 1단계로 내림에 따라 국민 이동량이 증가하면서 전파에 속도가 붙었다. 실제로 이달 20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발표에 따르면 주말인 14~15일 휴대전화 이동량은 거리두기 조정 직전 주말인 10월 10~11일에 비해 수도권에서 8%, 비수도권의 경우 7.5%가 증가했다.

겨울의 계절적 특징도 방역 방해 요인이다. 사람의 실내 활동이 느는 동시에 호흡기 바이러스의 활동도 왕성해지기 때문이다. 환기 없이 난방기를 틀 경우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 대규모 인파가 모일 수 있는 '수능'이나 연말 대학별 입시 과정도 방역에 고비로 꼽힌다. 겨울 유행 길어질지도…"신속항원검사 등 변화 적극 논해야"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전국 대부분 지역의 체감온도가 영하권으로 떨어진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0.11.23. [email protected]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감과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하면 3차 유행이 단기간에 안정화되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다만 3차 유행 기간은 거리두기 준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교수는 "비수도권의 경우 여건상 확진자가 늘어나면 충분한 병상 확보, 역학조사 등이 수도권보다 더 어렵다"며 "병상을 무한정 확보하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환자 수를 빠르게 억제하기 위한 조치가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 정도와의 만남을 제외한 연말 모임은 모두 취소하고 송년회, 입시 면접 등 대면 활동은 화상으로 전환하는 노력 등 거리두기를 일상화하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3차 유행은 겨울 내내 지속될 수도 있는데 10월에 확진자가 50명을 넘는데도 거리두기 1단계를 시행해 활동이 는 영향이 있다"며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 전파를 막기 위해 전국 2단계가 필요하고, 거리두기 영향을 피해가는 패스트푸드점 등 방역 구멍을 촘촘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천 교수는 "1·2차 유행 때는 특정 집단 방문자를 파악하고 그들을 추적해 격리·치료하는 방법이 통했지만 어디에서 확진자가 나올지 모르는 지금은 방법을 바꿔야 한다"며 "유전자증폭(PCR) 검사로는 확진자 증가 속도를 따라갈 수 없으니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해 스스로 검사 후 격리하는 환경을 만들고 스스로 격리한 개인은 단체생활·입시면접 시 불이익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슬로바키아는 10월 30일, 11월 1일 우리나라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통해 전국 5000곳에서 동시 검사를 했고 일주일 뒤 정점에 올랐던 확산세가 꺾였다"며 "영국도 신속검사를 리버풀에서 시행중인데, 국내 키트 민감도가 94~95%이니 만큼 우리도 도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속 키트 도입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26일 "키트를 통한 일시 검사는 (정확한) 검체 채취 등이 쉽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며 "키트 도입에는 찬반이 나뉘어 있는데 우리나라 상황과 역학적 특성을 판단해 의견을 수렴하고 제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