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단체, 법원 앞서 '전두환 감옥보내기 퍼포먼스'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에 대한 1심 선고가 열린 30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 앞에서 전씨와 아내 이순자씨가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들어가고 있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에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2020.11.30 /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의 재판이 30일 오후 2시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같은날 오후 1시 법원 앞에서는 오월단체가 주관하는 전두환 엄벌 촉구 퍼포먼스가 열렸다.

첫 순서는 '전두환 감옥 보내기' 퍼포먼스. 시민들의 환호와 함께 김영훈 5·18 유족회장이 진행을 맡았고, 함께 등장한 대형 판결문에는 전씨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그대로 드러났다.

판결문에는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책임을 회피한 채~반성의 기미가 안보이는' 등으로 전씨의 태도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이 낱낱이 적혀 있었다.

시민들은 유족회장이 낭독하는 판결문의 한 문장마다 환호를 내질렀다.

특히 마지막 구절인 "법정 최고형인 징역 2년에 처한다, 피고인을 법정구속한다"가 외쳐지자 박수와 함께 "2년도 부족하다", "잘됐다" 등을 외쳤다.

이윽고 전두환 가면을 쓴 한 배우가 죄수복을 입고 포승줄에 묶인 차림으로 철창으로 끌려 들어갔다.

전두환의 양팔을 붙잡은 배우들은 전씨를 발로 차는 시늉을 하기도, 주먹으로 머리를 쥐어 박기도 했다.

한 시민은 전씨가 발로 차일 때마다 "옳소, 옳소! (전두환) 넌 구속돼야 해"라고 취재진을 향해 큰 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전두환 역을 맡은 배우가 철창으로 들어가자 시민들은 "전두환은 감옥에서 평생 썩어라"라는 가사로 노래를 흥겹게 부르기도 했다.

전두환 역의 배우는 철창에 들어간 뒤 시민들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배우는 흐느끼는 듯 어깨를 떨기도, 눈물을 흘리는양 얼굴을 가리기도 하며 다양한 포즈를 취했다.

그러자 마치 실제 전두환이 무릎을 꿇은 양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고 오월 어머니들의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졌다.

한 오월 어머니는 철창에 얼굴을 내민 채 무릎을 꿇고 앉은 전씨의 모습을 빤히 바라봤다.

그는 기도하듯이 두손을 모으며 "이 사람이 살아있으면 안됩니다! 제가 간절히 바라고 원하니 제발 오늘 이 사람이 구속되기를 바랍니다"라며 울먹였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오월어머니들도 "5·18 살인자 전두환 구속되라"라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1980년 당시 전남공업고등학교 학생으로서 5·18에 참여했다는 김운씨(58)는 "(퍼포먼스가) 연극인 줄 알지만 그럼에도 감옥에 간 전두환의 모습에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그가 전씨 역할의 배우를 향해 "정신차려라! 그 안에서도 골프 칠거냐"라고 외치자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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