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사과 없는 전두환…법원 밖 시민들 분노의 집회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이 있는 30일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5.18 관련 단체 회원 등이 전두환 구속 촉구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2020.11.30 /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광주=뉴스1) 고귀한 기자,이수민 기자 = 전두환씨의 1심 선고 공판이 30일 광주지법에서 진행중인 가운데, 법원 밖에선 전씨를 향한 비난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5·18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 1심 선고 공판이 열린 이날 오후 12시27분쯤 전씨가 재판 출석을 위해 광주지법으로 들어섰다.

지난 4월27일 광주법정에 출석한 이후 7개월 만이다.

하지만 광주시민들에게 한마디 사죄도 없이 곧바로 법정으로 들어서면서, 시민들의 분노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전씨 내외가 법정으로 들어간 사이 오월단체 등 시민들은 법원 앞에서 '전두환을 구속하라'는 구호와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목이 터져라 따라 불렀다.

오월단체가 주관한 '전두환 엄벌 촉구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전씨 가면을 쓴 한 배우가 죄수복을 입고 포승줄에 묶인 차림으로 철창으로 끌려갔고, 전씨의 양팔을 붙잡은 배우들은 전씨를 발로 차는 시늉과 함께 주먹으로 머리를 쥐어 박기도 했다.

이철우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오늘 전두환 재판 선고가 있는 날인데 이 재판은 단순 사자명예훼손이 문제가 아니라 40년 묵은 진실과 의혹 거짓을 가리는 재판이다"며 그런 의미에서 역사적인 진실을 밝혀내는 재판이고 그래서 재판부에서는 반드시 역사의 진실을 밝혀내고 엄정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훈 5·18민주와운동유족회 회장은 "한많은 40년이다. 하지만 전두환은 반성의 기미 하나도 없이 자신은 떳떳하다고 한다"면서 "이게 말이되느냐. 묘지에 안장된 우리 가족은 눈물로 호소하고 행불자는 또 어떻게 되느냐. 오월가족 등 유족 단체는 전두환을 법정 구속 시키는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주장했다.

오월단체 대표들이 발언을 이어가는 사이 시민 100여 명은 연신 '옳소'를 외쳐댔다. 간간히 전씨에 대한 욕설이 섞인 질타도 이어졌다.

일부 보수 유튜버와 언쟁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큰 충돌 없이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경비 등 경찰력 500여 명을 투입한 가운데 충돌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앞서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전씨는 지난해 3월11일 첫 공판기일에서 헬기 사격을 부인했다. 지난 4월27일 법원에 출석한 전씨는 재판부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알고 있기로는 당시에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인했다.

검찰은 지난 10월5일 결심공판에서 전씨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이날 오후 2시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의 심리로 시작된 전씨의 1심 선고공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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