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도 쪼그라든 등굣길…코로나 재유행에 '전면등교' 중단

서울 강남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내원객들이 의료진 안내를 받고 있다. 2020.11.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비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음달 1일부터 1.5단계로 일괄 격상하기로 하면서 각급학교 등교수업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비수도권은 거리두기 1단계 때 여건에 따라 밀집도 기준을 조정할 수 있게 한 지침에 따라 지난달 19일부터 일부 과대·과밀학교를 제외하고 '전면 등교'를 시행해 왔지만, 6주 만에 다시 각급학교 등교 인원을 3분의 2 이내로 유지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30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비수도권 일괄 1.5단계 격상을 결정함에 따라 비수도권도 다음달 1일부터 학교 밀집도를 3분의 2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감염병 상황이 심각하지 않은 비수도권에서는 전면 등교를 시행하는 곳도 상당수였으나 1.5단계 때는 밀집도 기준이 있기 때문에 등교·원격수업을 병행해야 한다"며 "안전거리 확보가 가능한 300명 이하 소규모 학교와 도서벽지 학교만 예외"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등교수업 축소가 돌봄·학습격차 문제를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상황이라 당분간 학교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감염병 확산세가 가팔라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되는 지역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강원 철원·홍천·원주, 충북 제천·청주, 전남 순천, 전북 전주·익산·군산, 경남 창원·진주·하동 등 지역은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유·초·중학교 등교 인원이 전교생의 3분의 1 이내(고등학교는 3분의 2 이내)로 쪼그라든 상황이다.

전북은 군산·익산·전주 등 3개 지역 거리두기가 2단계로 상향돼 학생 수가 300명을 초과하면 등교 인원을 3분의 1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300명 이하면 3분의 2까지 등교할 수 있고, 100명 이하면 전면 등교도 가능하다. 나머지 1.5단계 지역은 학생 수 300명 이하면 전면 등교가 가능하고 이를 넘으면 3분의 2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충북도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제천과 '준2단계'가 적용되는 청주는 학생 수 400명 이하인 경우만 3분의 2까지 등교수업을 할 수 있다. 나머지 1.5단계 지역은 학생 수가 600명을 초과하면 3분의 2 이내 등교하고, 이하라면 전면 등교를 유지하기로 했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등교수업을 원칙으로 학사를 운영했으나 최근 상황이 악화하면서 불가피하게 등교수업이 축소됐다"며 "초등학교 1~2학년의 등교수업을 최대한 확보하라고 일선 학교에 안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된 지난 24일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가 하교하고 있다. 2020.11.2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강원도는 다음달 1일부터 철원·홍천·원주 등 지역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이 지역 유·초·중학교 등교인원을 3분의 1 이내로 제한할 방침이다. 여기에 영서 지역 전역이 2단계로 격상될 가능성도 있어 교육청이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산은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지는 않았으나 시교육청이 부산시 등과 협의해 지난 26일 2단계에 준하는 학사 운영계획을 발표하고 이날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상황이 '3차 대유행'에 접어들었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다가와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의 설명이다.

제주도교육청은 거리두기 격상에 앞서 지난 26일 선제적으로 도내 과대학교 24곳의 등교인원을 3분의 2로 제한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다만 이후 정부가 1.5단계 격상을 결정함에 따라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할지를 두고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비수도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감염병 재유행으로 등교수업이 줄어든 상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동시에 감염병 확산세가 완전히 꺾일 때까지는 안전에 초점을 두고 등교수업을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별 학교 밀집도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학급 밀집도 기준은 마련하지 않아 학급 내 거리두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여러 인터넷 학부모 커뮤니티에는 "요일별로 2개 학년만 등교해도 한반에 33명이 빼곡할 텐데 무슨 의미인가"(슈웅슈****) "학급당 학생 수가 30명이 넘어가면 다 무의미하다"(뭉치****) "분반수업을 해야 하는 데 '2담임제'가 아닌 한 어려울 것"(창덕****) 등 글이 줄을 잇는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분반수업·시차등교 등을 통해 학급 밀집도를 낮출 수 있지만 교원이나 공간이 부족한 문제가 있어서 강제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학급 내에서도 거리두기가 가능하도록 노력하라고 지속해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학 보건교육포럼 수석대표(경기 시흥 은행중 보건교사)는 "등교수업 초기부터 학교 밀집도 문제가 지적됐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개선이 쉽지 않다"며 "이후에도 감염병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법 개정을 통해 학교·학급당 학생 수를 제한하는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등교인원이 줄면 화장실이나 급식실 등 혼잡한 시설의 밀집도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고 만약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도 역학조사가 용이해 방역 후속 조치 차원에서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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